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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계속되는 폭염 속 '온열질환 주의보'

[이브닝 이슈] 계속되는 폭염 속 '온열질환 주의보'
입력 2016-07-13 17:47 | 수정 2016-07-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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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낮 1시를 기해 경기도와 강원도, 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지난주에는 나흘 연속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됐었는데, 해제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또다시 폭염특보가 발효된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위 먹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될 텐데요.

    이 시간에는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온열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올여름 들어서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수가 벌써 3백 명을 넘어섰다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집계를 보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난 5월부터 그제까지 모두 33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2명은 목숨을 잃기까지 했습니다.

    사망자는 모두 경북에서 발생했습니다.

    달력을 보면서 살펴보면, 6월 마지막 주에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모두 16명이었는데, 7월 첫주에 발생한 환자는 157명으로 한 주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도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 단 이틀 동안에만 벌써 38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폭염특보가 발효된 시기와 온열환자 발생 시기와 비교해 보면, 여기 겹치는 부분 보이시죠?

    특보가 발효된 기간에 온열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다시 경기와 강원, 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만큼 온열질환에 더욱 주의하셔야겠습니다.

    ◀ 앵커 ▶

    유선경 아나운서, 그런데 '온열질환'이라는 게 '일사병'과 '열사병'을 아울러서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언뜻 들으면 비슷한 질환처럼 들리는데,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일사병과 열사병은 발생하는 원인과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증상까지 모두 다릅니다.

    구별해서 알아두셔야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고 정확한 응급처치가 가능한데요.

    먼저, 일사병은 주로 야외에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걸리는 질환으로 '햇볕'이 주요 원인입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햇볕이 없어도 걸릴 수 있는데요.

    비닐하우스나 창문이 닫힌 실내처럼 밀폐되고 무더운 공간에서 '열'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나타나는 증상도 서로 다른데요.

    일사병은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게 되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서늘한 곳으로 옮겨 휴식을 취하고,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섭취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땀은 별로 나지 않으면서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심하면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열사병은 치사율이 무려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린이나 노약자, 그리고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가 특히나 취약합니다.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 김정윤/고대구로병원 교수 ▶
    "노인이나 소아의 경우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취약하고,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수분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앵커 ▶

    여름에 더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체가 견디기 힘들만큼 기온이 올라갈 경우 몸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요.

    우리 몸이 흘리는 '땀'을 잘 살펴보시면, 온열질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상을 먼저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글이글 내리쬐는 햇살.

    부채질을 해봐도 흘러내리는 땀은 어쩔 수 없습니다.

    [김명순/울산 남구]
    "또 쨍하니 더워서 이렇게 계속 부채질하면서 있습니다."

    ==============================

    수확이 한창인 비닐하우스 농가.

    차양막을 쳐 놓았지만 내부 온도는 38도에 육박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농민들은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자주 경험합니다.

    [고재평/농민]
    "구토가 나오고요, 어지럼증이 생기고…. 아, 이러다가는 더 이상 못 살고 죽겠구나…."

    좁디좁은 대장간, 1,000도가 훌쩍 넘는 고로가 열기를 내뿜습니다.

    온몸은 금세 땀범벅입니다.

    [유상남/대장간 운영]
    "땀을 2리터짜리로 하나 반, 두 개는 흘리겠죠. 요즘에는 밥맛도 없고 그래서…."

    ◀ 나경철 아나운서 ▶

    하루에 흘리는 땀은 1리터 정도, 운동을 하거나 과격한 일을 하면 최대 3리터까지 흘립니다.

    땀을 흘리는 건 우리 체온이 잘 조절되고 있다는 뜻이지만, 너무 많이 흘리면 탈수 증상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습니다.

    땀의 99%는 수분이지만 나트륨과 칼륨, 염소 등의 전해질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빠져나간 전해질을 제때 보충해주지 않으면 혈액 순환과 신진 대사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땀을 평소보다 많이 흘렸다면 그만큼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고, 부족한 전해질은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서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급한 상황이라면 이온음료도 괜찮습니다.

    간혹 땀을 많이 흘렸다고 별도로 소금을 먹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땀에 섞여 나오는 나트륨은 최대 1~2그램 정도인데, 이미 우리 식생활에서 하루에 섭취하는 나트륨은 WHO 권고량의 두 배가 넘는 10그램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땀을 흘렸다고 소금을 추가로 섭취할 경우 오히려 혈중 염분 농도를 높여 더 심한 갈증과 어지럼증, 구토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하니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너무너무 더운데도 땀이 나지 않는다면,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신호입니다.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가 망가져 땀 배출이 안 되는 건데, 그럼 체온 조절이 되지 않아 더운 여름에 열사병에 취약해지는데요.

    '나도 땀이 잘 안 나는데 몸에 열이 오른다' 싶으신 분들은 체온을 수시로 재면서 미리미리 온열질환에 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앵커 ▶

    요즘처럼 이렇게 무더위가 이어지면 앞서 살펴본 이런 온열질환을 주로 걱정하게 되는데요.

    만약 호흡기나 순환기 질환이 있으시다면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한다고 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유선경 아나운서가 설명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친 1994년에 폭염의 영향으로 무려 3천4백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사망자의 14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어떤 자연재해보다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얘기인데요.

    28.1도를 기준으로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4백 명이 넘는 사람이 죽게 되고, 2도 오르면 8백50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폭염이 오면 열사병과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 외에도 호흡기와 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한번 기록적인 폭염이 닥쳤던 1994년도를 돌이켜 보면,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도에 비해 44%, 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도보다 31%, 내분비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43%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더위로 땀이 배출되면 피부 쪽으로 피를 보내려고 심장이 더 많이 뛰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부위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전문가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 서재빈/서울대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혈압 상승, 심박수 상승에 의해 심근경색이 (오거나), 또는 협심증이었던 환자가 심근경색이 새로 발생해 쇼크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 앵커 ▶

    도시에서는 길을 가다 더우면 근처 은행이나 마트에 들어가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생각과 달리 오히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폭염이 발생하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슨 내용인지, 보도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하늘은 햇빛이 구름에 가려 흐립니다.

    그런데도 사무실에서 막 나왔을 때 36.5도였던 체온이 건물 사이 야외 휴게실에서 30분을 걷자 37.2도까지 올랐습니다.

    도심 속에서 열을 오르게 하는 건 뜨거운 햇빛뿐만이 아닙니다.

    아스팔트에서, 자동차에서, 에어컨 실외기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와 더위를 한층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열섬현상'으로 인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폭염이 발생하면,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사망률은 1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경원/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해서 심장병이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사망 위험과 온열질환 발생 모두 높아지는 만큼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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