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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신고 없이 리모델링하다 붕괴, 원인은?

[이브닝 이슈] 신고 없이 리모델링하다 붕괴, 원인은?
입력 2016-08-29 17:29 | 수정 2016-08-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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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진주에서 발생한 상가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소식을 이 시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2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고 건물은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구조진단은 물론 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현장 감식이 시작되면서 사고 원인이 될만한 단서도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장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리모델링 중 무너진 4층 건물은 설계도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972년 진주시 건축물 대장에 기재돼 있을 뿐 실제로 누가, 언제 지었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경찰과 국과수 등의 합동 현장 감식이 시작되자 사고 원인이 될 만한 단서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건물 2층까지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확인됐지만 3층과 4층 옥탑방은 철근이 적거나 시멘트 블록만 있습니다.

    건물 지붕을 떠받치던 보 구조물입니다.

    이 구조물을 지탱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건물인데도 리모델링 공사 전에 구조 진단은 없었고,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무리한 구조 변경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건축물 대장에 2,3층의 용도는 '여인숙'으로 돼 있지만 수년 전부터 사무실로 불법 용도 변경됐습니다.

    경찰은 무면허 업자에게 리모델링 공사를 맡긴 단서를 잡고 건축주와 공사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영입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번 사건은 주말이었던 어제 오전 11시 47분쯤 발생했습니다.

    경남 진주시 장대동에서 리모델링 공사 중이던 건물의 지붕이 무너지며 작업자 4명 가운데 3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한 건데요.

    사고 건물은 3층짜리로 조립식 패널로 지은 옥탑방이 달려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3층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한 내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경찰은 작업 인부들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던 벽체를 건드리면서 천장이 갑자기 무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로 3층 공사 현장에 있던 작업자 두 명이 숨졌고, 작업자와 인근에 있던 택시기사 등 네 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현장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워서, 건물 앞에 택시 승강장이 있었는데, 붕괴 순간 인근에 있던 택시기사 2명이 떨어진 건물 파편에 맞아서 부상을 입은 겁니다.

    지붕이 주저앉으며 옥탑방도 무너졌지만 다행히 옥탑방에 있던 가족들은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밤샘 수색작업 끝에 인부 1명이 매몰된 지 14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120제곱미터 너비의 지붕이 아예 주저앉은 사고 현장.

    [우기현/목격자]
    "처음에 봤을 때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한 사람 밖에서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구해달라면서…그리고 나서 119 신고를 하고…"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지붕을 들어 올리려 했지만, 건물이 노후돼 사고 여파로 골조가 깨져 버리면서 크레인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소방대원들이 철근을 하나하나 구부려가며 잔해들을 직접 치웠는데요.

    [김순열/진주 소방서 구조대장]
    "2차 붕괴 위험성이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에 모든 수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돼서 14시간 동안에 장기적으로 시간이 걸렸는데, 그걸 통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죠"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62살 성 모 씨는 "벽 일부를 트는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지붕이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성 모 씨/사고 현장 근로자]
    "나도 천장이 무너져서 머리를 받았고 엎어졌는데 공간이 있어서 다리를 억지로 빼서 나왔어요. 그런데 세 사람은 소리를 질러도 몰라요…"

    건물이 추가로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니, 구조대원들은 각자 로프를 허리에 매고 옥상읕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는데요.

    밤샘 수색작업 끝에, 오늘 새벽 1시쯤 인부 45살 고 모 씨가 매몰된 지 1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폭이 30cm 정도 되는 공간에 갇혀 있었던 고 씨를 구조견이 발견한 겁니다.

    [김순열/진주 소방서 구조대장]
    "특히 많은 시간을 혼자 있었기 때문에 공포감을 없애기 위해서 계속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고 씨는 "담배를 피우려고 건물 내부의 벽 쪽으로 갔는데 붕괴된 천장과 사이에 공간이 생겨 살아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앵커 ▶

    건물의 지붕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

    사고 원인이 뭔지 이번에는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요.

    경찰이 '노후한 건물을 무리하게 구조 변경해 공사를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추정을 했는데요.

    이 건물, 대체 얼마나 오래된 건물인가요?

    ◀ 유선경 아나운서 ▶

    이 건물은 지난 1972년 지어졌는데요,

    그러니까 지은 지 무려 44년이 된 건물인 거죠.

    일부를 여인숙으로 썼다, 몇 년 전 인근 병원에서 2,3층을 사들였는데 건물 3층을 사무실로 쓰기 위해 이번 공사를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진주시는 사고 건물의 설계 도면이 없는데다, 리모델링 역시, 건물주가 신고를 하지 않은 채 공사에 나섰다고 밝혔는데요.

    진주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노후 건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이창희/진주시장]
    "이번 사고의 경우 건물이 낡고 노후되어 리모델링 작업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허가 및 절차 없이 리모델링 작업이 실시되면서 사실상 붕괴 위험을 안고 있었기에. 향후 이 같은 재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Q. 사고 전 신고는? ]
    "토요일 일요일 몰래 해버렸기 때문에 저희는 전혀 알 수가 없었죠. 신고도 아무것도 없었죠."

    [Q. 해당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은?]
    "없죠. 개인건물이니까 할 수가 없죠. 솔직히 그래서 개인 건물이라도 할 수 있게끔 법률이라든지 명령을 고쳐달라고 저희들이 건의를 할 겁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사고가 난 건물은, 철근 등 건물의 골조 역시 매우 노후된 상태였는데요.

    노후된 건물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는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요.

    경찰은 리모델링 공사 업체 측이 안전 수칙은 제대로 지켰는지, 위법 사항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44년이나 된 오래된 낡은 건물.

    3층 건물 위에는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옥탑방까지 있었습니다.

    경찰은 3층 내부를 리모델링 하면서 벽을 트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천장 부분이 옥탑방과 함께 무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전 진단을 받기는커녕 허가 절차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진주시청]
    "허가 나온 건 없습니다. 자체 임의 내부 수리 중인 걸로 현재 파악되고 있고요."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도 인력소개소를 통해 당일 아침 현장에 처음 온 일용직 근로자들이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가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는 지난달 서울에서도 발생했는데요.

    지난달 18일, 서울 홍은동에서 주택이 무너지면서 인부 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5년 전에는 서울 천호동에서 리모델링 공사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는데요,

    이 사건들을 보면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사고가 난 이 건물들을 보면, 모두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낡은 건물에 대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벽이나 내벽 기둥을 허물거나 건드려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하굣길의 초등학생들이 삼삼오오 공사 현장 가림막 앞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불과 몇 초 뒤, 3층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건물 더미가 아이들이 지나온 길을 덮칩니다.

    현장 소장 등 2명은 붕괴 직전 건물을 빠져나왔지만 1층에 있던 굴착기 운전자 57살 백 모 씨는 건물 속에 매몰됐습니다.

    3층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던 벽을 굴착기로 허물자 무게를 견디지 못한 건물이 한 번에 무너져내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3층짜리 건물이 지붕부터 차례로 내려앉는 이른바 '팬 케이크 붕괴'가 일어난 겁니다.

    건물 주인은 구청 허가도 받지 않은 채 45년이나 된 건물의 구조변경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환복/서울 서대문구청 주택과장]
    "허가 내용과는 관계없이 무단으로 구조변경 공사를 시행하던 중 내력 기둥을 건드려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

    서울 천호동의 한 마트.

    갑자기 마트 한쪽 벽면이 무너져 내리더니 콘크리트 더미들이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밀려들어 옵니다.

    건물 밖에서는 행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유리 파편을 뒤집어쓰고 울부짖습니다.

    막 붕괴된 건물에서 나온 뿌연 먼지가 거리를 온통 뒤덮었습니다.

    붕괴된 건물 더미는 인도와 마트 건물을 덮쳤습니다.

    건물 2층에서 리모델링 공사 중이던 인부 11명이 부상을 입었고 2명은 건물 더미에 파묻혔습니다.

    ◀ 앵커 ▶

    건물의 일부가 붕괴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 같은 리모델링 공사 사고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인재' 또는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데요.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홍성걸/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Q. 이번 사고의 원인은?]
    "일단 이제 노후화가 되면 연결성 문제 등이 안전하지 않습니다." "구조물의 강도도 떨어진 상태고 기술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이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공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추정할 수가 있겠습니다."

    [Q. 리모델링 공사 시 주의할 점?]
    "사실은 그 소규모 건축물이 사각지대예요. 행정에서도 그렇고." "제도는 사실 바꾸기 어렵잖아요. 지금 있는 건축법이라든가 시행령, 조례 같은 것은 충분히 다 좋습니다." "그걸 지키고자 하는 준법정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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