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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갈 곳 없는 대학생들,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이브닝 이슈] 갈 곳 없는 대학생들,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입력 2016-08-30 17:44 | 수정 2016-08-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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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대학생들, 등록금도 만만치 않은데, 집과 학교 사이의 거리가 멀다면 주거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가을학기 개강을 맞아, 대학가를 중심으로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보도 영상을 본 뒤에, 대학생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대학가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원룸과 하숙방 전단들입니다.

    월세 30만 원 이하 방은 찾기가 어렵고 개강 직전, 학교 주변에만 몰리다 보니 집주인이 사실상 갑.

    흥정도 힘듭니다.

    대학이 많은 신촌은 가격이 더 뛰고,

    [부동산 중개업자]
    "1천만 원에 50만 원이에요."

    [부동산중개업자]
    "1천만 원에 60만 원에 관리비 5만 원."

    저렴한 하숙방도 옛날 얘기입니다.

    [부동산중개업자]
    "그건 50만 원이에요. 하숙은요."

    ◀ 인터뷰 ▶

    [Q. 대학생 주거비, 얼마나 부담되시나요?]

    [김승준/대학생]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한 학기에) 100만 원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뭐 편하게 살면 200만 원까지도 들 수가 있는 것 같아요."

    [박건우/대학생]
    "방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집은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싼 걸 찾자니 집이 마음에 안 들고…."

    [심민기/대학생]
    "교재비라든지 학원비라든지 그 외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데 먼저 집값을 내야 하니까…."

    [하헌주/대학생]
    "제가 원하는 집을 찾기도 힘들고, (집주인들이) '친구들 데려오면 안 된다' 또 다른 횡포 같은 거를 부리시는 것 같고… 아르바이트비로도 충당을 하고 부모님이 집에서 보내주시는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부모님한테 많이 좀 죄송하죠."

    ◀ 앵커 ▶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집이 지방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가 주변 지역의 월세가 너무 비싸다 보니, 대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부담도 매우 상황인데요.

    요즘 대학생들의 주거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시설도 깨끗하고, 생활하기도 편해서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대학가 원룸의 시세를 알아봤는데요.

    서울 시내 주요 대학가 10곳의 원룸 평균 월세는 48만 원, 보증금은 천백 58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달에 50만 원 가까이 드니까, 보증금을 제외하고도, 1년이면 570만 원 이상 주거비로 드는 셈입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원룸의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교육대학교가 있는 서초동으로 평균 72만 원에 달했고요.

    대학교들이 몰려있는 마포구 일대가 5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가장 싼 곳은 서울대 근처인 봉천동과 신림동으로 평균 37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원룸은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좋은 편이니까 집세가 비쌀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대학생들이 주거비용으로 매달 평균 34만 원을 쓴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는데요.

    특히 이런 학생들 가운데 40% 정도가 월세를 내며 자취를 하고 있는데, 서울 지역 대학생의 경우, 월세 부담이 평균 66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가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대학가 근처 고시원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4년 전 한 청년단체가 고시원의 임대료와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 임대료를 비교해 봤더니, 평당 임대료가 고시원은 15만 2,000원인데 비해, 타워팰리스는 11만 8천 원으로, 고시원이 오히려 30% 가까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현실을 보도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신촌의 대학가.

    창문도 화장실도 없는 작은 방이 월세 38만 원입니다.

    대학생 이요한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방값을 대다, 결국 휴학했습니다.

    [이요한/연세대 학생]
    "학교 휴학하고 일을 조금 해서 돈을 모아둔 다음에 다시 학업에만 열중하고 싶다…."

    동대문구의 대학가.

    책상과 침대, 작은 화장실이 딸린 고시텔 방이 월 40만 원입니다.

    최근엔 졸업생, 직장인들까지 전세난에 밀려 대학가로 몰려들면서 방은 귀해지고 값은 뛰고 있습니다.

    [인근 부동산 사무소]
    "취업을 하고 직장을 잡았어도 아무래도 회사 쪽이 월세도 비싸고 하다 보니까 (대학가로 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대학생들이 겪는 '집 없는 설움',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직 어리고 세상 물정에 어둡다는 이유로 집주인의 일방적인 횡포에 골탕을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보도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수도권 대학생 세입자 10명 중 4명이 전·월세 계약과 관련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자 보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보증금의 일부만 주거나 아예 주지 않았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대학생이면서도 세입자로서 보호받기 위해 알아야 할 절차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명 중 1명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고, 근저당을 확인하지 않고 계약했다는 응답도 42%에 달했습니다.

    [한현철/대학생]
    "공인중개사 분들이 마냥 친절하게 해주시기는 또 어렵고, 그렇다 보니까 정보를 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학생들은 또, 평균 1,400만 원이 넘는 월세 보증금과 일반적으로 내역도 없이 매달 5만 원 정도 받아가는 관리비도 큰 부담이라고 답했습니다.

    ◀ 앵커 ▶

    대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기숙사입니다.

    학교 안에 있어서 안전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지만, 기숙사가 너무 적다 보니 경쟁률도 만만치 않은데요.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저렴한 비용이 가장 큰 장점이죠.

    전국의 4년제 대학교의 기숙사비는 1인실의 경우 평균 28만 7천 원, 2인실은 18만 원 선이었는데요.

    마냥 '싸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변 지역의 월세보다는 많게는 20만 원 정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기숙사 중에서도 대학이 직접 건설해 운영하지 않고, 외부 자본이 투자한 '민자 기숙사'의 경우 주변 원룸보다 기숙사비가 오히려 더 비쌌는데요.

    연세대 SK 국제학사는 학기당 기숙사비가 264만 원으로 한 달 평균 66만 원이나 됐습니다.

    방학기간을 빼고, 주변의 원룸 월세 4개월치와 비교해 보면, 33만 원 정도 기숙사가 더 비쌌습니다.

    고려대 프런티어관이나 건국대 쿨하우스도 주변의 원룸 비용보다 기숙사 비용이 학기당 30만 원가량 더 비쌌습니다.

    이렇게 비싼 기숙사라도 들어갈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학생들이 많은데, 문제는 기숙사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4년제 일반대학교에서 학생의 기숙사 수용률은 19.2%로 조사됐습니다.

    다시 말해, 재학생 10명 중 2명만이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인 겁니다.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데요.

    특히 지방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수도권 대학의 경우, 기숙사 수용률이 14.6%에 그쳤고, 서울은 10%를 간신히 넘었습니다.

    대학교들이 기숙사 신축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보도 영상으로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2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대학 기숙사는 1인실부터 4인실까지 다양한 방에 공용거실과 독서실, 세미나실도 갖췄는데 비용은 인근 원룸의 절반 수준으로 쌉니다.

    [권소현/대학생]
    "여긴 깨끗하고 여자들끼리 사니까 안전한 데 비해서 가격이 40만 원에서 끝나니까…."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소송과 민원 제기 끝에 완공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아직 첫 삽을 못 뜬 곳도 있습니다.

    이 개운산 부지는 고려대학교 소유의 땅입니다.

    원래는 기숙사가 새롭게 지어지고 있어야 할 곳이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수년째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대학교 안에도 지금 노는 공간 많아요. 왜 꼭 산을 훼손을 시켜서…."

    [성북구청 관계자]
    "주민들이랑 민원은 당연히 해결하면서 해야지요."

    ==============================

    경희대 운동장, 새 기숙사가 들어설 곳입니다.

    대학 주변에서 원룸이나 하숙집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반발하자 구청이 공사 허가를 번복했던 겁니다.

    [부동산 중개인]
    "지금도 (방이) 이렇게 남아도는데, (기숙사) 짓는다고 하니까 반발할 수밖에…4 세가 안 나가면 다 굶어야 하잖아요."

    기숙사 건립을 놓고 벌어지는 이런 갈등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원룸 주인]
    "은행 융자 얻어서 집을 리모델링하고 새로 지은 사람들도 많아요. 학교만 바라보고 이렇게 살던 사람들이 생계에 지장 받는 건 사실이죠."

    ◀ 앵커 ▶

    주요 대학교의 기숙사들이 학생들이 학기 중간에 퇴사할 경우, 이미 낸 기숙사비를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등 학생에게 불리하게 운영되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기숙사에 대해 오늘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이 내용은 오상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등 11개 대학은 한 학기당, 최대 120일치 기숙사비를 한꺼번에 내고 입사한 학생이 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이나 두 달 이후 퇴사할 경우 기숙사비를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전에 퇴사할 경우에는 과도한 위약금을 물렸습니다.

    또, 서울대와 연세대와 한양대 등 8개 대학은 학생이 기숙사 규칙을 위반해 강제 퇴거되는 경우엔 기간에 상관없이 기숙사비를 전혀 환불해주지 않았습니다.

    비어 있는 학생 방에 아무 때나 들어가서 점검하는 것도 8개 대학 기숙사에서 가능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같은 대학 기숙사 약관이 학생들에게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고 모두 시정하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는 입실 하루 전까지만 입실을 취소하면 낸 돈을 모두 돌려주도록 했고 학기 중에 나갈 경우에는 남은 기간동안에 해당하는 기숙사비의 10%만 위약금으로 공제한 다음 나머지는 모두 환불하도록 했습니다.

    또, 개인 방 점검은 학생이 방에 있을 때만 가능하며, 기숙사에 남겨진 개인 물품은 임의로 처리할 수 없게 됩니다.

    공정위는 조사 대상이었던 17개 대학기숙사가 해당 불공정 조항들을 모두 고쳤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오상연입니다.

    ◀ 앵커 ▶

    대학생 여러 명이 함께 살면서, 집세와 생활비 등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분쟁이 생기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보도내용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전·월세난에 부쩍 커진 집세 부담에 대학생 여러 명이 한 집을 나눠쓰는 '쉐어하우스'도 인기입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집세를 나눠 내기도 하지만 대학 홈페이지나 부동산 사이트에서 만나 살림을 함께하는 대학생들도 상당수입니다.

    [김지민/울산대학교 2학년]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살면서 비용도 절감되고, 여기 선배들이나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많으니까 조언받을 수 있는 부분도 많고…."

    ==============================

    대학생 정 모 씨도 최근 다른 사람의 전셋집에서 월세 30만 원씩을 내고 넉 달간 살았습니다.

    [정 모 씨/대학생]
    "보증금이 일단 없었고, 월세도 다른 데에 비해서 저렴하고 단기로 할 수 있던 것도 좋았고요."

    이런 '재임대'는, 두 세입자 모두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 방학엔 집으로 내려가는 대학생들이 몇 달씩만 살 수 있어 선호합니다.

    [심인성/공인중개사]
    "자기들끼리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유하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마음이 맞으면 같이 들어와서 반반씩 내고 사는 거죠."
    (요즘 많아지고 있나요?)
    "예 맞습니다."

    하지만, 집주인 동의 없이 세입자를 들인 게 발각되면 계약을 해지 당할 수도 있고, 재임차로 들어온 세입자가 원 세입자로부터 보증금과 월세를 떼여도 법적 보호를 받기 힘듭니다.

    집이 파손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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