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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걸핏하면 '폭삭', 싱크홀·포트홀 생기는 이유는?

[이브닝 이슈] 걸핏하면 '폭삭', 싱크홀·포트홀 생기는 이유는?
입력 2016-08-31 17:48 | 수정 2016-08-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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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갑자기 땅이 가라앉으면서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싱크홀'이라고 하죠.

    달리던 차량이나 사람이 여기에 빠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한데요.

    최근 전국 곳곳에 싱크홀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보도 내용을 먼저 보시죠.

    ◀ 리포트 ▶

    부산 사직여고 인근 도로에 가로 5미터, 세로 4미터, 깊이 5미터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지나던 차가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복구 작업을 하느라 왕복 4차로 도로 전체가 10시간 가까이 통제됐습니다.

    ==============================

    차량 한 대가 도로에 난 구멍에 아슬아슬 걸쳐 있습니다.

    서울 당산동의 한 이면도로가 순식간에 지름 5미터, 깊이 1미터 크기로 내려앉았습니다.

    마침 이 자리에 정차 중이었던 차량 운전자는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정 모 씨/운전자]
    "여기 더 있다가는 빠질 것 같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진짜 우리 살았다' 이러면서 친구 잡고 울었어요."

    ◀ 앵커 ▶

    이 같은 도심 속 싱크홀은 왜 생기는 걸까요?

    최근 찜통더위가 갑자기 물러가고 전국 곳곳에 단비가 내렸는데요.

    지반이 많이 약한 곳은 비의 영향으로도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유선경 아나운서가 설명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땅속에는 흙과 돌만 있는 게 아니죠.

    각 가정과 상업시설로 연결되는 물길, 즉 상하수도관이 묻혀 있고요.

    전기를 운반하는 전선도 있고, 광케이블도 인터넷과 티비를 위해 설치돼 있습니다.

    또 지하철도 다닙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가 사는 도심의 땅속 곳곳에는 빈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데, 지반이 약한 곳의 경우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면 지반이 더 약해지면서 지표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이 그대로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바로 싱크홀인데요.

    물을 머금은 지반은 무게를 견디는 힘이, 건조한 땅에 비해 4분의 1도 안 될 만큼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험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물을 흡수한 지반의 강도를 실험해봤습니다.

    먼저, 건조한 흙입니다.

    1 제곱 센티미터 당 1.6kg의 무게를 견뎌냅니다.

    다음, 이보다 물을 2배 더 흡수한 흙입니다.

    0.35kg의 무게에도 으깨집니다.

    압력에 견디는 힘이 4분의 1도 안 되는 겁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하지만, 싱크홀의 원인이 오로지 비 때문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맑고 건조한 날에도 싱크홀 사고는 왕왕 일어나는데요.

    오래돼 낡은 상하수도관이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힙니다.

    노후된 관에서 물이 새어 나오면 이 물이 주변 토사를 쓸고 지나가면서 빈 공간이 만들어지고, 결국, 땅이 주저앉게 되는 겁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각종 공사 현장도 싱크홀의 주범이 되곤 합니다.

    터파기를 하면서 '물막이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하수 물길이 막히면서 토사가 유실되고 지반이 약해지면서 싱크홀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땅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로 아래 땅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영상을 보시죠.

    ◀ 리포트 ▶

    도로 아래로 3미터를 내려가자 낡은 하수관이 보입니다.

    20년 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손으로 만지자 벽면 자갈이 힘없이 떨어지고 콘크리트를 지탱하는 철근도 쉽게 부스러집니다.

    [천범석/성북구청]
    "아스팔트 밑으로 구멍이 이렇게 생긴 겁니다. 이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스팔트가 붕괴되는 거죠, 밑으로."

    인천의 한 지하철 공사 현장.

    지하 벽면에 철근을 세우고 시멘트를 발라 '물막이 공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벽면 틈새로 쉴 새 없이 물이 흘러나옵니다.

    땅파기 공사로 지하수 물길이 바뀌면서 공사 현장 안으로 물이 유입되고 있는 겁니다.

    [박종국/건설노조 정책국장]
    "안전 대책을 세워가며 해야 하는데, 건설업자 입장에서는 다 비용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무시하고 (땜질식 공사를 합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 2010년 이후 5년 동안 서울에서 생긴 싱크홀만 3천여 건에 달합니다.

    길이 2미터, 깊이 2미터가 넘는 대형 싱크홀도 15건이나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싱크홀의 85%를 차지하는 2천 6백여 건이 모두 불량 상하수도관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4백여 건도 굴착 공사 등 지하 공사가 원인이었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최근 10년 동안의 전국 통계를 봐도 땅 꺼짐 현상의 절반 이상이 (52%) 상하수도관의 누수 때문이었고, 27%는 지하 공사가 원인이었습니다.

    사고 관련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인천 동구 중앙시장에 지름 6미터, 깊이 5미터 구멍이 생겼습니다.

    도매상가 앞 도로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시작됐습니다.

    [함성관/최초 신고자]
    "계속 싱크홀이 생기는데 자꾸 범위가 넓어지더라고요. 그 앞에 사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빨리, 건물 무너진다'고, 119에 신고하면서 '밖으로 나오시라'고 그랬죠."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

    도로 한복판에 구멍이 뻥 뚫렸습니다.

    지름 5미터, 깊이 2.5미터 크기입니다.

    웬만한 차도 빨려 들어갈 크기입니다.

    지난달 하수관 공사 후 지반침하가 발생했던 지점에서 불과 20~30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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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역 앞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보도블록 위를 걸어가는 순간, 두 명이 이 구멍에 빠져버립니다.

    지름 1.2미터, 깊이 5미터의 싱크홀입니다.

    20대 남녀 두 명은 다리를 다친 채 20여 분 동안 갇혀 있다가 구조됐습니다.

    싱크홀이 생긴 인도 바로 옆에서는 주상복합 건물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공업체 측은 "공사장 10미터 아래에 흐르는 지하수가 조금씩 유출되면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대부분의 싱크홀은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생기는 '인재'입니다.

    그런데도 딱히 처벌받는 사람도 없고,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사고가 나면 그저 뒷수습하기에만 바빠 보이죠.

    그런데 싱크홀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알려주는 전조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것들인지, 보도 내용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대형 공사 차량이 갑자기 쓰러지더니 인도를 덮칩니다.

    땅 꺼짐 현상으로 발생한 사고들입니다.

    모의실험을 해봤습니다.

    물이 새자 흙이 쓸려나가고 땅속에 빈 공간이 생기더니 결국, 도로가 주저앉습니다.

    이렇게 땅 꺼짐 현상들이 나타나기 전에 대부분 이상징후, 이른바 전조 현상이 발생합니다.

    실험장면을 되돌려봤습니다.

    상수도관에서 물이 새는 지역입니다.

    땅이 꺼지기 전에 도로 위에 물이 차오릅니다.

    지하 공사로 땅 꺼짐이 생긴 곳은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기 시작하더니 작은 구멍이 먼저 생깁니다.

    [심기오/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전조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미 하부에는 큰 싱크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계 당국에 신고해 주시면 바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 앵커 ▶

    지금 들으신 이런 전조 현상을 발견하시면 꼭 신고를 해서 더 큰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겠습니다.

    이번에는 '싱크홀'과 닮은 듯 다른 '포트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스팔트의 도로 표면 일부가 깨지거나 내려앉아서 생긴 이런 구멍을 '포트홀'이라고 하는데요.

    움푹 파인 모양이 마치 냄비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특히 폭우가 쏟아진 뒤에는 최대 6배 더 많이 생긴다고 하는데요.

    포트홀은 한 해에만 평균 4만 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사고 현황을 보면, 장마철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에만 전체 사고의 64%가 집중돼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포트홀'에 차량이 빠지면 타이어가 망가지기도 하고, 사고가 날 위험도 커져서 '도로 위의 지뢰'라고도 불리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비가 내리는 도로를 달리던 차량.

    바퀴가 구덩이에 빠진 뒤 방향을 못 잡고 옆으로 비켜갑니다.

    이틀간 장맛비가 내린 서울의 한 도로.

    아스팔트 표면 곳곳이 깨져있습니다.

    길이 2미터가 넘게 뜯겨져나간 곳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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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한 도로를 달리던 운전자는 물웅덩이를 지나다 심한 충격에 깜짝 놀랍니다.

    포트홀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깊이 10cm 이상 파인 포트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들에겐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입니다.

    [백동환]
    "비가 왔잖아요. 다니다 보니까 홀이 파여 있어서 많이 피해 다녔거든요."

    [정화일/버스운전기사]
    "차 안이 아무래도 출렁거리고 그러면 손님들, 승객의 안전문제도 있고…."

    [노명현/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
    "(타이어의) 가장 약한 부분인 옆면에서 부풀음 현상이 발생해서 그게 타이어 파열로 이어져 심각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이번엔 싱크홀과 포트홀의 차이점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싱크홀과 포트홀은 둘 다 땅이 꺼지는 현상이지만, 그 원인이 다른 거죠?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싱크홀'은 아스팔트 아래 지반의 문제로 땅이 꺼지는 현상이라면, '포트홀'은 아스팔트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도로 표면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면 아스팔트가 물에 불어서 물러지게 됩니다.

    그럼 외부 충격에 의해 구멍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되는 건데요.

    심한 경우는 아스팔트가 아예 패여서 그 아래 혼합골재까지 푹 드러나 보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포트홀도 단순히 비 때문인 경우 보다는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생기는 '인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를 포장할 때 아스팔트 두께를 너무 얇게 하거나, 품질이 좋지 않은 아스팔트, 그러니까 아스팔트량을 적게 써서 밀도가 낮은 재료를 사용했을 경우 포트홀이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지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실시공도 포트홀의 주요 발생 요인인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비가 많이 올 때마다 포트홀 신고가 접수되지만 복구는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습니다.

    기준 표면온도인 140도에 못 미치는 아스팔트로 복구하는 탓에 작은 충격에도 다시 같은 자리에 포트홀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규동/박사·건설기술연구원]
    "아스팔트 혼합물의 온도가 처음부터 낮았다면 다짐이 제대로 안 됩니다. 그만큼 많은 공극이 확보되고, 그에 따라 아스팔트 혼합물에 포트홀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학과 교수]
    "모래가 약하잖아요. 그래서 다져줘야 하거든요. 제대로 안 되고 한쪽이 약해지면, 그쪽은 위에 아스팔트를 아무리 잘 깔더라도 주저앉아버리죠."

    ◀ 앵커 ▶

    그런데 차량을, 이런 '포트홀' 위로 고의로 몬 뒤 차량이 파손됐다며 보험금을 타낸 사기범들도 있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포트홀 교통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둔다는 점을 노린 건데요.

    이번에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신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도로 한쪽이 움푹 파여있는 '포트홀'입니다.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달려오더니 '포트홀' 위를 지나갑니다.

    이삿짐센터 직원인 37살 전 모 씨는 등 38명은 지난 2009년부터 6년 동안 수도권 일대의 '포트홀'을 찾아다녔습니다.

    '포트홀'을 찾아낸 뒤엔 차량을 몰고 일부러 포트홀이 있는 도로를 질주했습니다.

    이들은 포트홀 때문에 차량이 파손됐다며, 40여 차례에 걸쳐 3억 2천만여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포트홀이나 잘못 설치된 맨홀 뚜껑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둔다는 사실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포트홀이나 맨홀 뚜껑을 지나가는 장면이 블랙박스에 녹화된 뒤, 차량 피해가 없으면 망치로 엔진 하부를 내리쳐 일부러 구멍을 내기도 했습니다.

    신호 위반 차량을 뒤쫓아가 수입차로 고의 사고를 낸 일당도 적발됐습니다.

    렌트카 업자 36살 최 모 씨 등 39명은 2012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안산, 시흥 일대에서 고의 사고를 낸 뒤 50여 차례에 걸쳐 5억 3천여만 원의 보험금을 가로챘습니다.

    최 씨는 사고 이력이 없는 공범 소유의 수입차로 직접 사고를 낸 뒤, 매번 다른 운전자 이름으로 보험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경찰은 전 씨와 최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7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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