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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40억 로또에 무너진 가족, 복권 당첨 행운인가?

[이브닝 이슈] 40억 로또에 무너진 가족, 복권 당첨 행운인가?
입력 2016-09-07 17:45 | 수정 2016-09-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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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청자 여러분은 혹시 복권에 당첨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다.

    로또를 흔히 인생역전이라고 부르는데요.

    하지만, 로또 1등 당첨금 40억 원 때문에 가족 간에 갈등을 빚다 결국, 법적 처벌까지 받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달 경남 양산의 시청 앞에서 여든을 앞둔 황모 할머니가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입니다.

    피켓에는 로또 40억 원에 당첨된 뒤 엄마를 버렸다면서 패륜아들을 사회에 고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이 SNS에 퍼지면서 무슨 사연인지 많은 궁금증을 낳았죠.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에서 건설 일용직으로 어렵게 살고 있던 김 모 씨는 두 달 전, 로또 1등에 당첨됐습니다.

    김 씨는 로또 당첨금 40억 3천448만 원 가운데 세금을 공제하고 27억 7천만 원 정도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족들에게 당첨 사실을 알리고 김 씨는 어머니가 살고 계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래전 이혼해 아들과 딸을 둔 김 씨는 당첨금 배분과 어머니를 봉양하는 문제로 누나와 여동생, 매제 등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김 씨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경남 양산으로 이사를 가버렸고,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어머니와 가족들이 지난달 5일 김 씨의 아파트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어머니와 가족들은 열쇠수리공을 불러 전자 도어록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려고 했고, 그러자, 김 씨가 어머니와 가족들을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머니 황 씨가 양산시청 앞에서 아들을 고발한다면서 1인 시위를 벌이게 된 겁니다.

    양산경찰서는 어머니와 여동생 2명, 매제 등 4명을 재물손괴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는데요.

    1인 시위를 한 어머니에게는 모욕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경찰 측은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김 씨가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고소를 취하하면 수사를 중단하지만 김 씨는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로또 1등에 당첨된 뒤 결국 가족이 풍비박산 난 셈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또 당첨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행운으로 여겨지곤 하죠.

    '당첨이 되면 그 돈으로 뭐를 할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고 하는데요.

    영상으로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로또 추첨 한 시간 전, 1등만 23번 나온 서울의 '로또 명당' 앞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습니다.

    "자주 와요. (기다리는 시간은) 15분에서 20분 정도요."

    [정종길]
    (하시면 어떤 게 제일 좋으신가요?)
    "그냥 일주일 동안 행복한 것 같아요."

    당장 손에 쥔 건 종이 몇 장뿐이지만, 당첨은 '행복한 상상'입니다.

    [서금만]
    "집도 좀 좋은 것으로 마련하고 아이들도 조금씩 나눠주고 그것뿐이지 다른 거 뭐 있어?"

    당첨금이 4백억 원까지 치솟으며 '로또 광풍'이 불던 초창기에 비해 열기도 식고 당첨금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연금복권과 전자복권 등 여전히 12종류의 복권이 일주일에 6백억 원 넘게 팔리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민순/복권 판매점 운영]
    "손 거친 분들이 많이 오세요. 오토바이 세워놓고 들어오는 퀵 아저씨들도 계시고 할머니, 할아버지…"

    ◀ 유선경 아나운서 ▶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의 복권 판매액은 1조 892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 7701억 원에 비해 7% 정도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된 복권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온라인복권, 즉 로또가 1조 7434억 원이 판매돼 전체 복권 판매액의 92%를 차지했습니다.

    그다음 인쇄 복권은 794억 원어치가 판매돼 지난해보다는 줄었습니다.

    연금 복권은 502억 원, 전자복권은 195억 원어치가 팔려 20%나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로또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당첨 번호는 뭐였을까요?

    바로 28번과 33번이었는데요.

    각각 8회씩 나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로또 1등 당첨자는 모두 223명이었는데, 남성 당첨자가 78%로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미혼보다는 기혼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가 38%로 가장 많았습니다.

    최고 당첨금은 41억 원, 평균 1등 당첨금은 21억 8천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농협이 1등 당첨자 75명에게 무슨 좋은 꿈을 꿨냐고 물었더니 조상꿈이 26%로 가장 많았습니다.

    재물꿈이 14%, 또 돼지꿈이 10%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로또 당첨금을 어떻게 쓰겠냐고 물었더니 주택과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30%, 대출금을 상환하겠다는 응답도 30%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당첨자의 93%는 "로또에 당첨됐지만 일은 계속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앞서 보신 가족의 경우도 그렇지만,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게 정말 행운인지는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행복의 역설'이라고도 불리는 로또와 관련한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된 52살 김 모 씨.

    세금을 떼고도 189억 원을 탄 김 씨는 서울에 아파트 2채를 사고, 가족과 친척들에게 20억 원을 나눠줬습니다.

    평소 해오던 주식과 지인들의 사업에도 수십억씩 투자한 김 씨는 결국 5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이후 김 씨는 인터넷에서 만난 한 여성에게 자신이 주식 전문가라며 접근했습니다.

    로또 당첨금 영수증까지 보여주며 이 여성을 안심시킨 김 씨는 투자금 명목 등으로 1억 5천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3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김 씨는 강남 논현동의 한 부동산 사무실에서 붙잡혔습니다.

    ==============================

    경찰에 붙잡힌 34살 황 모 씨는 부산·경남 지역 휴대폰 매장을 돌며 130여 차례에 걸쳐 1억 3천만 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훔쳐왔습니다.

    황씨는 26살이던 지난 2006년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4억 원을 받았습니다.

    변변한 직업도 없었던 젊은 시기에 큰돈이 생겼지만 황 씨는 강원랜드 등에서 도박을 하고 술집을 드나들며 4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다시 빈털터리가 된 황 씨는 절도범으로 나섰는데 일확천금의 꿈은 여전했습니다.

    [이영삼/진주경찰서 형사3팀장]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더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이런 후회도 하고…"

    ◀ 앵커 ▶

    그런데 복권을 사 놓고는 잊어버려서일까요?

    로또에 당첨되고도,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 리포트 ▶

    로또 1등 당첨금은 평균 20억 원 정도.

    그런데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16명의 1등 당첨자가 이런 거금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294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액 대부분은 5천 원짜리 5등 당첨금이었습니다.

    최근 3년 반 동안 미지급 당첨금은 1천6백억 원, 이 가운데 60%가 넘는 1천억 원 정도가 5등 당첨금이었습니다.

    당첨자로 보면 거의 2천만 명이 5천 원짜리 행운은 외면한 셈입니다.

    과거 90일이던 당첨금 지급 기간은 2011년부터 1년으로 연장됐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정부 기금으로 편입됩니다.

    [오창모/농협은행 팀장]
    "로또는 추첨일 다음 날부터 만 1년 안에 수령 하지 않으면 전액 복권 기금으로 귀속이 됩니다."

    로또 1,000원짜리 가운데 420원은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사용되는데 미수령 당첨금도 이 복권기금에 포함되는 겁니다.

    정부 관계자는 당첨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게 미수령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로또 용지가 섭씨 80도에서부터 색이 검게 변하는 감열지인 만큼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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