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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때리고 발가벗기고…아동학대 사각지대 여전

[이브닝 이슈] 때리고 발가벗기고…아동학대 사각지대 여전
입력 2016-10-12 17:28 | 수정 2016-10-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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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체 왜 이런 사건이 끊이질 않는 걸까요.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어린이를 학대한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어제 뉴스데스크에서 단독으로 전해 드린 사건인데요.

    교사가 아이를 때리고 옷을 다 벗기고는 혼을 내는 장면이 CCTV에 잡혔습니다.

    먼저 보도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구로구의 한 어린이집.

    4세 반 방 한가운데서 한 여자 아이가 울면서 서 있습니다.

    교사가 아이의 오른팔을 세게 낚아챈 뒤, 손으로 코를 잡아 비틀고, 뺨을 꼬집습니다.

    교실 구석에 앉아 있는 아이를 때리기도 합니다.

    우는 여자 아이의 옷을 벗기고 한 차례 때리고는 속옷까지 벗깁니다.

    옷이 모두 벗겨진 아이는 다른 아이들 앞에서 혼이 나고, 다른 아이들 역시 겁먹은 듯 바라볼 뿐입니다.

    일주일 전부터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이상해지자 학부모가 어린이집을 찾아갔고 확인한 두 달치 CCTV에서만 이런 학대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피해 어린이 보호자]
    "그런 장면 보는 순간 엄마로서 죽고 싶었어요.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딸을 가진 엄마라면 다 심정이 같을 겁니다."

    이 같은 학대와 폭행을 당했다는 아이는 이 반에 속한 7명 전원.

    이 교사는 지난 3월부터 6달 넘게 이 반을 맡아왔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
    "저는 제 입장은 말할 것이 없고요. 신고의무가 있고 그래서, 경찰에 자진신고 할 수밖에 없었어요."

    ◀ 나경철 아나운서 ▶

    해당 어린이집은 최근 구청에서 실시한 보육시설 평가인증검사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10일, 해당 보육교사를 경찰에 직접 신고했는데요.

    경찰은 보육교사가 '네 살반' 아이들 7명에게 지속적으로 학대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입니다.

    피해 아동들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이상해져 학대를 당한 건 아닌지 의혹을 갖게 됐다고 했는데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고 "우리 반에 괴물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원아 부모]
    "4세 아이라면 충분히 알아요. 부끄러움이 무엇이라는 것을…더 충격을 받은 건 엄마인 저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동영상을 보고 전 알았습니다. 선생님을 보고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학기 초부터 '선생님 무서워.', '혼낼 때 무서워.' 그렇게 말했어요. 저희에게는 처음에는 때리지 않았다고 얘기했어요. (CCTV에서) 그 아이를 혼내면 나머지 아이들은 뒤에서 공포에 질려서 손가락이나 옷이나 귀나 만지작거리며 불안에 떨고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앵커 ▶

    어린이집에서의 아동 학대 정황이 드러난 사건, 최근 또 있었습니다.

    제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네 살 난 아이가 숨진 사건인데요.

    유선경 아나운서가 설명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달 7일 충북 제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오후 2시쯤, 네 살 난 최 모 군이 어린이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은 보육교사가 최군을 강제로 재우다 질식사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국과수는 숨진 아이에게 다른 외상이 없는 등 보육교사의 행동이 아이의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충주 MBC에서 지속적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담당 보육 교사는 아이를 발견했을 때 얼굴이 베개에 파묻힌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잘 놀다가 점심시간 즈음에 잘 잤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렇게 돼서 저희도 정말 너무너무 기가 막히고 그래서 뭐 어떻게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어요."

    해당 교사는 아이를 강제로 재우기는 했지만 아이가 잘 자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 가족]
    "저한테는 '애가 너무 잘 논다', '자기네들이 업어서 재운다' (그러더니) 그 사고 난 당시까지도 '저한테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오라고…' 했는데…."

    ==============================

    벽 모서리 쪽에 누워있는 보육교사와 한 아이.

    교사는 이불을 아이 머리 위까지 올려 덮고 자신의 팔과 다리를 아이 몸 위에 올려놓습니다.

    아이는 발버둥을 쳤다 그치기를 수 분에 걸쳐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유가족]
    "살려달라고 다리를 발버둥을 쳤는데 저렇게 눌렀네."

    한 시간이 지나서야 아이는 입술과 손발이 파란 청색증 증세에 호흡과 심장 박동이 멈춘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 앵커 ▶

    어린이집과 같은 기관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도 많지만, 집 안에서, 부모에 의해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인데요.

    최근엔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알아봅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20대 부부가 생후 두 달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몸무게가 3kg가 넘었다고 하는데, 사흘 전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아기의 몸무게는 1.98kg에 불과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한 것이 사인으로 보이며, 두개골 골절과 두피 출혈도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부검 결과를 토대로 추궁하자, 아기의 어머니는 그제야 "지난달 중순쯤 한 손으로 안고 분유를 먹이다 바닥에 떨어뜨려 머리를 다쳤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아기는 2시간 가까이 의식을 잃었을 정도로 다쳤지만 아기의 부모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다친 이후 음식물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던 아기는 이달 초 감기증세까지 겹치면서 상태가 악화돼 결국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숨진 겁니다.

    아기의 부모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돈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숨지기 이틀 전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한 차례 보건소를 찾았지만 접종시간이 지나 실제 주사는 맞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달 초에는 입양한 여섯 살 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주 모 씨 부부는 지난 추석 연휴동안 6살 난 딸아이를 테이프로 묶어 작은방 베란다에 뉘어 놓은 채 고향에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지만,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죄명을 '살인죄'로 변경했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47살 주 모 씨 부부와 동거인 19살 임 모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파트 앞에 모인 백여 명의 주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모자 벗겨, 모자 벗겨!"

    주 씨 부부는 지난달 28일 아이의 온몸을 테이프로 감은 채 파리채로 때렸고 음식과 물을 주지 않은 상태로 17시간 동안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습니다.

    식탐이 많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후 집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정기보/인천 남동경찰서 형사과장]
    "사전에 양부하고 동거인이 사전답사를 하고 나뭇가지를 모아놓고 내려가고 밤늦게 올라온 것으로…."

    양부 주 씨와 동거인 임 씨가 시신을 유기하는 동안 양모는 등산로 입구에서 망을 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아이 시신을 불태운 다음 날인 1일 오후 주 씨 가족은 축제가 한창이던 인천 소래포구 방송실을 찾아왔습니다.

    [미아찾기 방송자 ]
    "'여자아이고, 검정색 바지에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고 머리를 한쪽으로 묶었다' 그걸 가지고 방송을 여러 차례 했어요."

    몇 시간 뒤 경찰에서 실종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온 친엄마에게는 "아이가 없어졌다"며 울먹였다고 합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보건복지부의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 2천 6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들어온 신고가 8천 2백여 건이니까, 전년 대비 53.4% 증가한 건데요.

    정부는 그동안 숨겨졌던 학대들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대 위험 가구를 예측하고 발굴하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그 이후 조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재학대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판정 받은 사례 중 작년에 다시 학대 신고가 들어와 판정까지 받은 경우가 1,240건입니다.

    작년 집계된 아동학대 사례 10건 중 1건에 해당하는데요.

    제대로 된 사후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인 건데, 가해자로부터 아이를 격리해 보호하고 학대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학대피해 아동 쉼터는 현재 53곳으로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인데요.

    정부는 내년까지 모두 65곳의 쉼터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 이 비극을 줄이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장화정/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

    [Q. 재학대 신고 사례 줄이려면?]
    "사실 재신고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제일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죠. 행위자가 상담을 받거나 교육을 받아서 '다시는 학대하지 않겠습니다'가 정확하게 나와야만 사실 아이가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지금 현재 이제 특례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조치가 사실은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거죠."

    [Q. 피해아동 쉼터 현황은?]
    "피해아동 쉼터는 원장선생님 한 명과 두 명의 보육교사 그리고 상담 치료사 한 명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 한 선생님이 24시간 업무를 하고 7명을 아이를 돌보고 있는 체계입니다. 아이들이 학대로 인한 여러 가지 후유증들을 나타내기 때문에…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꽤 많습니다. 처우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만이 이 쉼터 운영에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걸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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