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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도심 곳곳 멧돼지 출몰에 시민들 '공포', 대책 없나?

[이브닝 이슈] 도심 곳곳 멧돼지 출몰에 시민들 '공포', 대책 없나?
입력 2016-10-17 17:23 | 수정 2016-10-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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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서울에서 멧돼지가 도로 위를 달리던 택시를 들이받는 등 지난 일주일 사이 수도권 지역에서만 확인된 멧돼지 출몰 사건이 4건이나 됩니다.

    겨울철 동면을 앞두고 멧돼지의 도심 출몰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건데요.

    먼저 관련 보도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멧돼지 한 마리가 피를 흘린 채 트럭 위에 누워 있습니다.

    어젯밤 8시 반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180kg이 넘는 수컷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인근 불곡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멧돼지는 출동한 엽사와 소방대원 등에 의해 출몰 한 시간 반 만에 사살됐습니다.

    [이강춘/성남시 유해조수구제단]
    "차 소리 또 사람 목소리 너무나 친숙해 있어요. 그래서 사람이 옆에 있어도 도망가지를 않습니다. 지금 멧돼지들은요"

    ==============================

    서울 홍제동의 한 도로입니다.

    달리는 택시 왼편으로 갑자기 검은 물체가 튀어나옵니다.

    인왕산에서 내려온 무게 100킬로그램짜리 멧돼지입니다.

    [김 모 씨/택시기사]
    "'꽝' 하고 차가 접촉 사고 나서 '꽝' 박듯이 '탁'하면서…."

    택시는 앞범퍼와 옆부분이 찌그러졌고 멧돼지는 앞다리가 부러진 채 6차로 도로를 가로질러 도망쳤지만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자정 무렵 정릉 안에도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문화재청은 관람객들의 입장을 통제하고 엽사 7명을 불러 포획작전에 들어갔습니다.

    ◀ 앵커 ▶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서울에서는 사흘에 한 번꼴로 멧돼지가 출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더 늘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나경철 아나운서와 짚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서울시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신고된 멧돼지 출몰 건수는 2012년에 54건에서 2013년 1백35건, 2014년 1백99건으로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지난해에는 1백55건으로 나타나 최근 4년간 모두 5백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어젯밤에도 종로 한복판에 멧돼지들이 연이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먼저 밤 10시쯤, 사직터널 근처에 멧돼지 두 마리가 출몰해 한 마리는 사살됐고 다른 한 마리는 산으로 도주했습니다.

    이어 오늘 새벽 1시 반쯤 멧돼지 한 마리가 경복궁 인근에 나타나 새벽 2시 20분쯤 수송동 인근에서 사살되는 등 멧돼지 출현이 잇따랐습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서울시에 접수된 멧돼지 출몰 건수를 분석해보면, 종로구가 2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 109건, 성북구 89건, 서대문구 60건, 또 도봉구 58건 순으로 나타났는데요.

    인왕산과 북한산, 도봉산 등 멧돼지가 서식하는 산과 맞닿은 지역에서 출몰 빈도가 높았습니다.

    관련보도 한번 보시죠.

    ◀ 리포트 ▶

    무게가 100kg이 넘는 멧돼지 한 마리가 도심 주택가를 어슬렁거립니다.

    벌써 2시간째.

    경찰이 뒤쫓자 쏜살같이 도망칩니다.

    대전 계족산자락에 사는 주민들도 멧돼지 때문에 크게 놀랐습니다.

    [신효식/대전]
    "작대기를 저기로 던지니까 확 쫓아와서 이 문을 열고서 확 닫으니 여기를 들이받은 거야. 머리로…."

    ==============================

    서울 종로구의 한 야산.

    멧돼지가 펄쩍펄쩍 뛰며 난동을 부립니다.

    마취주사를 맞고 밧줄에도 묶였지만 여전히 힘이 넘쳐 접근이 어렵습니다.

    "와. 대단하다. 진짜"

    도심도 상황은 마찬가지.

    기계식 주차장 안으로 달아난 멧돼지를 향해 엽사들이 실탄을 발사합니다.

    "여기 있어. 쏴! '탕'"

    ◀ 앵커 ▶

    나경철 아나운서!

    그런데 실제로 멧돼지가 나타나는 장소를 분석해보면 등산로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도심에도 많이 나타나면서 출몰 장소가 계속 다양해지고 있는 거죠?

    ◀ 나경철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멧돼지가 나타난 장소를 살펴보면 등산로가 47.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반 도로에 나타난 경우가 14%, 주택가와 아파트가 약 10%, 이어 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 출몰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관련 보도 영상, 보시죠.

    ◀ 리포트 ▶

    시커먼 멧돼지 한 마리가 아파트 정문을 지나 출입문 쪽으로 빠르게 돌진합니다.

    입구 유리문을 들이받은 멧돼지는 다시 놀이터를 지나 도망쳤고, 놀란 주민은 급하게 자리를 피합니다.

    야생생물관리협회와 경찰, 소방대원 등 50여 명이 포획에 나서 3마리를 잡았습니다.

    [이범석/야생생물관리협회 경주지회]
    "오늘 사살된 돼지는 길이가 1m가 넘고 무게는 100kg 정도가 되는 큰 암퇘지였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온 겁니다.

    ==============================

    대구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수컷 멧돼지가 나타나 어슬렁거리더니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지하 2층 주차장 진입로를 막고, 구청 트럭이 달아나는 멧돼지를 한쪽 구석으로 몰아갑니다.

    멧돼지는 차량 사이에 숨어있다가 사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차된 차량 한 대가 파손됐고 처음 멧돼지를 신고했던 관리사무소 직원 52살 유 모 씨가 팔과 엉덩이 등을 물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출동 경찰관]
    "멧돼지가 있다고 생각도 못 했겠죠, 본인도… 갑자기 맞닥뜨린 순간에 멧돼지가 물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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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 유리창을 깨고 어른 덩치만 한 멧돼지 한 마리가 편의점으로 들이닥칩니다.

    놀란 직원이 황급히 달아나고, 멧돼지는 매장 안을 날뛰며 이곳저곳을 들이받습니다.

    [황두혁/편의점 직원]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뭔지 모르는 물체가 안으로 들어왔어요. 설마 도심에서 멧돼지를 볼 거라고 생각 못했거든요."

    ◀ 앵커 ▶

    먹을거리를 찾기 쉽지 않은 추운 날, 주로 산기슭 인근 마을을 기웃거리던 멧돼지들이 이제는 계절도 가리지 않고 도심 속 아파트에까지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멧돼지들이 왜 갈수록 이처럼 자주 출몰하는 건지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멧돼지의 도심 주택가 출현이 잦아진 가장 큰 원인은 무분별한 도시 개발입니다.

    멧돼지의 생활 터전이 줄어들었고, 완충지대 또한 파괴돼 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말농장도 멧돼지를 도심으로 유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정상욱/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산비탈에 주말농장이 형성돼 가을철 먹이 공급이 훨씬 원활해져 개체 수가 늘어났고, 겨울철에는 반대로 먹이가 부족해져 자꾸 저지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여름철 출몰도 늘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봄에 태어난 새끼 멧돼지의 생존율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석열/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옛날에는 장마가 20일씩 오면 (새끼 멧돼지) 50%가 폐사하고 50%는 사는데, 요즘에는 100% 다 사는 거예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실제로 멧돼지가 언제 가장 많이 출몰했는지 월별 통계를 살펴보면, 아직 날씨가 그렇게 쌀쌀하지 않은 10월이 133건, 16%를 차지해 빈도가 가장 높은 달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11월이 127건, 15.5%로 뒤를 이었고, 의외로 9월이 세 번째(13%)로 많았는데요.

    그러니까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철에만 전체 멧돼지 출몰의 거의 절반이 몰려있는 걸 알 수 있죠.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인 만큼 멧돼지 출몰에 특히 더 주의하셔야겠습니다.

    ◀ 앵커 ▶

    모처럼 등산을 가셨다, 또는 길을 걷다, 멧돼지와 마주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대처 요령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그 순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잘 활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가 설명해 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멧돼지와 마주치면 가장 중요한 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건데요.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뛰면서 달아날 경우 오히려 멧돼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멧돼지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뒷걸음질치면서 자리를 피해야 하는데요.

    멧돼지는 시력이 나쁘고 직선으로만 돌진하기 때문에 바위나 나무 뒤로 숨는 것도 방법입니다.

    운전자의 경우, 멧돼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야생동물 출현' 안내판이나 내비게이션의 '로드킬 안내' 등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합니다.

    특히 멧돼지의 교미 기간인 11월과 12월에는 멧돼지가 더욱 예민하고 난폭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니, 이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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