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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개미 투자자는 증시 '동네북'?

[뉴스플러스] 개미 투자자는 증시 '동네북'?
입력 2016-01-18 20:20 | 수정 2016-01-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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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가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로봇'과 투자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의 합성어인데요.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자산관리를 해주는 겁니다.

    그만큼 투자 전문가나 정보에 대한 개인들의 불신이 크다는 뜻이겠죠.

    지난해 주식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이 사들인 종목의 주가는 고전했는데, 왜 그럴까요?

    먼저 김경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주가지수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개인 투자 상위 10대 종목의 성적표입니다.

    가장 많은 금액이 들어간 포스코가 마이너스 40%, 두 번째인 SK 하이닉스도 마이너스 36%였고, 3위 현대차, 4위 대우조선 등 10개 종목 평균은 34% 손실이었습니다.

    이 종목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연초 전망은 어땠을까요?

    하나같이 '상승', '매수 추천'이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전망만 믿고 샀다가 돈을 날린 셈입니다.

    [조남희/금융소비자원 대표]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면서 투자를 권유하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것만 보고 투자할 수밖에 없고…."

    펀드에 가입할 때도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초, 국내 증권사들의 중국펀드 홍보물을 보면 하나같이 장밋빛 전망입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올해에만 벌써 1조 원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중국펀드 투자자]
    "증권사에서 중국펀드는 무조건 오른다고 해서 믿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떨어져 버리니까 속상하고 황당하죠."

    그런데도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수수료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산 종목의 주가가 떨어져도, 펀드가 손실이 나도 똑같은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일단 팔기만 하면, 손해 볼 게 없는 겁니다.

    [천창민/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운용사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어서 좀 더 투자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구조다."

    ◀ 기자 ▶

    개인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정보를 입수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증권사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가늠자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 리포트 ▶

    하지만, 증권사 전망에 대한 불신이 커지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불확실한 소문에도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최근에는 이런 심리를 노린 유사 투자 자문업체들도 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투자에 도움이 될까요?

    추천 종목에 투자하면 수익률 6만 7천%.

    일명 '족집게' 사이트의 광고입니다.

    비싼 회비를 내고 가입하면 사야 할 주식을 쏙쏙 골라줍니다.

    또 다른 유사 업체.

    회사원 최모씨는 지난해 이곳에 4백5십만 원을 내고 종목을 추천받았습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2천만 원 넘게 날렸고, 가입비는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최 모 씨]
    "전문가란 사람들하고 같이 했는데도 1억에서 2천6백~7백만 원 정도를 까먹고 나니까' 이 사람들하고 해서 내가 돈을 벌 수 있겠나' 하고…."

    이 같은 유사 투자자문 업체들은 최근 5년 동안 5백 곳 넘게 늘었습니다.

    현행법상 간단한 신고만 하면 자본금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해 설립이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리는 엉망입니다.

    아직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아 행정 제재의 근거가 없다 보니 영업 방식도, 소비자 보호도 감독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유일한 길은 검찰이나 경찰에 사기혐의로 고발하는 것뿐입니다.

    [김성훈/여의도 투자자권익연구소장]
    "현행 자본시장법상 법령 테두리 밖에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현실적인 제재조치를 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심지어, 업체가 갖고 있던 주식을 추천한 뒤 회원들이 해당 종목을 사서 주가가 오르면 홀랑 팔아버려 이익을 챙기거나, 모집한 투자금 수천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일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에 유사 투자자문 업체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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