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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저가항공 탈까 말까? 항공권 특가의 비밀

[앵커의 눈] 저가항공 탈까 말까? 항공권 특가의 비밀
입력 2016-01-20 20:35 | 수정 2016-01-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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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주도 가는 데 7천 원, 베트남 가는 데 9천 원.

    최근 저가 항공사들이 내놓은 항공권 가격입니다.

    ◀ 앵커 ▶

    좀 비싼 커피 한 잔 정도 가격인데요.

    이렇게 팔아도 항공사들 남는 걸까요?

    먼저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내선은 7천 원, 일본 중국은 3만 원.

    최근 항공권 특가 경쟁에 먼저 불을 붙인 건 제주항공이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괌과 방콕행을 10만 원대 초반에, 에어부산도 국내선 항공권을 1만 4천 원대에 내놓으면서 파격 할인 경쟁에 동참했습니다.

    탑승 기간과 좌석 수가 정해져 있는 이벤트지만 접속자가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외국 항공사도 가세했습니다.

    베트남의 저가 항공사는 이달 호찌민과 하노이행 항공권을 세금 제외하고 9천 원에 내놨습니다.

    베트남까지의 항공 운임이 서울에서 인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요금보다 싼 겁니다.

    ◀ 앵커 ▶

    제값보다 80% 이상 싼 건데 실제 사기는 쉽지 않다면서요?

    ◀ 앵커 ▶

    이런 특가 이벤트 항공권은 1년 동안 파는 전체 좌석을 100석이라고 봤을 때 딱 한 자리입니다.

    몇 달 일찍 싸게 파는 좌석도 많아야 스무 자리인데요.

    사람들이 몰리니까 광고 효과가 크고, 좌석도 미리 채울 수 있어서 항공사로선 남는 장사입니다.

    ◀ 앵커 ▶

    이벤트 아닌 평소 가격도 대형 항공사보다는 싼 거죠?

    ◀ 앵커 ▶

    4월 방콕행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대한항공을 타면 왕복 43만 4천 원, 저가 항공인 이스타항공은 28만 2천 원입니다.

    15만 원쯤 더 쌉니다.

    7월 성수기도 보면요.

    일본 오사카 왕복할 경우 아시아나 항공은 40만 원, 일본 저가항공인 피치항공은 14만 3천 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세계 일주를 가정하면 차이는 더 큰데요.

    이렇게 인천에서 출발해서 아시아권을 먼저 여행한 뒤에 단거리 노선을 연달아 갈아타고 영국과 유럽까지 돌아보고요.

    다시 남미와 북미 대륙까지 저가 항공으로 다녀오는 경로인데요.

    대형 항공사의 세계 일주 항공권이 600~700만 원쯤 하는데, 이 경로로 저가항공사 최저가 항공권만 이용한다면 179만 원이 든다고 합니다.

    실제 이렇게 다녀온 분 얘기를 들어볼까요?

    [강지준/여행작가]
    "전 세계 6대륙에 다 저가 항공사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원하는 도시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머물 수가 있고 거기에서 새로운 노선을 본인이 직접 구할 수 있다는..."

    ◀ 앵커 ▶

    하지만 싼 데는 이유가 있겠죠.

    저가의 비결은 저비용, 그러니까 여러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는 겁니다.

    같은 기종의 비행기를 볼까요?

    제주항공이 대한항공보다 50석가량 더 많이 설치했고 좌석 간 간격도 평균 7센티미터 정도 좁습니다.

    같은 노선인데 이렇게 기내식도 다릅니다.

    따로 돈을 받기도 하죠.

    또 한두 가지 기종만 운영해 정비와 관리부담을 낮추고 비행기를 노선에 더 많이 투입합니다.

    ◀ 앵커 ▶

    정비는 안전과 직결된 부분인데 다른 건 몰라도 정비 비용을 줄이는 게 괜찮을까요?

    지난해 정비 문제로 결항된 항공기는 대형 항공사가 1만 편 중 1.9편인데 저가 항공사는 7.2편으로 4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최근 한 달 새 저가항공사들의 안전사고가 유독 잦았습니다.

    그럼 보상은 어떻게 됐을까요?

    현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승객 150여 명을 태운 채 3km를 급강하한 제주항공 여객기.

    산소마스크까지 내려오면서 승객들은 더욱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귀와 코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승객도 있었지만 항공사 측이 내놓은 건 치료비뿐이었습니다.

    [최정표/탑승객]
    "(제주) 항공사 측에서는 병원비 외적인 부분은 일절 보상이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3일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부산으로 오던 진에어 여객기.

    출입문이 벌어져 이륙 30분 만에 회항하면서 승객들의 일정은 엉망이 됐지만 나흘 만에 10만 원이 지급됐을 뿐입니다.

    [진에어 관계자]
    "1인당 1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을 이미 해 드렸고요. 위로금 지급하면서 사과의 말씀도..."

    1년 전 예약한 노선이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경우에도 항공사 측은 표 값만 돌려주면 그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 모 씨/피해자]
    "호텔을 예약했고요. 금액적인 측면으로 하면 100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이 됩니다. 항공권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했는데..."

    ◀ 앵커 ▶

    이 정도 보상이 합리적인 걸까요?

    제주항공 급강하 사고의 경우 조종사 과실로 밝혀져도 치료비 이상 배상은 어렵습니다.

    약관에 실제 손해를 초과해 배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기 때문입니다.

    진에어 출입문 사고, 예방할 수 있었던 정비 문제로 밝혀지면 일부 배상이 가능합니다.

    단, 대체 편을 제공했기 때문에 많아야 400달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노선이 사라져도 항공료 외에 추가 보상은 쉽지 않은데요, 들어보시죠.

    [전성재 조정관/한국소비자원]
    "부가적으로 구입하셨던 렌터카와 숙박비 같은 특별 손해의 경우에는 항공사가 개개인의 항공권 구매 목적을 알기 어려워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배상받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 앵커 ▶

    돈 아끼려다 여행을 망칠 수도 있는 만큼 저가항공 탈 때 따져볼 게 있습니다.

    먼저, 늘 싼 건 아니라는 겁니다.

    국내선이나 항공편 많은 도시는 대형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도 있습니다.

    싼 항공권은 취소불가, 변경 수수료 얼마, 이런 조건이 붙죠?

    손해가 없는지 확인하셔야 하고요.

    또 어떤 항공사에 소비자 불만이 많은지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서 평가 결과도 알아보고 사는 게 좋습니다.

    ◀ 앵커 ▶

    저비용, 저가격을 내세워 지난 10년간 급성장을 해온 저가항공사들.

    안전 수준까지 낮췄다가는 급강하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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