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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사망자 '93%' 목숨 끊기 전 경고 신호 보내

자살 사망자 '93%' 목숨 끊기 전 경고 신호 보내
입력 2016-01-26 20:20 | 수정 2016-01-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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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내가 없으면 뭐 먹고살 거냐는 남편의 말, 난데없이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

    일상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징후일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자살 사망자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한 심리 부검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는데요.

    대부분 이런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알아챈 주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엄기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상담을 해주는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30대 남성의 목소리입니다.

    [자살 시도자(음성변조)]
    "방세를 밀리다 보니까. 자살을 안 하려고 작년에도 왔었는데 여길…."
    "지금 00대교신가요?"
    "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이 남성은 마지막 신호를 보냈고 다행히 구조됐습니다.

    실제로 자살자의 90%는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가족들 대부분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재작년 12월 남편을 잃은 신명자 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신명자]
    "남편이 느닷없이 카메라를 꺼내서 셀카를 찍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 유서에 영정사진으로 쓰라고…."

    자살사망자들이 주위에 보내는 경고신호는 다양합니다.

    "건강히 잘 지내라" "천국은 어떤 곳일까" 등 뜬금없는 말을 하거나, 염색을 안 하는 등 외모관리에 무관심해집니다.

    과도한 현금 인출, 사진 촬영 등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도 있습니다.

    자살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은 우울 장애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지만,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은 경우는 15%에 불과했습니다.

    [백종우/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
    "(의사들이) 불면증 처방을 원하거나 하는 특정한 분들에게는 우울증 없는지 몇 가지 더 물어봐야 합니다."

    자살 사망자의 40%는 음주 상태였고, 절반가량은 감당하기 힘든 빚이 있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는 연간 1만 3천 명.

    10만 명당 27.3명을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MBC뉴스 엄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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