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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기록적 한파에 '웨더쇼크', 경제도 일시적 마비

[앵커의 눈] 기록적 한파에 '웨더쇼크', 경제도 일시적 마비
입력 2016-01-26 20:37 | 수정 2016-01-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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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0여 년 전 나온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이상기온으로 미국 대부분의 지역이 눈으로 뒤덮인다는 내용인데, 이번에 영화가 현실이 됐죠.

    ◀ 앵커 ▶

    뉴욕 도심에서 스키를 타거나 마당에 다이빙을 해도 안 다칠 정도였던 이번 한파와 폭설, 갖가지 기록을 남겼습니다.

    ◀ 앵커 ▶

    서울에선 15년 만에 한강이 얼어붙고, 폭설이 내린 제주도와 울릉도는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끊겨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하와이, 오키나와 주변지역엔 처음으로 눈이 내린 곳도 있었고, 중국 네이멍구 지역은 영하 45도 이하로 떨어져 '패왕급 한파'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 앵커 ▶

    지구 반대편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스노질라' '스노포칼립스' 등 눈에 괴물, 종말 같은 말이 붙은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수도 워싱턴에는 100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 13개 주엔 전기가 끊겼습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얼어붙으면서 경제도 일시적인 마비 상태를 빚었는데요.

    '웨더쇼크', 날씨에 의한 경제 충격을 말하는 건데.

    어느 정도였는지 미국 뉴욕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이언주 특파원, 이젠 눈 치우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한 폭설에 뉴욕도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제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게 여전히 쌓여 있는 눈 때문에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점이 적지 않습니다.

    ◀ 리포트 ▶

    [알렉스]
    "너무 한가하고, 손님도 없고, 손해가 막심해요. 최악입니다."

    연방정부마저 폐쇄된 워싱턴 D.C는 제설에 방해가 된다며 외출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공항도, 기차역도 눈 치우기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눈 폭풍이 강타한 미 동부 지역은 미국 전체 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경제·산업 중심지로 하루 총생산이 10조 원에 달합니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은 재작년 1분기 마이너스 0.9%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작년 1분기에도 0.6% 증가에 머물렀습니다.

    [테리 매콜리프/버지니아 주지사]
    "역대 최고의 비용을 치르는 눈폭풍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 앵커 ▶

    경제적 파장, 한국이라고 비껴갈 수 없겠죠.

    설 연휴를 열흘여 앞두고 우리 업계도 비상입니다.

    계속해서 손병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어제부터 설 특별수송에 들어간 우체국 물류센터.

    최강 한파로 밀린 물량까지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또 다른 택배업체는 이미 집배송이 2-3일 늦어질 수 있다고 고지한 상태입니다.

    설을 2주 앞두고 일부 채솟값도 급등했습니다.

    겨울 한반도 채소공장으로 불리는 제주도가 고립되면서 한파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5일 8천600원이었던 무 1킬로그램 도매가격은 열흘 만에 58퍼센트가 올랐고 양배추도 46퍼센트가 뛰었습니다.

    배추와 대파도 열흘 만에 30~40퍼센트씩 올랐습니다.

    [강숙열/청과상인]
    "거기서 출발을 못 하니까 브로콜리 한 짝에 보통 2만 1천 원 그렇게 하던 게 오늘 5만 원이 넘어서..."

    제주산 농수산물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유통업계도 비상입니다.

    [나병목/농협하나로마트 대리]
    "한라봉과 감귤류 같은 경우 지금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데요."

    ◀ 앵커 ▶

    그런데 이상하죠.

    불과 한 달 전에 지구온난화로 봄꽃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는 미국의 모습을 전해드렸는데요.

    갑자기 전 세계가 혹한기를 맞이한 겁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된 걸까요?

    ◀ 앵커 ▶

    이번 한파도 결국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겁니다.

    여길 보시면요.

    북극과 같은 극지방에는 영하 60도 안팎의 찬공기, 즉 '폴라 보텍스'가 대류권에 머물고 있는데요.

    보통은 팽이처럼 도는 강력한 제트기류가 이 찬공기를 극지방 상공에 묶어뒀습니다.

    그런데 이 제트기류가 최근 힘을 잃으면서 풀려난 찬 공기가 북반구 중하위 지점까지 내려온 겁니다.

    제트기류는 극지방의 찬공기와 적도 부근 따뜻한 공기의 온도차가 클 때 강력한 힘을 내는데, 온난화로 이 온도차가 줄어든 겁니다.

    ◀ 앵커 ▶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올해로 그치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백민/극지연구소 박사]
    "앞으로도 폭설, 한파, 가뭄, 그리고 홍수 이런 이상기후 현상들이 일상화되는, 변동성이 매우 큰 시대로 접어든 게 아닌가."

    ◀ 앵커 ▶

    8일간의 추위에도 이렇게 변화가 큰데, 우리 계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국종성/포스텍 교수]
    "최근 10년만 보면 겨울엔 오히려 추워지고 여름엔 더 더워졌기 때문에 계절의 격차가 훨씬 더 커지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죠."

    ◀ 앵커 ▶

    그러니까 긴 여름과 짧은 겨울, 계절이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날씨가 곧 돈이 되는 시대, 관련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재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6일 개막 예정이었던 인제빙어축제.

    하지만 연말연초 이상고온에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작년 가뭄에 이어 2년째 취소.

    개막 예정일 바로 이틀 뒤 찾아온 강추위에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김오정/인제군문화재단 팀장]
    "12월30일 날 취소 결정을 했거든요. 1월 기후 전망이 좀 많이 따뜻했어요. 영상권 정도 됐으니까."

    기상 상황을 참고해 제품 매입과 생산, 재고량을 조정하는 식품업계도 이번 한파가 기록적인 수준이 될 거라고 예측한 곳은 많지 않습니다.

    [식품업체 관계자]
    "기상청 날씨 자료를 참고해서 저희가 분석을 하는데 사실 이게 구체적이지 않고 대부분 또 안 맞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일부 유통업체는 민간 기상업체 데이터를 받기도 합니다.

    매출에 직결되다 보니 구체적인 맞춤형 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앵커 ▶

    날씨가 생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기상정보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 텐데요.

    기상청은 이번 기록적인 한파를 어떻게 전망했을까요?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지만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했네요.

    다음 달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지만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고 돼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도움이 되십니까.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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