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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의사의 '친절'이 환자를 낫게 한다?"

[뉴스플러스] "의사의 '친절'이 환자를 낫게 한다?"
입력 2016-01-26 20:42 | 수정 2016-01-2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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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30분 대기에 3분 진료'

    우리 의료 서비스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몇 마디 질문하기에는 진료시간이 너무 짧은데요.

    "친절이 명의"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의사의 충분한 설명이 환자의 병을 낫게 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 의료 현장은 좀 나아지고 있을까요?

    먼저 조국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병원, 10여 분을 기다려 차례가 왔습니다.

    "비염이 좀 있는데요."
    "약 처방해 드릴게요."

    증상이 심해진 이유를 들을 새도 없이 진료는 37초 만에 끝났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병원 역시 구역질이 나고, 배가 아프다는 환자의 말에 더 이상 묻지도 않고 1분 만에 진료를 끝냅니다.

    [A 병원 관계자]
    "여기선 안 돼. OO이나 OO병원을 가요."

    환자들이 의사들에게 기대하는 적정 진료 시간은 평균 6분30초.

    현실은 13분을 기다려 4분 진료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기, 비염 같은 질환의 경우는 진료시간이 더 짧습니다.

    [병원 입원 환자]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얼굴은 한번 못보고, 인격적인 대접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의료진의 충분한 설명과 친절한 태도만으로도 질병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속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도비만의 경우 의사와 친밀도가 높은 환자의 체중 감소 효과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7% 높았고, 친절한 의사에게 치료받은 당뇨, 고혈압, 심장병 환자의 치료 속도 역시 빨랐습니다.

    의사의 '충분한 상담'과 '친절한 진료'가 이뤄지면 환자가 잘 이해하고 처방을 잘 따르는 선순환이 되는 겁니다.

    [김영례/당뇨환자(90세)]
    "(친절하시니) 마음도 안정되고, 금방 (나아서) 나갈 거 같아요."

    이렇게 친절에 대한 환자 요구가 커지는 만큼 의사의 인식도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음껏 친절한 의술을 펼 수 없는 현실적인 제약도 적지 않습니다.

    이어서 김미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업무시작을 앞두고 종합병원 의사들이 모였습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환자 만족 서비스 교육'입니다.

    무심코 일상이 돼 버린 자신의 진료 장면을 직접 보고는 의사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배웅진/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저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환자분들한테 인사를 못했다든지 설명을 잘 못 드린 면이 있었구나…."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진료 현장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종합병원의 외래 진료실의 하루 모습입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외래진료가 4시간 동안 쉴 틈 없이 진행됩니다.

    의사 한 명이 오전에만 60명의 환자를 만나는데, 화장실 다녀올 시간은 물론 기지개 켤 시간도 없습니다.

    [변동원/순천향대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진료) 시간이 좀 걸리면 대기가 길어지고 충분히 상담을 못하고 이야기를 못 들어주는 현실이라서…."

    우리 의료시스템은 가격이 낮고, 누구나 접근이 쉬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무작정 병원을 찾고, 병원이나 의사들 역시 이익을 남기려다 보니 박리다매식 하향평준화 진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준현/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제한된 시간에 환자 한 명 볼 바에는 두 명, 세 명 받는 것이 수익에 유리한 구조인 거죠. 이런 진료 제공 방식은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 1명이 한해 6천7백여 건의 진료를 보는데, OECD 평균 3배에 이르는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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