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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안 팔리면 '불량'? 에코로바, 하청업체에 대량반품

[집중취재] 안 팔리면 '불량'? 에코로바, 하청업체에 대량반품
입력 2016-02-21 20:20 | 수정 2016-02-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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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가 팔고 남은 재고 옷을 불량이라는 명목으로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대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갈 횡포죠.

    그런데 알고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조의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1년째 작은 의류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조태일 씨는 지난 2014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에코로바에 겨울 점퍼 등 의류 5만 9천 점을 납품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2월, 기다리던 잔금 지급 대신 겨우내 팔고 남은 옷 4천여 벌이 반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조태일/의류 제조업체 대표]
    "2월 말이면 겨울상품이 다 판매가 끝나고 매장에 봄 걸로 간절기 옷으로 바뀌잖아요... 2월 말 다 팔고 나서 또 그거를 반품해가라는 거예요."

    그 후로도 1만 1천여 벌이 줄줄이 반품돼 돌아왔습니다.

    에코로바 측이 밝힌 이유는 부실 지퍼를 사용해 불량률이 높았다는 것.

    하지만 조 씨는 에코로바가 자체 품질검사까지 거친 멀쩡한 옷까지 잔금 결제를 늦추기 위해 한꺼번에 반품 처리한 거라고 주장합니다.

    [조태일/의류 제조업체 대표]
    "불량을 주세요 불량을. 불량이 지금 검사해 봐도 팔 수 있는 것까지 다 뺀다 그래도 지금까지 3,4퍼센트밖에 더 나왔습니까."

    에코로바는 지퍼 불량을 명목으로 제품을 수선해 오라고 지시하면서, 불량과는 관계없는 제품명 라벨까지 교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조태일/의류 제조업체 대표]
    "2014년도 건데 2015년도 신상품으로 그 스타일 전체를 다 교체해 와라. 라벨까지 다 교체해 와라. 그러니까 신상품으로 둔갑해서 팔려고 그런..."

    불량품이라며 재고를 넘긴 뒤, 꼬리표를 바꾸는 이른바 '택(tag)갈이'를 거쳐 신상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에게 팔아왔다는 겁니다.

    에코로바 측은 재고 상품의 이름을 바꿔 판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량 반품은 실제로 고객불만이 속출하는 등 불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반품을 수용한 것은 모두 조 씨가 합의한 거라며, 불량제품으로 손실을 봤다는 명목으로 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도 청구했습니다.

    [에코로바 관계자]
    "소비자 클레임으로 들어온 걸 기준으로 해서 불량률이 높은 스타일을 선택을 했고... 그 불량에 대해서는 유건의 조태일 사장님께서도 인정하셨던 부분이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씨의 신고를 접수해 에코로바의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에코로바는 지난해에도 하도급 업체에게 대금 지급을 미루고 부당 이익을 챙긴 사실이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나 과징금 5천300만 원과 시정 명령 처분을 받았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에코로바는 현재까지 밀린 대금 10억 원 가운데 6억 5천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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