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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올해의 색 따로 있다? 불붙은 '컬러 전쟁'

[앵커의 눈] 올해의 색 따로 있다? 불붙은 '컬러 전쟁'
입력 2016-03-02 20:37 | 수정 2016-03-0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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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색채 전문회사에서 선정한 올해의 컬러입니다.

    이쪽이 로즈쿼츠, 이쪽이 세레니티라는 색상인데 이름이 생소하죠?

    ◀ 앵커 ▶

    그냥 분홍색, 푸른색 같아 보이는데, 패션업계를 포함해 다양한 소비재업체들이 이 색상들을 활용한 신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김정원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새봄맞이 단장에 들어간 백화점 매장에선 분홍빛과 푸른빛 계열의 제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매장 점원]
    "온도에 반응하면서 천천히 핑크색으로 변색되고요."

    이른바 올해의 색으로 선정된 '로즈쿼츠'와 '세레니티' 계열의 제품들을 너도나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권민경/의류 매장 매니저]
    "올해는 특히 핑크가 더 반응이 좋아요. 화사한 느낌으로 연출하고 싶어서 핑크색 많이 보세요."

    화장품과 의류는 물론 구두와 핸드백, 가구와 식기까지.

    하지만 매년 봄철에 유행하던 파스텔톤 색상에 '유별난'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선영]
    "패션과 관련된 정보를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잖아요. (특정색이) 유행한다고 하면 한번 구입해볼까 솔깃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 앵커 ▶

    컬러 이용한 판매전략, '컬러 마케팅'이라고 하죠?

    이 광고, 기억하십니까?

    "칼라는 코닥~~ 빨강!"

    한 필름회사가 내놨던 광고인데요,

    당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었죠?

    하얀색으로 노란색 일색이던 바나나 우유 시장을 흔든 사례도 있습니다.

    이 경차는 무채색 일색이던 시장에 핑크색 바람을 일으키며, 판매 비중을 25%나 끌어올렸습니다.

    이렇게 잘 고른 색상 하나가 제품 뿐 아니라 기업도 살리는데요.

    고유한 색상을 찾기 위한 노력, 조재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푸른 하늘을 상징하는 쪽빛.

    대를 이어 이 하늘빛을 한 폭의 무명에 담으려는 노력이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관채/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염색장 기능인]
    "굴 껍질을 구워가지고 색소를 혼합하고 잿물을 받아서 발효를 시켜야지만 탄생하는 하늘의 빛이예요. 그게 쪽빛이예요."

    천연 염색인 만큼 도료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바람과 햇볕, 습도까지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내와 체력의 싸움.

    하지만 이 일을 지탱해 주는 건 제대로 된 색을 내는 염색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이렇게 맑은 하늘처럼 편안한 날이 있고 또 슬플 때가 있잖아요. 바로 여기 있는 색들이 (그런 마음을 대변하죠.)"

    청바지라고 다 같은 청색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청바지 회사인 이 곳은 거꾸로, 염색된 파란색을 잘 지우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청바지로 표현되는 색상 사실은 서너가지에 불과해, 어떻게 색을 잘 빼고 남기느냐가 독창적인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신순영/뱅뱅 디자인팀장]
    "같은 원단에서도 어두운 컬러부터 밝은 컬러까지..완전히 다른 옷으로 만들 수 있죠."

    이처럼 물을 들이기도, 빼기도 하는 색감에 질감을 더해 새 시장을 개척하기도 합니다.

    이 철강업체는 컬러 강판에 금속과 나무, 시멘트 등 표면 질감을 표현해 건물,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 다앙한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김성일/동국제강 앱스틸 생산과장]
    "철판에 색상을 구현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젠 전 세계 칼라강판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자 이 tv 광고를 한번 보시죠.

    전원이 꺼진 것 처럼 까만 화면이 나온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빛을 내는 게 기술인 TV업계에서 '블랙'은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는데 지금은 주변 색을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기술'을 뜻하게 된 겁니다.

    시대에 따라 이렇게 색의 뜻과 의미도 변하는데요,

    특히 이 검정의 경우 '죽음' '세속적' '불안함' 등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근래엔 '우아함' '권위' '세련미'처럼 긍정적인 뜻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프리미엄, 블랙라벨과 같은 고급제품을 상징하는 색으로 대변되면서 의류나 택시는 물론, 먹는 음식에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한 색채 마케팅 전문가는 원래 색은 무한한 표현력을 갖고 있는데, 색의 의미를 제한하도록 교육을 받아왔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김재영 기자 설명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어린이들은 검은색을 어떻게 표현할까.

    개학을 맞은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물어봤습니다.

    "어두운 색깔입니다." "김 색입니다."

    거무스레하다, 까무퇴퇴하다 등 우리말에는 검은색을 뜻하는 낱말이 일흔 개에 이르고,

    발그레하다, 불그스름하다 등 빨간색을 뜻하는 낱말도 쉰 개 넘게 국어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박서림/미술학 박사]
    "핑크라고 하는 분홍색은 조선시대에는 천강색, 천홍색 등 다양한 수십 가지의 색상명이 존재해서, 그 색의 정확한 느낌과 농담까지 세밀하게 표현했습니다."

    다양한 색채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성인이 됐을 때 풍성한 감수성과 표현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동수/한국색채연구소장]
    "목소리가 좋은 사람을 훈련시켜서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이 색채도 (교육을 통해) 더 발전시켜 선진화 돼야 하는데..."

    하지만 우리 초등교육에서 가르치는 색상은 열 개 정도.

    반면 일본은 초등교육 과정에서 여든 개 넘는 색깔을 알도록 돼 있고

    중국은 최근 창의력 개발, 문화궐기의 일환으로 미술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무슨 색 바탕에 무슨 색 그림인지를 놓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붙은 사진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겠죠.

    그런데 답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양하게 보고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게 경쟁력인 시대가 됐는데 우리 미술교육, 이런 흐름에 맞게 가고 있는걸까요?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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