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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돈 되는 밤'을 키워라, 야행 열풍

[앵커의 눈] '돈 되는 밤'을 키워라, 야행 열풍
입력 2016-03-23 20:35 | 수정 2016-03-2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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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빛 무대, 전북 전주에 있는 보물 308호 풍남문입니다.

    ◀ 앵커 ▶

    맛과 멋으로 유명한 예향 전주, 요즘은 밤이 아름다운 야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낮보다 아름다운 전주의 밤을 나세웅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어두컴컴한 벽에 빛이 하나 둘 쌓이면, 거대한 성벽이 화려한 캔버스로 변신합니다.

    건물 외벽에 조명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퍼사드.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영상쇼가 펼쳐지면 일대 상권도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밤을 배경으로 한 맛의 향연입니다.

    [권태후]
    "삼겹살이랑 김치랑 떡이랑 이렇게 같이 있는데 맛이 특이하고…"

    [이규민]
    "바나나에다 빵 입힌 건데 초콜릿 잼 맛이 되게 달콤하고…"

    야채 뚱땡, 바나나 빵 말이, 소고기 불 초밥.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이색 먹거리 노점에 줄지어 선 손님들, 서늘했던 봄밤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정용호/상인]
    "예전에는 너무 한가해가지고 저희가 진짜 장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어요, 근데 이 야시장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손님이 너무 북적대가지고…"

    전주여행 열풍을 일으킨 주역인 한옥마을, 하지만 고즈넉한 마을에 땅거미가 지면 볼거리도 함께 사라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밤마다 인근 유적지와 문화재가 불을 밝히면서 낮과는 다른 풍경이 생겨났습니다.

    낮과는 다른 전주의 밤, '야경 상권'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겁니다.

    [하현수/상인 회장]
    "주말엔 2010년도에 한 100만 명 정도였는데, 2015년엔 650만 명의 관광객이 오셨다 가셨습니다."

    ◀ 앵커 ▶

    모처럼 상인들의 활기가 느껴지는데요.

    색다른 밤을 만드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죠, 바로 봄꽃들인데요.

    같은 꽃이라도 낮과 밤, 그 색과 향이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김재영 기자와 함께 꽃이 가득한 밤 축제의 현장으로 가 보시죠.

    ◀ 리포트 ▶

    화려한 불꽃이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조수민]
    "꽃도 알록달록하고 사진 찍기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엔 하얀 벚꽃이 밤이 되자 오색 빛의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10여 개 벚꽃 축제 중 유일하게 밤을 내세운 별빛 벚꽃축제입니다.

    [서소희]
    "야경도 좋고 밤에 사람도 없고 낮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낮보다 싼 입장료에 다양한 볼거리는 덤입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모노레일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릅니다.

    상춘객들의 발길은 야식매장으로 이어집니다.

    [전화숙/상인]
    "3월 중순 들어가지고는 봄나들이 하는 분도 있고 경기가 좀 풀리는 경향이라서…"

    야간 상권이 생겨나면 기존 상권이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야시장의 원조격인 부산 깡통시장이 찾은 묘수는 우측통행과 형님점포 살리기입니다.

    손님들을 우측으로만 돌도록 해 골목 안쪽 가게까지 골고루 노출시키고.

    [최인용/상인회 관리팀장]
    "통행이 질서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양쪽 상가에서 모두 쇼핑을 할 수 있게 됐고…"

    노점 메뉴는 먼저 자리를 잡은 일명 형님 점포들과 겹치지 않도록 매년 새롭게 조정합니다.

    ◀ 앵커 ▶

    이번에는 해외로 한 번 나가볼까요.

    밤을 돈 되는 상품으로 만드는 건 세계적인 관광도시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상품인 뉴욕 관광의 꽃으로 불리는 나이트투어인데요, 이언주 특파원 소개해 주실까요.

    ◀ 리포트 ▶

    뉴욕은 한해 6천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인데요.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 바로 이 야경 관광입니다.

    따라가 볼까요?

    경쟁하듯 하늘로 치솟은 고층 건물들, 지는 해와 함께 하나 둘 켜지는 조명이 도시를 빛나게 합니다.

    맨해튼을 감싸고 흐르는 강과 어우러져 반짝임은 더 화려해집니다.

    바로 옆에서 즐기는 버스 관광, 강에서 맨해튼을 바라보는 유람선 관광, 하늘에서 한눈에 뉴욕을 내려다보는 헬기 관광까지.

    그야말로 야경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습니다.

    [세르지오/이탈리아 관광객]
    "야경도 좋고 생동감이 있는 도시예요. 사람들도 활기차요"

    상징적인 뉴욕의 건물들은 조명 색깔을 바꿔가며 시선을 사로잡고, 각종 기념일마다 펼쳐지는 불꽃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 앵커 ▶

    낮보다 아름다운 밤, 요즘 서울에서도 화제입니다.

    역사와 함께 즐기는 고궁의 밤은 입장권을 못 구할 정도로 인기고요.

    개관 2년을 맞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화려한 밤의 꽃밭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필수코스가 됐습니다.

    뉴욕 같은 야간 시티투어 버스도 매일 운행되고 있습니다.

    ◀ 앵커 ▶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도 밤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전주와 경주, 서울 정동 등 전국 10곳의 문화재 야행 체험 지원에 나섰고요, 서울시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달에 조명을 밝힌 한강 다리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앞다퉈 나서고는 있는데 그냥 불만 켠다고 되는 건 아니죠.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정강환/배재대 관광축제호텔대학원장]
    "야행에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숙박시설과의 연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야행을 할 때 새벽에 체크인을 해서 오후 3시쯤 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마련해 주고 있다는 겁니다."

    ◀ 앵커 ▶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에서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것, 밤거리를 다녀도 안전한 '치안'이라고 하죠.

    활기차고 아름다운 한국의 밤, 경쟁력 있습니다.

    돈 되는 밤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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