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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으려고 나무 '싹둑', 위기 몰린 '부엉이 가족'

사진 찍으려고 나무 '싹둑', 위기 몰린 '부엉이 가족'
입력 2016-03-29 20:24 | 수정 2016-03-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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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의 새끼를 찍겠다고 몰려든 사람들이 그 둥지 주변의 나무를 모조리 잘라내서 서식지를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생태 사진 찍겠다며 도리어 생태계 망친 것인데요.

    김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갈대숲이 장관으로 펼쳐진 대부도의 바위산 절벽에 부엉이 둥지가 보입니다.

    회색 솜털에 노란색 눈이 선명한 새끼 부엉이만 겁에 질린 듯 눈을 끔뻑이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입니다.

    수리부엉이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들 사이에 둥지를 틀지만 이곳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부엉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촬영에 방해가 된다며 나뭇가지를 몽땅 잘라버린 겁니다.

    현행법은 직접적인 피해만 금지하고 있어, 제재도 불가능합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새를 좋아서 하는 것인지 새를 해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를 못 할 정도로 다 훼손이 되어 있어요."

    입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어미 부엉이는 새끼들만 남겨놓고 자리를 뜨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진영/국립생물자원관 연구원]
    "쉽게 노출이 되고 새가 안정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둥지 장소를 지속적으로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년 전에도 한 유명 사진작가는 울진의 대왕 금강송을 찍는데 방해가 된다며 주변에 있던 수령 200년의 금강송 20여 그루를 베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점점 줄어드는 서식지에서 살아남은 멸종위기종들이 사진기로 무장한 또 다른 천적을 만났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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