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느린 현상을 오래 찍은 뒤 빨리 돌려서 보여주는 영상 기법을 타임랩스라고 하죠.
영상 분야만 아니라 별의 폭발이나 블랙홀을 연구하는 천문 분야에도 길게는 수 십 년 동안 찍는 타임랩스 관측이 각광 받고 있는데요.
동영상으로 펼쳐지는 별들의 세계를 이정신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 리포트 ▶
1987년 2월, 빛의 속도로 16만 8천 년 가야 하는 독거미 성운에서 별 하나가 폭발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이 이 별을 12년 동안 찍었습니다.
폭발력이 주변 먼지가스를 가열시켜 보석 목걸이마냥 알알이 달아오릅니다.
중심에 새 별이 탄생할 거란 기존 가설과 달리, 갈수록 희미해져 학계에 숙제를 남겼습니다.
60년에 걸쳐 찍은 별 폭발 장면도 있습니다.
1953년부터 2011년까지 초속 1,200km로 퍼지는 폭발 잔해를 찍었는데, 정말 폭죽 같아서 '불꽃놀이 성운'으로 부릅니다.
지난 2002년 느닷없이 태양 6십만 배로 밝아진 이 별은 처음엔 별 폭발 잔해들이 퍼지는 걸로 보였지만 5년 동안 지켜본 결과, 주변 어두운 먼지가스가 빛이 퍼지면서 비로소 보이게 되는 이른바 '빛 메아리'로 분석됐습니다.
빛 메아리는 깜박깜박 변광성 주변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점멸하는 빛이 마치 물결처럼 보입니다.
[김상철/한국천문연구원 박사]
"동일한 천체를 오랫동안 관측하는 것은 그 천체에 대한 전주기적, 전생애적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요."
무시무시한 블랙홀 가스분출도 10년, 20년에 걸친 관측으로 실제 확인하고, 휘황찬란한 성운 속 맥박치는 별의 박동을 X레이로 포착하는 등 고정불변으로 보였던 별들의 생생한 명멸이 타임랩스 관측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신입니다.
뉴스데스크
이정신
시간을 쌓아 푸는 우주의 비밀, '타임랩스' 관측 각광
시간을 쌓아 푸는 우주의 비밀, '타임랩스' 관측 각광
입력
2016-04-0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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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4-0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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