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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73조 빚더미, '부실 늪' 빠진 지방공기업

[집중취재] 73조 빚더미, '부실 늪' 빠진 지방공기업
입력 2016-04-08 20:23 | 수정 2016-04-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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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만 6,627%.

    얼마 전 민간에 넘어간 태백관광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입니다.

    지방 공기업의 부채 문제 이렇게 심각합니다.

    전국 300여 개 지방공기업 빚은 모두 73조 원.

    자치단체장의 공약에 따라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대신 떠안아 빚더미에 오른 곳이 적지 않습니다.

    박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도시공사가 2009년 487억 원을 주고 매입한 '석산'입니다.

    채석장이었던 이곳을 '시민의 숲'으로 조성한다는 원대한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돈 먹는 빈 산으로 전락했습니다.

    예산 부족과 사업성 논란 속에 7년째 사업이 겉돌면서 이자 비용만 130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김우식/인천도시공사 사장]
    "문화시설도 일부 거기다 넣고 일부는 공원으로 하고 이런 방법들을 현재 검토를 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는 7조 3천억 원.

    아시안게임 선수촌 분양 등으로 부채 7천억 원을 줄여 행자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지만 금융 부채만 여전히 6조 원이 넘습니다.

    =============================

    해발 1천100미터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오투리조트.

    강원도 태백시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2008년 건립한 대규모 휴양시설입니다.

    4천억 원이 투입된 야심 찬 사업이었지만 기대와는 딴판이었습니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매년 100억 원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부채비율은 1만 6,627%, 2014년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전락했습니다.

    [김지원/태백관광개발공사 경영지원실장]
    "출발부터 너무 큰 부채를 안고 시작했고 또 그런 것들을 회원권 분양을 통해서 충당하고자 했는데 회원권 분양이 여의치 않아서..."

    오투리조트는 결국 올해 2월 민간기업에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빚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태백시가 떠안은 지급보증 채무는 1천300억 원, 태백시 1년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태백시 관계자]
    "채무 상환을 하기 위해서 1년에 한 100억 원씩 갚다 보니까 지역에 투자를 못 하는 거죠. 도로라든가 주민 숙원 (사업)이라든가..."

    지방 공기업이 빚더미에 앉게 된 건 지자체장의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이행하거나 그 과정에서 공기업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방 공기업 관계자]
    "OO시에서 그때그때 돈이 들어갈 때마다 줬으면 이렇게 (빚이) 천문학적으로 되지 않았을 건데..."

    전국 334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는 73조 원.

    현재 정부의 청산명령을 받은 곳은 2곳입니다.

    [홍성걸/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징벌적 대응(청산 명령)도 중요합니다. 즉각적인 효과가 나기 때문에 그런데 징벌적 대응과 더불어서 스스로가 고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부는 최근 부실 지방 공기업에 직접 해산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강화했습니다.

    또 인건비 등 주요 경비 지출 불능 상태에 빠진 지자체를 긴급재정관리단체로 지정하는 이른바 '파산법'도 오는 6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방 부채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경고의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방만 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지방 공기업과 지방 정부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박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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