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청사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다니던 대학에서 본 1차 시험 때에도 시험지를 빼돌려 고득점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역에서 추천한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시험제도인데, 관리는 엉망이었습니다.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7일 새벽, 지하철역 CCTV에 찍힌 송 모 씨의 모습입니다.
정부서울청사에 들어가 45점으로 불합격한 자신의 성적을 합격권인 75점으로 바꾸고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송 씨는 정부가 주관한 이 시험을 치르기 전인 지난 1월, 다니던 대학에서 1차 시험을 봤습니다.
송 씨가 지원한 '지역인재 7급 공무원'은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은 지역 인재들 중에서 정부가 공무원을 선발하는데, 총장이 추천할 학생을 정부가 주관하는 시험과 같은 유형의 시험으로 추려내는 1차 시험이었습니다.
송 씨는 1월에 치른 이 시험에선 평균 81점을 받아 응시생 270여 명 가운데 전국 2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7급 공무원 시험 점수는 평균 45점입니다.
지나치게 큰 점수차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송 씨를 추궁한 결과, 송 씨는 "1차 시험을 보기 전 미리 시험지를 빼돌렸다"고 자백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이 송 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1차 시험이 있기 2주 전쯤인 8일부터 10일 사이 문제를 출제한 학원 근처에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송 씨는 학원 안에서 1차 시험에 쓰인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공무원 시험 성적이 정부 청사 안에서 조작된 데 이어, 지역 인재 선발 과정에서마저 시험지 유출이 확인되면서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뉴스데스크
남재현
"시험지도 훔쳤다" 인사처 침입 공시생, 1차 시험도 조작
"시험지도 훔쳤다" 인사처 침입 공시생, 1차 시험도 조작
입력
2016-04-08 20:25
|
수정 2016-04-08 21:5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