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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바늘구멍' 9급 공시 D-1, 노량진은 폭풍전야

[앵커의 눈] '바늘구멍' 9급 공시 D-1, 노량진은 폭풍전야
입력 2016-04-08 20:29 | 수정 2016-04-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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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시생',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죠.

    정부 서울청사에 침입해 합격자 명단을 조작하려던 송 모 씨도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공시생이었습니다.

    내일 이 공시생 22만 명이 한꺼번에 시험을 치릅니다.

    역대 최대 지원자가 몰린 9급 공무원 시험인데요.

    공시생의 메카이자 국내 최대의 고시촌인 노량진에 최경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봄바람에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잎도, 총선을 앞두고 내걸린 후보들의 현수막도, 인생이 걸린 시험을 하루 앞둔 수험생들에겐 남의 일 같습니다.

    [이병찬/공무원 시험 준비]
    "벚꽃도 피고 선거철이기도 한데 전혀 신경 안 쓰이고 내일 시험에만 집중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청사 침입 사건으로 공시생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려도 신경 쓸 겨를은 없습니다.

    긴장감이 가득한 학원에선 말 한마디, 숨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최웅기/공무원 시험 준비]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느낌으로 간절하게 준비를 했기 때문에 시험장에 100%를 쏟아붓고..."

    점심시간 고시원 식당.

    밥을 뜨면서도 눈은 문제집에서 떼지 못합니다.

    [정영탁/공무원 시험 준비]
    "평상시에 노력했던 것만큼만 실수 안 하고 결과 나왔으면 좋겠어요."

    불안감에 약을 찾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도현/약사]
    "시험 전날이다 보니까 학생들이 많이 떨려 해서 우황청심원을 많이 찾으러 오세요."

    1년에 한 번, 100분의 시간에 100개의 문제.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고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은 수험생들에겐 이제 공무원 시험 사상 가장 좁은 문을 뚫을 일만 남았습니다.

    ◀ 앵커 ▶

    54대 1, 이게 뭘까요?

    바로 내일 열리는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의 평균 경쟁률입니다.

    역대 최고이고, 22만 명이 지원했습니다.

    이번에는 87대 1인데요.

    지난 1일 원서접수가 끝난 올해 서울시 공무원 시험의 평균 경쟁률입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데, 14만 명 넘게 몰렸습니다.

    바늘구멍만큼 공무원시험 합격문이 좁습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지,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수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바늘구멍을 뚫고 9급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받게 될 첫 월급은 134만 6천400원.

    연봉으로 따지면 1천600만 원 정도입니다.

    각종 수당과 복지 포인트 등을 합하면 연봉은 2천만 원을 좀 넘습니다.

    500대 기업 대졸 신입사원 초임인 3천800여만 원보다 훨씬 적습니다.

    하지만 일할 수 있는 기간을 감안하면 얘기가 다릅니다.

    똑같은 서른 살에 일을 시작했다면 공무원은 정년 예순 살까지 30년간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지만 대기업 직원은 평균 마흔 살에 회사에서 짐을 싸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
    "일반 기업들은 중간에 그만둘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공무원은 연봉은 좀 적더라도 안정적이어서."

    퇴직 후에도 공무원은 매달 꼬박꼬박 연금이 나오지만 일반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국민연금에 개인연금 등 다른 노후대비는 따로 해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
    "다른 직업보다는 조금 더 업무 강도가 적다고... 그리고 연금 같은 것도 있어서..."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학력 제한이 없어 고교생도 응시가 가능하고 연령 제한이 없어 40, 50대 장년층까지 뛰어듭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
    "취업하려면 출신성분이 중요한데 공무원 시험은 면접이 블라인드 형식이라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 앵커 ▶

    12.5%.

    지난 2월에 집계된 청년 실업률입니다.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었는데요.

    내일 공무원 시험에 이어서 모레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의 공채 시험, 이른바 취업고시의 막이 오릅니다.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가 청년들에게 더 깊이 와 닿을 것 같은 4월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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