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엄기영 조국현

[집중취재] 유전병 아닌 '후천성 희귀난치병' 급증

[집중취재] 유전병 아닌 '후천성 희귀난치병' 급증
입력 2016-04-12 20:38 | 수정 2016-04-12 21:02
재생목록
    ◀ 앵커 ▶

    알스트롬, 데니스-드래쉬, 바르덴부르크, 낯선 이름들이죠.

    모두 희귀난치성 질환입니다.

    국내에 50만 명이 희귀병을 앓고 있는데 흔히 가족 간 유전병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후천적 요인으로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발병 요인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우리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대응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기영, 조국현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근육병을 앓고 있는 중학생 민선은 매주 병원에서 물리 치료를 받습니다.

    이 병은 몸 안의 근육이 조금씩 사라지는 희귀질환입니다.

    초기 진단에서 가족력이 있다고 오진을 해, 민서 부모는 더 이상 아이를 갖지 않았습니다.

    [민서 어머니]
    "양쪽 집안에서 그런 경우가 없으니까 저 아이만 돌연변이가 나타난 거죠. 다 알기까지 10년이 걸렸죠."

    실제 민서처럼 근육병의 30~40%가 유전이 아닌 돌연변이로 발생합니다.

    [김현주/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산모들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돌연변이 비율은 올라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유전 상담은 꼭 필요합니다."

    전 세계에 알려진 희귀난치성 질환은 7천 가지로 20%는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와 같은 후천적인 요소로 발병하는데, 최근 증가 추세입니다.

    장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질환인 '크론병'의 경우 서구화된 식생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환자가 1만 8천 명으로 5년 전보다 4천 명이 늘었고, 절반이 20~30대입니다.

    희귀질환으로 면역세포가 장기를 공격하는 '전신 홍반성 루푸스'는 환자가 2만 명에 이르는데 주로 젊은 여성들이 많이 걸립니다.

    [유한욱/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소장]
    "질병 패턴이 바뀌는 거죠. (발현이 안 된) 치명적 유전인자를 겉으로 정상인 사람들도 많이 갖고 있어요. 수십 개씩."

    =============================

    24살 강병진 씨.

    2년 전 군대에서 훈련 도중 오른발을 다쳤는데, 이 부상으로 희귀질환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극심한 통증이 이어지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CRPS였습니다.

    [강병진/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바람만 스쳐도 찢어지는 듯한…정신적으로는 솔직히 다리가 없었으면 좋겠죠."

    정부는 강 씨와 같은 희귀병 환자들이 치료비의 10%만 내도록 하는 희귀질환 산정 특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 씨는 올해 초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CRPS의 경우 몸 전체가 특례 대상이었는데 상복부 환자로만 대상이 줄었습니다.

    환자 수가 극소수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산정 특례가 인정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은 올해 44개가 늘어난 195개로 지원금의 78%는 상위 10개 질환에 몰려있습니다.

    희귀질환자가 50만 명에 이르지만 개인보험 가입도 쉽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비싼 의료비를 감수하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희귀질환을 전공한 의사나 상담사 등 전문 인력도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