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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속 빈 강정' 테마파크, 애물단지로 전락

[집중취재] '속 빈 강정' 테마파크, 애물단지로 전락
입력 2016-04-17 20:22 | 수정 2016-04-1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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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잇단 지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언제 닥칠지 모를 재해, 이에 대비할 방법은 평소에 안전훈련을 생활화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정은 어떨까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놓은 안전체험 시설조차 유명무실합니다.

    조의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강원도 태백의 산 속에 자리 잡은 국내 최초의 안전체험 테마파크 365세이프타운.

    폐광 지역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와 강원도, 태백시가 총 1,79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곳입니다.

    그런데 시설을 둘러보니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곳답지 않게 허술합니다.

    어떤 시설은 개장 직후부터 자꾸 고장 나 지금은 안내문만 붙은 채 방치돼 있고,

    [테마파크 직원]
    "개장할 때 처음엔 좀 사용하다가요. 고장이 발생해서…. 중간 중간 고치면 사용하고, 또 고장 나면 와서 고치고…."

    공사 계획서상에는 '폭발하는 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실리콘과 합성수지 등 갖가지 소재에 스피커까지 장착해 2천만 원 넘게 들어갔다는 전시물.

    실제로는 뭐가 있는지 확인해 봤더니 여기저기 녹이 슨 중고 경차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게 전부, 아무 기능도 없습니다.

    작동도 하지 않는 이 고물 라디오 역시 시공 가격 상엔 330만 원으로 돼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이 테마파크 건설 공사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낭비되거나 부풀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비가 약 3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험 내용 역시 교육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수해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법을 가르쳐주는 학습 코스.

    [인솔체험 담당자]
    "풍수해 체험관이고요. 여기서 간단히 동영상 살펴보고 들어가서…. 조용히 해줘야 빨리 끝나요."

    동영상만 틀어줄 뿐, 실습해 볼 수 있는 구명조끼가 여러 벌 구비돼 있지만 입어보진 않고 그냥 넘어갑니다.

    대테러 체험관에선 테러리스트 대신 괴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줍니다.

    멀리서 찾아온 관람객들은 재미도, 교육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테마파크 관람객]
    "체험이라 하면 서서 진짜 움직이고 흔들리고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고…. '이거 진짜 위험하다, 이런 것 때문에 이거 하는구나' 이런 게 없는 거죠."

    국내 최초의 안전 테마파크를 표방하는 이곳의 하루 평균 입장객은 340여 명.

    예상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 태백시는 2012년 개장 후 3년 동안 연평균 15억 원 넘는 적자를 떠안고 있습니다.

    폐광 지역에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부실한 사업 추진으로 애물단지만 됐다는 지적입니다.

    [신윤창/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소진할 수 있는 테크닉만을 갖고 접근을 했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안전체험테마파크 공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공사와 배임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찰과 감사원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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