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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배달의 시대, 넘쳐나는 '포장쓰레기'는 어떻게?

[앵커의 눈] 배달의 시대, 넘쳐나는 '포장쓰레기'는 어떻게?
입력 2016-04-29 20:30 | 수정 2016-04-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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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쓰레기 밭'을 뒹구는 사람들.

    일주일치 쓰레기와 그걸 버린 사람을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배달해 시켜먹은 피자 상자가 보이고요.

    이 남성은 음식 담은 스티로폼 용기를 많이 버렸네요.

    페트병 버린 사람도 많고요.

    ◀ 앵커 ▶

    남의 일 같으십니까.

    배달 서비스가 늘면서 이런 포장쓰레기 역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조재영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죠.

    ◀ 리포트 ▶

    인터넷으로 주문한 육아용품들, 상자마다 뽁뽁이가 가득 차 있습니다.

    내용물보다 포장재가 훨씬 많습니다.

    [윤희경]
    "작은 물건을 시켰는데 굉장히 큰 박스에 들어 있어서 굉장히 당황한 적이 있어요."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이 집도 마찬가지.

    특히 깨지기 쉬운 물건은 겹겹이 싸여있어 뜯는 데도 한참 걸릴 정도입니다.

    [김소려]
    "안전하게 잘 포장하신 것 같은데, 뜯는 과정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니까."

    한 아파트의 쓰레기 분리배출일.

    종이상자와 페트병, 스티로폼까지 재활용 쓰레기의 대부분이 포장재입니다.

    [김금자]
    "박스가 오면 치우기도 힘들고 골칫거리예요. 갖다 버리기도 힘들고. 다리도 아픈데…"

    [김용애]
    "딸이 둘이다 보니까 택배를 많이 시키니까 엄청 많이 나와요."

    ◀ 앵커 ▶

    우리가 쓰는 포장재, 통계로만 봐도 엄청난 양입니다.

    먼저 종이팩은 1년에 6만 6천 톤, 1,000밀리리터 우유팩으로 따지면 23억 개가 넘습니다.

    유리병은 41만 톤으로 콜라병으로 따지면 9억 개나 됩니다.

    음료수 캔은 6억 3천만 개, 페트병은 2리터 생수병으로 60억 개가 넘고요.

    세제와 샴푸 담는 플라스틱 통은 16억 개, 과자 봉지 같은 코팅 비닐은 287억 개, 스티로폼도 4만 톤 가까이 되네요.

    ◀ 앵커 ▶

    그나마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정착한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배출 덕분에 포장재 재활용률이 높습니다.

    유리병과 캔, 페트병 등 대부분이 70% 이상 재활용되는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쓰는 건 아닙니다.

    포장재의 변신, 박영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라면이나 과자 포장부터 검은 비닐봉지까지.

    산더미처럼 쌓인 폐비닐들이 용융기로 옮겨집니다.

    섭씨 200도로 가열해 만들어진 검은 반죽.

    틀에 넣고 굳히자 단단한 주차블록이 완성됩니다.

    공정에 따라 대리석 수준 강도도 가능합니다.

    [윤선일/동방리테크 대표]
    "15개를 만드는 데 큰 수출할 때 나가는 컨테이너 하나 분량 정도를 처리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블록뿐만이 아닙니다.

    유해 물질이 나오는 PVC만 잘 걸러내면 비닐은 그대로 고체연료가 됩니다.

    불을 붙이면 킬로그램당 6천 킬로칼로리 열량을 뿜어냅니다.

    [이상국/코리아리사이클시스템 대표]
    "열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제지, 섬유업종, 그리고 발전소 이런 쪽에 저희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페트병은 잘 분쇄한 뒤 실처럼 만들면 그대로 섬유로 활용 가능합니다.

    분리수거된 페트병의 83%가 솜이나 옷의 원료가 됩니다.

    ◀ 앵커 ▶

    문제는 100% 재활용이 어렵고, 상황에 따라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요즘 스티로폼을 재활용한 건축자잿값이 싸지면서 스티로폼 걷어가지 않는 지역도 있죠.

    재활용이 안 되면 어떻게 될까요?

    세계적으로는 플라스틱은 5%만 재활용되고 40%는 땅에 묻고 33%는 바다에 버려집니다.

    나머지는 불에 태워버리고요.

    이러다가는 2050년이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그럼 포장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을까요?

    파리 권순표 특파원 보도를 보시죠.

    ◀ 리포트 ▶

    각종 쌀과 올리브 절임 등 다양한 식재료는 다른 가게와 똑같이 갖추고 있지만, 이곳에는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어떤 포장지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손님들은 각자 가져온 그릇에 식료품을 담아 그릇 무게를 빼고 계산합니다.

    그릇을 가지고 오지 않은 손님들은 이곳에서 용기를 사서 사용할 수도 있고, 이도 싫으면 남들이 남기고 간 용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장에 돈을 쓰지 않다 보니 많게는 30% 가격이 쌀 뿐만 아니라, 포장이 없으니 고르기 전 맛을 보고 또 꼭 필요한 만큼만 덜어 살 수도 있습니다.

    [안 마리]
    "(필요한 만큼만 사니까) 더 싸고 돈도 절약되고 쓰레기도 줄고, 편리합니다."

    손님이 남기고 간 용기는 가게에서 깨끗이 세척해 다시 씁니다.

    프랑스 전국에 12개 지점을 연 이 식료품점은 매달 지점을 늘려나갈 계획이고, 독일 베를린에도 비슷한 가게가 생기는 등 포장쓰레기를 없애려는 시도들이 유럽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앵커 ▶

    당장 포장을 없애기가 어렵다면 이런 포장재는 어떨까요?

    화장품 병을 보호하는 완충재인데요.

    스티로폼처럼 보이죠, 하지만 물에 갖다대니 그대로 녹아서 사라집니다.

    옥수수 가루로 만든 친환경 완충재입니다.

    전자제품이나 유리병을 싸는 이 틀도 플라스틱이 아닙니다.

    사실은 버섯 균사 또는 대나무를 갈아서 만든 건데요, 화분에 버리면 그만이겠죠.

    공기가 잘 들어가도록 종이를 구기는 포장 방식도 있는데요.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충격 흡수 효과는 뽁뽁이와 똑같습니다.

    ◀ 앵커 ▶

    자동판매기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병과 캔을 수거하는 기계입니다.

    재활용품을 넣으면 나오는 쿠폰은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쓰는 비닐 포장도 수거함에 넣어 다시 쓸 수 있게 하는데, 반납하면 현금 10유로나 물건값의 10%를 계좌로 돌려줍니다.

    그냥 버리면 오히려 손해겠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에 참여하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들도 더욱 고민해야 할 겁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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