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1조 원대 '소스시장'을 잡아라

[앵커의 눈] 1조 원대 '소스시장'을 잡아라
입력 2016-05-09 20:35 | 수정 2016-05-09 21:14
재생목록
    ◀ 앵커 ▶

    고추장, 발효식초, 케첩.

    모두 음식의 색과 맛을 북돋워주는 소스들입니다.

    소금에 절였다는 말에서 유래된 소스.

    조세, 살사 등 나라별로 이름도 다양한데요.

    고추장의 고장, 전북 순창에 세계 각국의 소스들이 모였습니다.

    먼저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형형색색, 저마다의 맛과 빛을 담은 국가별 대표 소스들이 전시장을 채웠습니다.

    핫소스 하나로 생소했던 나라 이름까지 유명해진 벨리즈의 하바네로, 열대 과일 씨로 만들어낸 하와이의 드레싱 소스류, 멀리 아프리카 케냐에서 건너온 마카다미아 오일류까지 세계 11개국, 100개 가까운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김현영]
    "해외 각국의 소스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고요."

    소스는 제조 특성 등에 따라 식초와 같은 발효 소스류, 오일이나 마요네즈를 바탕으로 한 드레싱류, 재료를 소금에 절인 염장류 등으로 나뉘지만 종류가 많고 먹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제대로 분류하기도, 모두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한국의 고추장과 같은 생소한 장류를 외국인들에게 직접 맛보게 하거나 다양한 음식과의 조리법을 보여주는 체험의 장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야스나카 코지]
    "(스낵을 전통장에 발라먹는 소스는) 여기 와서 처음 경험해 봤는데, 이렇게 먹어도 맛있네요."

    ◀ 앵커 ▶

    요즘 쿡방, 집밥, 캠핑 열풍까지 불면서 소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5년 새 규모가 1.5배 이상 커져 1조 3천억 원대를 넘었습니다.

    수출액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양으로는 수입 소스의 절반이 안 되지만 금액으로는 30%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적게 팔아도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실제로 해외시장 반응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이언주 특파원, 미식가들의 도시로 유명한 미국 뉴욕인데 한국 소스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리포트 ▶

    뉴욕 맨해튼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데요.

    어떤 메뉴를 고르는지 보실까요?

    고추장이 듬뿍 들어간 비빔밥, 얼큰한 국물의 육개장, 한국의 맛을 그대로 살린 음식이 인기입니다.

    [레이첼]
    "음식에 아주 적절한 정도의 매운맛을 느끼게 해줘요."

    매운 소스 열풍에 건강식인 발효 식품에 대한 선호 덕분입니다.

    매운맛을 여러 등급으로 나누고, 현지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핫소스 형태로 변형시킨 것도 주효했습니다.

    [숀 갤러거/요리사]
    "아침에는 계란에, 저녁에는 고기 요리에 고추장을 사용해요."

    케첩이나 칠리소스 등에 비해 20% 이상 비싼데도 매년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문정훈/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새로운 식재료와 새로운 소스들을 가지고 재미있는 시도를 한 것이죠. 한국에서 온 이 식재료는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구나, 이런 장들로 이런 맛과 향을 낼 수 있구나…"

    ◀ 앵커 ▶

    한국인이라면 세계 어디에서도 잊지 못하는 고추장의 맛이 외국인들까지 사로잡고 있네요.

    그 비결이 뭘까요?

    우선 맛입니다.

    보통 '짜다, 맵다' 정도로만 표현했던 우리 고추장을 외국인들은 '단맛이 난다, 새콤하다, 또 먹을수록 뒷맛이 강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웰빙 바람인데요.

    우리 장류들이 오랜 기간 숙성을 거친 발효 식품이라는 점이 인정을 받은 겁니다.

    김재영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 리포트 ▶

    간장과 된장을 버터와 섞어보기도 하고, 고추장과 올리브 오일을 버무려보기도 합니다.

    어떤 음식과 어떻게 섞었을 때 우리 전통장이 어떤 맛을 낼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분류해, 이른바 염장류 맛지도를 만드는 중입니다.

    [최정윤/장 프로젝트 팀장]
    "그냥 추억으로 '맛있다', '좋은 음식이야'가 아니라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맛있는지, 조리법이나 (어떤) 식재료와 어울릴 수 있는지를 체계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고…"

    특히 해외 유명 요리사들이 한국의 장류가 음식의 잡냄새는 없애주고 재료의 맛은 더 풍부하게 해 준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호안 로카/스페인]
    "장은 재료의 맛을 살려주기 때문에 조리법이 훨씬 더 다양해집니다."

    [다비드 뒤땅/프랑스]
    "장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몇 달에서 몇 년씩 발효되는 우리 장에는 다양한 미생물과 미네랄이 많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항암이나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배예환/셰프(전 청와대 요리사)]
    "(해외 귀빈) 만찬에 갔을 때도 보니까요, 외국 분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제일 좋아하는 것은 간장이에요. (장류가) 몸에 흡수됐을 때 건강한 느낌을 더 많이 주거든요."

    ◀ 앵커 ▶

    해외 어디를 가서도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소스 케첩, 그 유래를 알고 계십니까?

    중국 남방지역에서 먹던 생선 소금 절임장 '규즙'이 유럽으로 가서 '버섯 케첩'으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지금의 '토마토 케첩'으로 다시 태어난 건데요.

    한국의 다양한 장류와 소스들, 색·맛·영양 모두 경쟁력 충분합니다.

    기존의 제조방식을 재해석하고 현지 입맛과 조화까지 이뤄낸다면 세계인의 식탁에 케첩 대신 고추장 소스,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