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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5월 대목? 재고가 2년치" 인삼의 눈물

[앵커의 눈] "5월 대목? 재고가 2년치" 인삼의 눈물
입력 2016-05-16 20:37 | 수정 2016-05-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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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건강식품의 대명사, 홍삼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다른 달의 두 배 넘게 팔릴 만큼 인기라는데 정작 인삼 농가는 울상이라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조재영 기자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40년 경력의 농민이 밭에서 인삼을 고릅니다.

    옹벽이 무너질 정도로 강풍이 몰아친 이달 초, 인삼밭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곽승용/인삼 농가]
    "바람이 불면서 꺾인 거예요. 이게요. 지금 이건 이파리가 올라오면서 여기 병이 났죠."

    두 해 동안 거름을 주면서 지력을 살리고, 다시 씨앗을 심어 키우는 데 5~6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병충해 등의 재해라도 입게 되면 수년 농사가 모두 헛일, 수확 철엔 인삼을 노리는 도둑들까지 극성입니다.

    [곽승용/인삼 농가]
    "당연히 안 좋죠. 현재 6년 동안 공들여서 키운 건데…."

    문제는 이렇게 공들여 키워도 제값 받기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달 4년근 인삼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 9천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2년째 하락세입니다.

    [신동석/백제인삼금산농협 조합장]
    "굵은 삼류를 중심으로 해서 한 15% 이상 가격이 폭락했고요. 봄철이 인삼의 가격이 좋을 시기인데 지금 소비가 안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인삼 80%가 거쳐 가는 충남 금산의 인삼도매시장.

    연중 대목, 게다가 장날인데도 인적이 드뭅니다.

    [신정옥/인삼 상인]
    "삼을 빨리빨리 소비를 해야 하는데 소비가 안 되니까요. 이게 지금 마르고 있어요. 이게 다 돈이 날아가고 있다는 소리예요."

    미신고 농가를 빼고도 2년치 생산량이 재고로 쌓여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 앵커 ▶

    대목에도 안 팔리는 이유, 예전만큼 인삼을 안 먹기 때문입니다.

    5년 만에 30% 가까이 소비량이 감소했습니다.

    비타민에 산수유, 흑마늘 같은 다양한 건강보조 식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젊은 층 중심으로 소비가 줄었는데요.

    수출이 잘 되는 것도 아니어서, 지난해에만 15%가 줄었습니다.

    ◀ 앵커 ▶

    6년 전 부산의 한 불상에서 발견된 1천 년 된 인삼입니다.

    고려인삼의 긴 역사를 보여주는 건데, 최근엔 확고했던 인삼 종주국의 지위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캐나다 중남부 지역에 펼쳐진 인삼밭,

    드넓은 농지에 서늘한 기온까지 인삼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덕에 인삼 재배 전문업체만 140여 곳에 달합니다.

    수출량은 세계 1위입니다.

    [테레사 램/인삼 농장 관계자]
    "4~5년 완전히 자란 인삼인데요. 시장의 평균적인 인삼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질이 좋습니다."

    대량재배로 생산비가 1킬로그램에 6천 원에서 8천 원 선, 2만 원이 넘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재배하는 인삼은 북미삼 또는 화기삼으로 불리는 품종입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 홍콩과 광둥 지역 등 세계 인삼 시장의 큰 손을 장악했고, '고려인삼'은 먹으면 열이 난다는 잘못된 정보까지 퍼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3천 명이 동시에 인삼이 들어간 만두를 빚습니다.

    중국 인삼을 알리기 위한 행사입니다.

    중국 지린성에선 세계 인삼 생산량의 70%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의 수입량 역시 세계 1위.

    중국산 인삼의 저가 이미지를 벗고 수입을 대체하려고 중국 정부가 나섰습니다.

    3년간 9톤의 인삼 종자를 항공기로 백두산 지역에 뿌리기도 했습니다.

    백두산의 중국명을 브랜드 이름으로 붙이고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등 고려인삼을 공략하기 위한 이른바 '인삼 공정'에 한창입니다.

    ◀ 앵커 ▶

    중국 산지의 인삼 가격은 우리 인삼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가격경쟁이 쉽지 않죠.

    그래서 우리 인삼,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 높이기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

    대표선수가 이 홍삼인데요, 승산이 있을까요?

    장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밭에서 캔 수삼을 깨끗이 씻어 찌고 말립니다.

    이렇게 반복하길 여러 번, 무게는 4분의 1로 줄지만 가치는 세 배가 됩니다.

    홍삼의 진짜 변신은 이제부터 시작.

    홍삼 성분이 든 오일을 바르고 홍삼 가루를 담은 주머니로 몸을 문지릅니다.

    작년에만 외국인 관광객 등 1만 명 이상이 찾았습니다.

    [기요타 나쓰에]
    "일본에서도 고려인삼은 몸에 좋다고 들어서 한국 가면 이런(홍삼) 스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홍삼 화장품에 홍삼 성분 사료, 홍삼 커피까지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풍기 인삼은 작년 아랍에미리트에서 분말과 농축액 등 다섯 개 품목이 '할랄' 인증을 받아 18억 무슬림 시장 개척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황덕규 /풍기인삼농협 제조팀장]
    "GMO나 방사능, 잔류 농약이 없는 제품으로서 무슬림쪽, 비무슬림쪽으로도 건강한 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 앵커 ▶

    인삼밭 하나 없는데도 인삼 건강보조 식품을 우리보다 두 배 더 많이 수출하는 나라, 스위스입니다.

    과학적으로 효능을 입증하고 강점인 제약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인데, 종주국인 우리도 배울 만한 부분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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