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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1조 원 '헛돈' 황당한 쓰레기통

[현장M출동] 1조 원 '헛돈' 황당한 쓰레기통
입력 2016-05-22 20:15 | 수정 2016-05-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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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쓰레기를 버리면 자동으로 수거해가는 최신 쓰레기 처리시설이 있습니다.

    냄새도 안 나고 해충도 안 생기고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래서 여러 신도시에서 비싼 돈을 들여 가지고 앞다퉈 설치했는데요.

    막상 사용하다 보니까 황당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 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의 한 신도시.

    신축 상가 건물마다 특이한 모양의 쓰레기통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얼마일까.

    [상가 건물 현장소장]
    "1억 6천만 원 주고 했습니다.
    (이게 1억 6천이에요?)
    "네."
    (쓰레기통이 몇 개예요?)
    "쓰레기통은 여섯 개에 환기구 하나."

    건물주들은 이 비싼 쓰레기통을 왜 설치할까.

    설치하지 않으면 건물 준공 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신도시 개발 계획에 반드시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정 모 씨/건물주]
    "금액이 워낙 비싸고 어떠한 부당한 시설물을 자꾸 하라고 하니, 굉장히 지금 억울해 하고 있죠."

    수도권의 신도시 아파트.

    쓰레기통에 칩을 갖다대면 문이 열리고 쓰레기를 버리면 문이 닫힙니다.

    [김봉순/주민]
    "여름철에 쓰레기 모이면 파리들도 꼬이고 그러는데 그런 게 없어서 좋고…."

    이렇게 버린 쓰레기는 땅속 배관으로 내려가고, 이 배관에 시속 90km 속도로 공기를 빨아들여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자동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른바 쓰레기 자동 집하시설.

    일반쓰레기는 소각해 연료화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비료나 사료로 재활용한다는 게 당초 계획.

    그런데 쓰레기 집하장 내부를 들여다보니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범벅이 돼 있습니다.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 겁니다.

    [김 모 씨/주민]
    "이거는 음식물이다, 쓰레기다 그렇게 구별이 안 되고 그냥 쉽게 설명해서 완전히 죽이라고 보면 되죠."

    집하장으로 가는 지하배관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쓰레기통은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따로 있지만, 배관 하나로 운반하다 보니 결국 섞이는 겁니다.

    음식물 재활용도 어렵습니다.

    [조병완/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하나의 파이프로 갔을 때 음식물 쓰레기를 송출했을 경우 반드시 (배관)표면에 부착이 될 겁니다. 아무리, 어떤 속도로 한다 하더라도요."

    이 시설은 1999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뒤 지금은 인천 청라와 세종시 등 전국 40개 지역에 설치돼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설치 비용만 1조 5천억 원이 들었고, 이 비용도 알고 보면 주민들이 낸 겁니다.

    [김선홍/시민단체 글로벌에코넷]
    "가구당 3백만 원인 것은 토지. 그 조성대금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모르는 겁니다."

    고장이 나서 또는 고장이 날까 봐 사용을 아예 안 하는 곳도 많습니다.

    제조 업체는 시설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LH토지주택공사와 지자체, 건설사와 환경부 누구 하나 책임지는 곳은 없습니다.

    [장현철/자동집하 시설 대책위원회 위원장]
    "신도시 전역의 지하를 전부 이렇게 환경오염 시설을 설치해 놓고 환경 재앙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 시민단체는 효과도 없고, 돈만 드는 시설 때문에 주민들만 피해를 봤다며 제조업체와 LH토지주택공사, 12개 건설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최 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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