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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용변 엿봤는데 '공중화장실' 아니라서 무죄, 왜?

여성 용변 엿봤는데 '공중화장실' 아니라서 무죄, 왜?
입력 2016-05-24 20:31 | 수정 2016-05-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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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술집 화장실에서 여성을 훔쳐보다가 잡힌 남성에게 법원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여성을 따라들어간 목적보다 법이 정한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건데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경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 전주시내 한 술집 건물에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입니다.

    지난 2014년 7월, 회사원 35살 강 모 씨는 칸막이 사이로 머리를 넣어 용변을 보던 20대 여성을 훔쳐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강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곳 화장실이 법이 정한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검찰은 강 씨가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공중화장실'에 침입했다고 보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성적 목적'보다는 '장소'에 주목했습니다.

    사건 발생 장소가 술집 영업시간에 '술집 손님'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어서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경호/전주지방법원 공보판사]
    "형벌 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함이 원칙입니다. 이 사건 화장실은 공중에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 아니므로…."

    하지만 법원이 법조문에 얽매여 성적 수치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노현정/전북여성단체연합]
    "여성 폭력이 어떤 공간에서 벌어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에게 어떻게 폭력이 발생했는지가 더 중요하고요."

    사회통념에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비난 속에 각종 성범죄 양상에 맞춰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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