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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지자체 빚 30조 원 육박, 경남 '채무 제로' 현실은?

[집중취재] 지자체 빚 30조 원 육박, 경남 '채무 제로' 현실은?
입력 2016-06-01 20:41 | 수정 2016-06-0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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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807억 원.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인천광역시의 1년치 은행 이자입니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는 30조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대로 가면 파산"이란 위기의식 속에 자치단체마다 빚 줄이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요.

    먼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채무를 모두 갚았다고 선언한 경상남도를 이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상남도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빚을 모두 갚았다며 '채무 제로'를 선언했습니다.

    기념식수에서는 미래세대에 희망을 준다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심었습니다.

    2013년 1월 당시 경상남도의 빚은 1조 3천억 원, 하루 이자만 1억 원.

    경상남도는 파산 전 단계인 '재정고통단계' 진단을 받은 후 3년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전국 최초로 재정점검단을 만들고,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 축소, 진주의료원 폐쇄 등으로 갚은 채무는 6400여억 원.

    경상남도는 또 통행량 예측 실패로 민간업자에 한 해 수백억 원을 보전해준 거가대로 사업 재조정, 비효율적 기금 폐지 등도 병행했습니다.

    이 같은 재정개혁으로 상환한 채무는 7000여억 원이었습니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빚이 많으면 나라나 개인 가정이나 똑같이 힘듭니다. 그래서 빚을 갚는 것이 경상남도 미래 세대를 위해서."

    ◀ 기자 ▶

    빚을 줄이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행정자치부는 경상남도의 채무가 0원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채무를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경남도지사 명의로 발행한 지방채로 도내 시군이나 공기업 등에 융자해 준 돈은 채무라는 게 행자부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경남도는 여전히 5천914억 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겁니다.

    ◀ 리포트 ▶

    [김장호 행정자치부 재정정책과장]
    "지방재정법령에 따라서 금융기관 차입금이라든지 지역개발공채 발행액이라든지 이런 것을 지자체(경상남도)의 채무로 보는 것이 맞고요."

    지난해 행자부가 발표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는 28조 17억 원.

    빚이 가장 많은 인천광역시의 채무는 3조 2천5백억 원으로 한 해 예산의 37.5%에 달합니다.

    1천255억 원의 빚이 있는 강원도 태백시도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넘어 인천과 함께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됐습니다.

    인천은 아시안게임 경기장 잔여 부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태백은 풍력단지 등을 이미 270억 원에 팔았습니다.

    [00시 관계자(음성변조)]
    "인건비도 줄이고 각종 경상비도 10% 절감하고 큰돈이 안되기 때문에 그거는 일단 공유재산 매각으로."

    이달 말부터는 이른바 지자체 파산제 '긴급재정관리제도'도 시행됩니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사업을 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정 자치권을 박탈하는 제도입니다.

    채무비율이 40%를 넘어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된 뒤 3년간 개선되지 않거나 인건비를 30일 이상 주지 못한 지자체가 대상이 됩니다.

    올해 재정위기 주의 단체에서 벗어난 부산과 대구는 지난해 주민세를 4천8백 원에서 1만 원으로 2배 올렸습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세 (인상)과 자산의 매각을 통해서 재정 건전화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주민 모두가 책임지는."

    지자체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지자체장의 재선을 염두에 둔 선심 행정, 무리한 사업 추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공약 사업 등으로 빚더미에 오른 지자체가 늘어나고, 이후 부채 절감에 매달려 정작 필요한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는 악순환.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박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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