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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차량 공기 필터서 '살균제' 성분 검출

[뉴스플러스] 차량 공기 필터서 '살균제' 성분 검출
입력 2016-06-13 20:26 | 수정 2016-06-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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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차량 밖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먼지와 불순물을 거르기 위해 모든 차량엔 이런 필터가 들어가 있는데요.

    차량용 공기 필터 혹은 에어 필터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미세먼지 제거는 물론 항균 기능을 내세운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필터 일부에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것과 같은 화학계열의 살균제가 포함된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먼저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차량 정비업소에서 공기필터를 교체해 봤습니다.

    일반 필터보다 1-2만 원 더 비싸지만 항균기능이 추가된 걸로 교체하라고 추천합니다.

    [차량 정비업소]
    "항균처리라는 거는 세균 번식을 억제해 주는 처리를 했다는 그거예요. 냄새까지 잡아주는 거죠."

    이 필터의 성분이 뭔지 알아봤습니다.

    필터를 떼어내 용매에 녹인 뒤 분석해 봤더니 OIT로 불리는 살균제가 검출됩니다.

    주로 접착제나 페인트에 곰팡이가 생기지 말라고 넣는 물질인데, 애경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는 유해성분, CMIT와 같은 화학계열의 성분입니다.

    시중에서 팔리는 7개 회사 제품을 수거해 살펴봤더니 3개에서 OIT가 나왔습니다.

    대부분 유명회사 제품이었는데 M사의 경우 1,190ppm, H사는 528ppm, D사 제품에선 153ppm이 검출됐습니다.

    [신호상/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
    "바람이 세게 부는 그런 데에 코팅이 돼 있으면 쉽게 증발이 돼서 공기 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물질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와 마찬가지로 흡입을 할 경우 코, 점막은 물론 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임종한/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흡입을 했을 때는 폐염증 반응을 유발해서 폐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생각되어 집니다."

    제조업체에 이 물질이 포함됐는지 물어봤습니다.

    M사는 OIT가 제품에 포함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체 실험결과 흡입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H사는 OIT가 포함돼있는 건 알았지만 미량이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고, D사는 OIT가 유독물질이라는 사실도 제품에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 기자 ▶

    환경부는 이미 지난 2014년, 이 OIT를 유독물질로 지정했습니다.

    유독물질을 생활화학제품에 사용하게 되면 성분과 함량을 표시하고 경고문구도 적도록 돼 있는데, 차량용 공기필터는 그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마치 가습기 살균제처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건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차량용 공기필터 포장지입니다.

    저마다 항균, 항곰팡이 기능이 있다고 강조돼 있습니다.

    그런데 포장지를 살펴봐도 세균번식을 막기 위해 어떤 물질이 사용됐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차량용 공기필터 제조사]
    "우리는 그런 성분표시를 한 적이 없는데요."

    세정제나 탈취제, 접착제같이 일상에서 접하는 화학제품에 유독물질이 들어가 있으면 반드시 그 내용을 표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가 그랬던 것처럼 차량용 공기필터 역시 화학제품이 아닌 차량용 소모품, 즉 공산품으로 지정돼 있어 이런 표시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필터에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 유독물질이 들어가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가 애초부터 없었던 겁니다.

    환경부 역시 OIT를 유독물질로 지정만 해놓고 흡입을 했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조사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기필터의 유해성을 검증할 부처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이승준/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
    "산업부 쪽에서 지금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 안에 어떤 물질이 첨가됐는지 이런 부분까지 다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는…."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겁니다.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파문 이후 이달부터 생활화학제품을 전수조사하고 있지만 공기필터는 이 조사대상에서도 빠져 있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환경부는 이번 전수조사 대상에 차량용 공기필터도 포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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