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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묶어놓고, 때리고 '공포의 노인요양원' 대책 시급

[이슈클릭] 묶어놓고, 때리고 '공포의 노인요양원' 대책 시급
입력 2016-06-19 20:30 | 수정 2016-06-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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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 환자들이 심한 욕창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고도 방치되는 등 학대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노인 장기요양시설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데요.

    때리거나 묶어놓는 곳까지 있어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공윤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제주도의 한 요양원.

    82살 이복순 할머니가 잔뜩 인상을 쓰며 계속 몸을 뒤척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엔 심한 욕창이 생긴 상태.

    썩을 대로 썩어 속 근육이 드러날 정도입니다.

    이 씨는 결국 열흘쯤 뒤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강경순/이복순 씨 딸]
    "말만 했으면 아프다고, 아프다고 말했겠죠. 솔직히 우리는 돌아가실 줄 알았어요."

    제주도에 사는 박 씨 부부는 지난해 10월, 서울의 요양원에 있던 어머니를 집 근처인 이 요양원으로 모셨습니다.

    그때만 해도 건강했던 어머니는 6개월 만인 지난 4월, 얼굴에 멍이 들고 엉덩이에 심한 욕창이 생기더니 결국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순금/故 김복림 씨 며느리]
    "난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여기 올 때만 해도 공항에서 노래 부르고…."

    이곳에서 일을 했던 요양보호사들은 보호사를 겸했던 이 요양원 대표 김 모 씨가 기저귀를 제때 갈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다른 환자에게 채웠던 기저귀를 다시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정 모 씨/요양보호사]
    "내가 확인하려고 다음날 (기저귀 쓴 것) 몇 개 나왔는지 확인 하려고 구멍을 다 뚫어놨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썼던 기저귀가 그 어르신한테 채워져 있더라고요."

    욕창을 막기 위해 2시간에 1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강 모 씨/전 시설장]
    "인지(능력) 있는 할머니가 두분 있어요. (밤에 대표를) 불러도 대답이 없고 가봐도 만날 없다고 그렇게 말해요. 집에 갔다가 새벽에 들어온 거예요"

    대표 김 씨는 자신은 환자들을 제대로 돌봤으며 해고당한 보호사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씨/00요양원 대표]
    "기저귀는 갈 만큼 갈았고요. 식사도 해줄 만큼 해줬어요. 한쪽 선생님 말만 듣고 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거든요."

    하지만 제주시와 노인보호기관은 학대 판정을 내리고 해당 요양원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다른 요양원에서는 숟가락으로 고령 환자의 손등을 때려 찢어지는가 하면 넘어져서 뼈가 부러져도 보호자에게 연락하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 오물 묻은 기저귀를 만지지 못하도록 묶어 놓기도 합니다.

    [장 모 씨/피해 환자 딸]
    "기저귀를 갈면 되는데 안 갈아주고는 이제 자기네들도 바쁘다 이거예요."

    전문가들은 시설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업자들의 진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진입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용호/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들만 들어와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력 조건과 시설 조건 이런 것들을 조금 강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전국의 노인 장기요양시설은 5천120여 개.

    지난 2008년 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7년 만에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요양원에서의 노인학대 건수도 지난해 206건으로 같은 기간동안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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