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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불법 '계곡 식당' 바가지 극성, 단속에도 '여전'

[현장M출동] 불법 '계곡 식당' 바가지 극성, 단속에도 '여전'
입력 2016-08-06 20:18 | 수정 2016-08-0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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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같이 더울 때는 이렇게 시원한 계곡만 한 피서지도 없죠.

    문제는 경치가 좀 좋다 싶으면 자기 땅인 양 차지하고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들이 많아서 기분이 상하기 일쑤라는 겁니다.

    단속을 하기는 한다고는 하는데요.

    왜 불법영업이 근절되지 않을까요.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계곡을 따라 불법 설치된 평상이 빽빽하게 들어섰습니다.

    물에 발이라도 담그려면 음식점을 통해야만 접근이 가능한데 안에 들어서니 점원이 주문을 강요합니다.

    [음식 점원]
    "음식 하나 드셔야 하는데요. 닭볶음탕 6만 원이요. 원래 이 계곡이 다 그렇습니다."

    물놀이 손님을 끌려고 불법으로 콘크리트 보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해당 시청은 지난달 이런 불법행위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서너 달 뒤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게 전부.

    여름 성수기 하루 매출이 1천만 원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단속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시청 공무원]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할 수 없는 행위는 하지 마셔야 되고요. 이거 다 철거하세요. (알았습니다. 가세요. 됐지요.)"

    시청에서 보낼 이행강제금 부과 경고장도 철거 이행 기간을 10월 말로 넉넉히 잡았습니다.

    [시청 공무원]
    "용산참사 희생 사건이 있었잖습니까. 그때 이후로 현실적으로 대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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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의 또 다른 계곡도 음식점들이 물가를 자기 것인 양 차지하고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과 함께 불법 현장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이 음식점들에 미리 전화를 걸어 취재에 대비하라고 알려줍니다.

    [공무원]
    "MBC에서 취재를 간다니까."

    [음식 점주]
    "서민이 먹고살라고 하는 건데."

    [공무원]
    "그런 식으로 말을 좀 하셔야 할 거 같아요."

    이곳 음식점들도 8월 말까지만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면 이행강제금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여름 대목에 상인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사실상 지자체가 시간을 벌어준 셈입니다.

    이래서는 아무리 단속하고 적발해도 계곡을 불법 점유하는 행위가 근절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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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년간 무허가 음식점이 난립하고 자릿세로 악명 높았던 북한산 송추계곡.

    각종 천막과 평상이 치워지고 계곡은 깨끗한 옛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이은희]
    "음식점이 없으니까 너무 깨끗하고 좋고, 우리가 먹을 거 조금만 싸와서 여기서 먹고 노니까 너무 좋고."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면 다음날 다시 설치하는 상황이 수없이 반복됐지만 국립공원이 강한 의지를 보이자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배은호/국립공원관리공단 도봉사무소 계장]
    "여름 성수기 기간에 매일 매일 순찰을 돌고 단속을 했죠. 그렇게 되니까 이 사람들도 아 이번에는 보여주기식 그게 아니고 진짜로 하는 거구나."

    계곡의 상인들에게는 공원 입구의 음식점 부지를 싸게 분양하며 이전을 유도했습니다.

    [길수근/송추상가연합회 회장]
    "국립공원 직원만 봐도 무서울 정도로 약자로 살다 보니까 그 서러움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번듯하게 건물을 짓고…"

    관리당국의 의지가 있다면 뿌리깊은 계곡의 불법도 근절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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