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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블랙홀' 중국, 원자재에서 식량까지 사재기

[뉴스플러스] '블랙홀' 중국, 원자재에서 식량까지 사재기
입력 2016-08-09 20:36 | 수정 2016-08-0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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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국이 온갖 원자재를 무섭게 사들이고 있습니다.

    작년 1년 동안 다롄 거래소 한 곳에서만 소나타 124억대를 생산할 만큼의 철광석이 거래됐고요.

    전세계 인구가 1벌씩 입고도 남는 90억벌의 청바지를 만들 수 있는 면화가 단 하루 만에 사고 팔리기도 했습니다.

    투자를 넘어 사재기에 가까운 중국의 행태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산업에도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먼저, 염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팔 길이 50미터의 대형 쇠갈퀴가 쉴 새 없이 철광석을 퍼올립니다.

    지난해 중국 다롄 거래소 한 곳에서 거래된 철광석은 260억 톤.

    우리나라 330년 사용량입니다.

    사려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해 톤당 30달러대였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최근 60달러대로 두 배 올랐습니다.

    [왕펑하이/다롄상품거래소 부회장]
    "철광석같이 독점된 상품의 경우에는 구입하면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다른 원자재도 마찬가집니다.

    지난 4월, 중국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는 단 하루 동안 청바지 90억 벌 분량인 면화 4천1백만 꾸러미가 거래되면서 가격이 이날 19%나 폭등했고, 은 가격도 연초보다 50%나 오른 상태입니다.

    세계적인 불황과 저금리에 브렉시트로 금융시장도 불안해지면서 화폐보다는 실물 쪽으로 돈이 몰리는 데다가 향후 경기가 풀려 생산을 늘릴 때에 대비해 중국이 원자재를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겁니다.

    ◀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런 알루미늄을 비롯해 석유와 철광석 등 무려 240조 원어치의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왔는데요.

    이렇게 대외 의존도가 크다 보니 중국의 투기로 가격이 급등하면 곧바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제조업체나 수출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엔 중국의 원자재 사재기가 옥수수나 콩 같은 곡물로 확대되면서 국내 농축수산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성의 한 돼지 농가.

    무더위에 돼지들의 성장이 늦어져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데, 사룟값까지 꿈틀대 설상가상이 됐습니다.

    사료의 주원료인 콩의 국제가격이 최근 석 달 새 30% 가까이 올랐고, 옥수수도 10% 넘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최창섭/국제축산영농조합 이사]
    "생산원가의 65% 이상을 사료비가 차지합니다. 사룟값이 또 올라간다면 저희 농가 쪽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커집니다."

    알고 보니 이것도 중국발 충격이었습니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국제시장의 콩을 슬슬 싹쓸이하기 시작하더니, 6월엔 미국의 1년치 소비량이 맞먹는 4천 2백만 톤을 단 하루에 사들였습니다.

    급기야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국제 곡물 조기경보 단계를 '주의'로 격상하기까지 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중국 내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갈치와 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도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용혁/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모든 원자재들을 중국이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기침을 하면 우리나라는 중병을 앓게 되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량 가운데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곡물은 77%, 광물은 99%나 됩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곡물 비축량은 전체 소비량의 10% 수준이고, 광물 비축량은 23만 톤, 52일치뿐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알루미늄과 같은 비철금속과 인듐 등 희귀금속에 국한돼 있습니다.

    비축량을 늘리려 해도 예산 확보부터 안 되는 실정입니다.

    [강경훈/인천지방조달청장]
    "당장 급한 게 아니다 보니 정부비축 사업이 정부사업에서 우선순위 다소 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산확보 노력이 계속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수요가 가라앉지 않는 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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