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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마른 장마에 아무 때나 '멧돼지' 출몰, 퇴치 방법 없나

[현장M출동] 마른 장마에 아무 때나 '멧돼지' 출몰, 퇴치 방법 없나
입력 2016-08-20 20:27 | 수정 2016-08-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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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통 멧돼지는 가을에 많이 출몰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요즘은 여름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체 수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5년 새 출몰 신고 건수만 봐도 9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각 지자체들은 마땅한 퇴치 방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먼저 멧돼지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이유를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24시간 영업을 하는 한 식당에 멧돼지 한 마리가 뛰어들어옵니다.

    화들짝 놀란 손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바쁘고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멧돼지를 피해 식탁을 뛰어 넘어다니며 도망을 칩니다.

    불과 1분 남짓 벌어진 멧돼지 난동에 식당 안은 난장판이 됐습니다.

    [이영순/식당 직원]
    "도망도 못 가고 손님 뒤에 붙어서 있었어요. 무서워서 그냥… 죽는 거 아닌가 싶더라니까요."

    보통 멧돼지는 겨울을 나기 전인 가을에 먹이를 찾아 산 아래로 내려온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출몰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엔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봄에 태어난 새끼 멧돼지 생존율이 높아져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석열/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옛날에는 장마가 20일씩 오면 (새끼 멧돼지) 50%가 폐사하고 50%는 사는데, 요즘에는 100% 다 사는 거예요."

    이런 추세라면 올가을엔 지난해보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 지난해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만 46억 원, 전체 야생동물 피해의 44%를 차지했습니다.

    멧돼지를 잡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런 포획틀 안에 미끼를 두고 유인하는 방법과

    엽사들이 멧돼지를 쫓아다니며 총으로 잡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어떤 어려움 때문인지 곽동건 기자가 멧돼지 포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

    멧돼지가 자주 출몰한다는 북한산의 한 기슭.

    포획단이 우거진 수풀을 헤쳐가면서 수색을 시작합니다.

    벌써 2시간 반째, 멀리서 새끼 멧돼지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추격전이 시작되고 30분을 쫓아간 끝에 겨우 포획에 성공합니다.

    [김대규/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회장]
    "서너 번 오면 한 번 정도 잡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놓치면 다시 수색을 해야 하고 하니까 힘들죠."

    보통은 신고를 받고 나가면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또 총기 오발사고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에선 함부로 총을 쏠 수도 없습니다.

    그나마 포획틀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 역시 확률과의 싸움입니다.

    멧돼지가 워낙 영악해 틀 바깥에 놓인 미끼만 먹고 도망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올해 초 북한산에만 15곳에 포획틀을 설치했는데, 넉 달 동안 잡은 멧돼지 수는 13마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아예 멧돼지 머리 위에서 틀을 떨어뜨려 잡는 유럽식 대형 포획틀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성민/서울대 산림과학부 연구원]
    "기존 포획틀 같은 경우는 한 마리만 주로 포획이 되는데, 이것 같은 경우는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포획할 수 있기 때문에 개체 수 조절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멧돼지를 잡기 위해 현장에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는 건데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근본적인 퇴치방법을 찾으려면 멧돼지가 어디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데 벌써 수년째 진척이 없습니다.

    [환경부]
    "(멧돼지가) 지금 몇 마리가 있는지도 아직 파악이 안 되니까. 적정 마릿수도 파악하기 쉽지 않은 단계고요."

    때문에 일단 나타나면 잡고 보자는 식의 1차원적인 퇴치법에 여전히 머물고 있습니다.

    개체 수는 늘어나고 피해 액수도 커져가고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예방은 커녕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도 버겁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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