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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분통 터지는 인터넷 결제 인증, 홍채가 답?

[앵커의 눈] 분통 터지는 인터넷 결제 인증, 홍채가 답?
입력 2016-08-22 20:36 | 수정 2016-08-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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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 앵커 ▶

    한 해 온라인 쇼핑 규모 62조 원.

    금융기관에 등록된 인터넷 뱅킹 이용자도 1억 2천만 명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막상 온라인에서 물건 사고 은행 이용해보시면 어떻습니까.

    내 돈 쓰려다 화병 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우선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봤습니다.

    미국 쇼핑몰은 3분 29초, 국내 쇼핑몰에선 9분 30초가 걸렸습니다.

    같은 기종의 컴퓨터로 똑같이 가입 단계부터 밟았는데 6분 넘게 차이가 납니다.

    먼저 미국 아마존.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설정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주소와 신용카드를 등록하자 바로 결제가 됩니다.

    반면, 국내 쇼핑몰은 가입 단계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하고 반드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합니다.

    휴대전화 문자로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한 뒤에야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결제 단계에선 추가로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넣고 공인인증서로 결제를 마치는 데까지 두세 단계를 더 거칩니다.

    [김소현]
    "너무 복잡하고 불편하고 혹시라도 핸드폰이 없으면 아예 가입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 되니까…."

    같은 조건에서 인터넷 뱅킹도 비교해봤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미국 은행 계좌의 잔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하자 본인 확인을 위한 질문을 추가했을 뿐입니다.

    한국의 시중 은행에선 시작부터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만 평균 네 가지, 하나라도 빠뜨리면 진행이 안 됩니다.

    이미 등록해놓은 공인인증서로 숫자와 영어, 특수문자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하는데만 4분 넘게 걸렸습니다.

    [김동민]
    "(프로그램) 까는 순간 이제 인터넷 창을 새로 껐다 켜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면 내가 이미 입력했던 정보를 다시 입력해야 되는 불편함도 있고…."

    ◀ 배현진 앵커 ▶

    이런 불편을 없애겠다며 지난해 2월 정부는 보안 프로그램을 고객이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조항을 폐지했습니다.

    그런데 방식만 달라졌지, 은행이나 증권사를 이용하려면 여전히 많게는 여섯 개의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죠.

    금융회사들은 보안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이상현 앵커 ▶

    그렇다면, 요즘 주목받는 생체 인증은 어떨까요.

    눈 속 홍채, 손바닥 정맥과 안면근육으로 이용자를 식별하는데 보안성이 높아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이 늘고 있죠.

    번거로운 인증 절차를 줄이는 해법이 될까요?

    박영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적외선 LED로 빛을 쏘면 이용자의 홍채가 반응하고 그 모양을 전용 카메라가 찍습니다.

    사람마다 제각각인 무늬와 색깔을 인식해 이용자를 구별해냅니다.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홍채 인증 서비스를 지난주 국내 은행이 시작했습니다.

    [이규민/KEB하나은행 차장]
    "이체 시에도 공인인증서 없이 홍채 인증만으로 거래가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홍채가 같을 확률은 10억 분의 1.

    복제도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공인인증서를 완전히 홍채 인증으로 바꾼 은행은 단 한 곳뿐입니다.

    다른 은행들은 홍채를 등록하더라도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같은 별도의 보안 매체를 휴대해야 합니다.

    지문으로 비밀번호를 대체한 금융기관도 공인인증서는 그대로 뒀습니다.

    [송기천/IBK 기업은행 팀장]
    "은행 거래뿐만 아니라 타 기관, 국세청 등 연말 정산을 위한 타 기관에서도 사용 가능한 공인인증서의 장점이 있습니다."

    ◀ 배현진 앵커 ▶

    홍채에, 지문에, 공인인증서까지 오히려 절차만 더 복잡해졌다는 생각, 하실 겁니다.

    현행법상 인터넷 해킹 등의 금융사고로 고객이 피해를 입었을 때 고객의 고의나 중과실이 있으면 돈을 물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인증서를 잘못 관리했다', '보안 프로그램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이렇게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 당국은 최근 다시 한번 필수 보안 프로그램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결제도 더 간편하게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후진국으로 여겨지던 이웃 나라 중국.

    지금은 재래시장의 채소 가게도,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현금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바로 모바일 간편 결제가 확산된 덕분인데요.

    그 이유를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병을 파는 노점상에 걸린 QR 코드.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바로 결제가 됩니다.

    [노점상]
    "비교적 새로운 방식이어서 주변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주차 공간을 확인하고 차를 대면 자동으로 주차비도 결제됩니다.

    신용카드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현실을 감안해 모바일 결제를 활성화한 겁니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
    "먹고 마시고 옷 살 때도 모두 모바일 결제로 해요."

    [모바일 결제 이용자]
    "현금을 쓰면 잔돈을 거슬러 받는 게 불편해요."

    VR, 즉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상태로 가상의 백화점을 방문합니다.

    시선과 손동작으로 물건을 고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음 달 출시됩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불편한 점을 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중국 정부 덕분입니다.

    [정유신/핀테크지원센터 센터장]
    "우리 같으면 어떤 법에 저촉이 된다 이렇게 되는데 중국은 오히려 그런 게 없는 거예요. IT가 금융 쪽으로 들어오는데 훨씬 더 용이했어요."

    ◀ 이상현 앵커 ▶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대기만 하면 본인 인증을 해주는 기술, 우리 업체가 이미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1년 넘게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온라인 이용, 소비자들의 불편과 답답함은 언제쯤 해결될까요.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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