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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맥 끊길라, 그리운 '가곡의 밤' 사라지는 이유는?

명맥 끊길라, 그리운 '가곡의 밤' 사라지는 이유는?
입력 2016-08-29 20:31 | 수정 2016-08-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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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래된 사진첩 속의 낯익은 얼굴 들춰보듯이, 귀에 익은 노래다 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우리 고유의 정서가 녹아 있는 가곡인데요.

    그런데 요즘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조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찍부터 길게 늘어선 관객들이 1천여 석 자리도 모자라 근처 계단까지 채웠습니다.

    가족과 고향을 주제로 한 우리 가곡들이 밤공기를 타고 퍼지자 관객들의 얼굴엔 그리움이 피어오릅니다.

    [최규심/관객]
    "(꽃구름 속에란 곡은) 음악 시간에 성악시험 보던 곡이에요. 그 노래 했을 때 친구들 생각도 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흘러나오자 초가을 정취는 최고조에 달합니다.

    잊혀가는 가곡을 되살리기 위해 무료로 열리는 이 공연은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힘입어 올해 4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70~80년대엔 한 달에도 수십 차례 공연이 열릴 정도로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1년에도 손에 꼽을 정도.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노래를 발굴하지 못하고 정체된데다 교과서에서도 비중이 줄었습니다.

    [엄정행/성악가]
    "(예전엔) 세종문화회관에 4천 명 수용하는데 표가 없어서 매진이 됐었는데, (우리 가곡이) 몇십 년만 지나가면요, 존재 가치가 없어질 것 같아서"

    음대에서도 가곡이 필수전공인 곳은 한국예술종합학교뿐이고 선택과목이 있는 몇몇 대학도 수강생이 적어 폐강되기 일쑤입니다.

    [임웅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하나같이 외국 노래만 하려고 하거든요. 제대로 된 (가곡) 창법을 완성한 책하나도 제대로 없어요."

    1920년대 홍난파의 봉선화로 시작돼 굴곡진 역사와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아온 가곡.

    대중가요와 오페라, 뮤지컬에 밀려서 설 곳을 잃으며 명맥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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