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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가두고 싸우고' 고요한 산호, 자세히 살펴보니

'먹이 가두고 싸우고' 고요한 산호, 자세히 살펴보니
입력 2016-09-04 20:36 | 수정 2016-09-0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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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흔히 해양생태계의 보고라고 말하는 산호 군락은 움직임이 없다 보니 종종 식물로 오해받는데요.

    사실은 미세하게 꿈틀대는 동물입니다.

    김지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바닷속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산호 군락은 바다 물고기의 25%가 기대어 사는 해양 생태계의 숲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식물이 아니라, 해파리나 말미잘처럼 입과 소화기관을 갖춘 강장동물입니다.

    최근 미국 연구팀이 밀리미터 단위까지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수중 현미경을 처음으로 개발해, 실제 바닷속 산호 군락을 찍어봤습니다.

    작은 새우 새끼들이 접근하자 산호들이 촉수를 비틀어 서로 맞대더니, 마치 양손으로 먹이를 잡듯 힘을 합쳐 먹이를 가두고, 서서히 먹어치웁니다. 자기가 먹은 먹잇감의 영양분을 이웃한 산호의 소화기관에 직접 전달해주는 특이한 행태도 포착됐는데, 마치 입을 맞추는 모습과 흡사해 연구진들은 '산호 키스'로 이름붙였습니다.

    경쟁자들에겐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습니다.

    다른 군락 산호를 접근시키자, 곧장 하얀 실 같은 걸 뿜어댔는데, 먹이를 녹이는 소화기관의 독성물질로 경쟁 산호와 전투를 벌여 영역을 지키는 겁니다.

    [앤드루 멀린/미국 스크립스 해양과학연구소]
    "수중 현장에서 미세한 생명을 촬영하는 현미경 기구를 만드는 것이 제 연구 작업의 목적입니다."

    때론 협력하고 때론 침입자와 맞서 싸우며 오랜 세월 해양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해온 산호지만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백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대로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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