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초콜릿, 맥주까지 '김치유산균' 열풍

[앵커의 눈] 초콜릿, 맥주까지 '김치유산균' 열풍
입력 2016-09-07 20:37 | 수정 2016-09-07 20:55
재생목록
    ◀ 앵커 ▶

    유산균 하면... 마시거나 떠먹는 요구르트 제품이 떠오르실 텐데요.

    요즘은 빵, 초콜릿, 맥주..

    갖가지 식품에 유산균이 들어갑니다.

    특히 우리 전통 발효 식품, 김치에서 찾아낸 토종유산균이 인기인데요.

    먼저 김치유산균 열풍, 나세웅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젊은 직장인들이 몰리는 서울의 한 식당,

    부드러우면서 새콤한 맛을 내는 수제 맥주가 이 집의 별미입니다.

    비밀은 김치 유산균,

    맥주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효모 대신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을 넣었습니다.

    [김명현]
    "식초향이 나는 것처럼 시큼한 맛이 있는데 일반 맥주보다 훨씬 가벼운 맛이어서.."

    김치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빵도 김치 유산균과 만났습니다.

    크림빵과 바게트, 케이크.. 종류도 다양합니다.

    [채지민]
    "일반 빵보다 더 건강할 것 같고 맛도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손이 더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웰빙 바람이 불고있는 제과업체도 초콜릿과 과자에 김치 유산균을 넣어 건강 이미지를 더했습니다.

    김치 유산균이 든 초콜릿을 녹인 우유는 요구르트처럼 즐길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유에서 추출한 수입 동물성 유산균이 장악했던 유산균 시장에 토종 김치 유산균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앵커 ▶

    유산균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70년대, 국내 기업이 첫선을 보인 유산균 발효유입니다.

    "특수유산균은 장의 활동을 도와 우리 몸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처음엔 균을 왜 돈 주고 사먹느냐는 말까지 나왔다는데요.

    유산균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지난 45년간 480억 병이 팔렸습니다.

    국민 한 사람이 960병씩 마신 셈입니다.

    ◀ 앵커 ▶

    국내 유산균 시장은 최근 2년새 2배로 커져 지난해 천5백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20% 남짓 커진 걸 감안하면, 유산균 시장의 성장세는 더 두드러집니다.

    최근 김치 유산균 인기로, 유산균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기존의 동물성 유산균과 어떻게 다를까요.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담근 지 얼마나 됐어요?)
    "이건 5일 정도 되고요. 이건 방금, 한 시간 전에 담근 거예요."

    재래시장, 반찬가게, 음식점..

    김치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찾아갑니다.

    주부가 아니라 김치유산균을 연구하는 박사들입니다.

    우수한 김치유산균을 얻어내려면 다양한 김치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윤현선/유산균연구소 연구원]
    "재료원도 중요하지만 김치 같은 경우에는 발효 식품이기 때문에 숙성된 정도에 따라 저희가 김치 표본을 추출합니다."

    수집한 김치는 믹서에 갈아 즙을 걸러내고, 배양액에 넣어 키운 뒤 순수한 김치유산균만을 뽑아냅니다.

    이 중에서 우수한 균을 선별해 식품에 집어넣는 겁니다.

    국내에서 김치유산균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양인보다 긴 한국인의 장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 생명력 덕분입니다.

    고춧가루와 마늘, 파 등 항균물질이 많은 조건에서 살아남은 덕에, 동물성 유산균보다 극한 환경에서 더 잘 견딘다는 설명입니다.

    [김봉준/유산균연구소 박사]
    "김치의 환경이 짜고 맵고 이런 환경인데요. 그런 환경에서 적응해왔고 버텨온 균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매우 강합니다."

    빵에 넣는 김치 유산균을 요구르트속 동물성 유산균 두 종과 비교해봤더니 장 부착력이 70%로 월등히 높아 배출되지 않고 장에서 버티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 앵커 ▶

    장이 건강해야 오래산다'는 말이 있죠.

    우리 장에는 인체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습니다.

    그래서 장에 유익한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하면 장 점막이 튼튼해지고 세균이 장에 달라붙지 못해 면역관리에 도움이 되는 건데요.

    그럼 많이 먹을수록, 또 누구에게나 좋을까요.

    유산균 상식, 박영회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이들이 먹는 분유부터 마시는 발효유, 떠먹는 요거트까지..

    수백, 수천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다고 광고합니다.

    장까지 살아남는 유산균이 많으려면 제품에 들어간 유산균 수가 많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희진]
    "저는 가격보다는 아기들이 먹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그거를 사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유산균 하루 섭취량은 1억에서 최대 100억 마리.

    그 이상을 먹는다고 해서 효과가 더 있는 게 아닐뿐더러, 오히려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동현/경희대 약학대학 교수]
    "오히려 많이 먹음으로 인해서 거꾸로 독성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일정량을 먹는 것이 중요하지 그 이상은 필요 없습니다."

    또, 유산균이 누구에게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건 아닙니다.

    장기이식을 하거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사람, 혹은 미숙아가 살아있는 유산균을 다량 섭취하면 세균성 혈액 감염을 일으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윤진희/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미숙아 같은 경우 장내 곰팡이증으로 사망한 경우가 있고 또 중증 감염환자에게서도 유산균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보고가 있습니다."

    ◀ 앵커 ▶

    요즘은 먹는 유산균뿐 아니라 바르는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죠.

    아토피에 좋다.. 다이어트,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

    마치 만병통치약인 듯 장점만 부각시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몸과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셔야겠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