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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 속는다" 사기 사실 알고도 신고율 낮은 이유

"알면서 속는다" 사기 사실 알고도 신고율 낮은 이유
입력 2016-09-09 20:58 | 수정 2016-09-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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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데, 이렇게 사기를 당한 노인들이 주변 사람에게 알리거나 신고하는 비율은 10명 중 4명꼴로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럴까요?

    박주린 기잡니다.

    ◀ 리포트 ▶

    노인들 사이에서 만병통치약을 판다는 '떴다방'이나 '홍보관'에 다녀온 경험담을 듣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박 모 씨/77살]
    "'골다공증에 좋네, 머리가 좋아지네', 전부 만병통치약이라고 얘기하고…."

    그런데 노인들은 정작 물건을 사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달리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마땅히 갈 곳도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윤 모 씨/80살]
    "뭐 하는 일이 있어야지. 집에 있으니까 심심하니까…거기서 공연도 해주고 (하니까) 취미 삼아 가는 거지."

    잠시나마 외로움을 달래줬다는 고마움, 공짜로 사은품을 받았다는 미안함에 물건을 비싼 값에 판다는 걸 어느 정도 알면서도 그냥 사게 된다는 겁니다.

    [김 모 씨/71살]
    "갈 데가 없거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그 사람들은 알아주거든. '아이고 아버님, 아이고 어머님' (하면서) 고맙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산단 말이야."

    이러다 보니 실제 사기를 당해도 10명 중 6명은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가 사소해서 범인이 아는 사람이어서 알리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유 모 씨/75살]
    "쇼하고 장난치고 농담하고 하니까 친해졌잖아…속은 거 알면서도 신고 못 하지. 정 때문에."

    결국, 노인대상 범죄는 노인을 돈벌이 대상쯤으로 여기는 그릇된 상술에 이런 심리까지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윤호 교수/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이 여가생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고, 기껏 노인정이고 양로원이다 보니까 그런 틈새를 잘 노리고 있는 거죠."

    뻔한 사기수법이 되풀이되는 세태가 마땅히 할 것도, 갈 곳도 없다는 외로운 노인들을 두 번 울리는 셈입니다.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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