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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12년째 유지하는 '자살공화국' 오명, "모방 막아라"

[이슈클릭] 12년째 유지하는 '자살공화국' 오명, "모방 막아라"
입력 2016-09-09 21:11 | 수정 2016-09-0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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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내일(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입니다.

    벌써 12년째 우리는 OECD 국가의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는데요.

    한 해 1만 3천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우리 현실을 전종환 기자, 조국현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자살 카페입니다.

    오늘도 게시판에는 자살하는 방법을 묻는 새로운 글과 방법이 올라왔습니다.

    관련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지난달까지 온라인에서 적발된 자살관련 유해 정보는 1만 건을 훌쩍 넘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지만, 해외에 서버가 있는 SNS의 경우 적발도, 삭제도 쉽지 않습니다.

    [차전경/보건복지부 정신보건정책과장]
    "접하고 노출되다 보면 아무래도 자살 사건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무디어질 수 있게 됩니다."

    2014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 3천여 명, 2시간에 3명꼴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3배에 달합니다.

    특히 주위 사람이나 친밀하게 느낀 유명인의 자살에 자극을 받기도 합니다.

    2008년 최진실 씨가 자살한 뒤 두 달 동안의 자살률은 전년에 비해 70%가량 늘었고 한 연구에서는 자살한 121명의 유가족 가운데 30%가량은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처받은 주변 사람들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안용민/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회 구조적인 문제. 복지의 문제. 국민의 행복권의 문제. 이렇게 생각하고 접근해야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한때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던 일본은 자살 예방과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면서 자살률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데, 자살 예방에 들어가는 우리 정부 예산은 한해 85억 원으로 이웃나라 일본의 3%에 불과합니다.

    =============================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록그룹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죽음 이후의 파장은 사뭇 달랐습니다.

    마릴린 먼로의 경우 자살률이 12% 증가한 반면, 커트 코베인 사후엔 모방자살이 없었습니다.

    "그의 자살은 이기적이고 비열한 일"이라는 유가족의 인터뷰가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유현재/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자살은 절대 옳지 않다', '자살이라는 건 무책임하다'고 할 때 모방자살이 안 일어납니다."

    자살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나 미화는 또 다른 자살을 낳는 촉매가 되기도 합니다.

    [이효진]
    "TV를 보다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는 걸 듣고 그대로 따라했던 것 같아요."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중요합니다.

    [임세원/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 우울증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상이 있는 사람 가운데 병원을 찾는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18%로 미국이나 호주의 절반 수준, 10만 명 당 자살자 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우울증과 자살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선 눈물이 나거나 잠을 못 자는 증상이 반복될 때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괜찮아?' '잘 지내?' 이런 주변의 관심 어린 말 한마디 역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겐 삶을 이어가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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