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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뜬다' 하면 너도나도 베끼기, '미투 창업'의 그늘

[이슈클릭] '뜬다' 하면 너도나도 베끼기, '미투 창업'의 그늘
입력 2016-09-19 20:17 | 수정 2016-09-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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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기 외식업체를 따라 만든 이른바 미투 창업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장사가 될 만하다 싶으면 비슷한 간판을 단 가게들이 우후죽순으로 문을 여는 건데요.

    너도나도 빙수전문점을 한참 열더니 또 얼마 전에는 맥줏집 바람이 불다가 요즘은 시래기까지.

    메뉴도 가리지 않습니다.

    검증된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미투창업, 과연 괜찮을까요.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손님들로 북적이는 시래기 음식점입니다.

    시래깃국을 시키면 잡채나 떡볶이도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어 1년 새 가맹점 70여 개가 생길 정도로 인기입니다.

    [이선옥]
    "가격도 굉장히 착하죠. 먹을 만큼 갖다 먹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시래기 음식점은 이 브랜드 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업체의 가맹점.

    한옥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부터 들깨를 넣은 시래깃국, 다른 반찬은 뷔페식으로 가져다 먹는 방식까지 비슷합니다.

    [시래기 음식점 직원]
    (생긴지 얼마 안됐나 봐요?)
    "네. 한 달 반?"
    (원조가 어디예요?)
    "잘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최근 1년 새 생긴 시래기 음식점만 1백여 곳.

    잘 된다 싶으면 유사한 외식업체들이 생겨나 가맹점을 끌어모으는 '미투 창업'입니다.

    3~4년 전 빙수와 맥주 체인에서 시작돼 이제 메뉴는 물론 상호와 매장까지 모방하는 식입니다.

    [윤바예]
    "(가게) 콘셉트가 다 똑같아 가지고 오히려 안 가게 되더라고요. 확 더 쉽게 질려버리더라고요."

    문제는 별 차이가 없는 가게들이 늘면서 골목 사장님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과일주스 전문점 두 곳이 나란히 영업 중인 대학가 상권.

    후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이 가게는 지난 6월 옆 매장이 들어선 뒤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주스전문점 사장]
    "매출이 많이 차이가 나죠."
    (바로 저기 생길 줄 알았으면 (개업)하셨을 거예요?)
    "안 했죠. 이게 단가가 엄청 낮은데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미투(창업)가 너무 남발되고 이런 과정이 전체 시장을 죽이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나마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외식 브랜드 중 70%는 가맹점이 10개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미투 외식업체들은 유행이 지나가기 전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창업을 부추깁니다.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
    "뭐 잘 된다고 하면 약간의 벤치마킹이 없다고 할 수는 없죠. 4천1백만 원 (할인) 혜택을 드리고 있고요."

    [창업 전문가]
    "창업자들이 (저렴한) 창업비용 때문에 넘어가는 거예요. 2~3년 지나면 미투 브랜드는 없어지거든요."

    초보 창업자들을 울리는 묻지마식 미투 창업.

    하지만 규제할 방안이 마땅치 않고 누가 원조인지를 가리기도 쉽지 않아 현행법상 소송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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