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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끝까지 추적" 미제사건 용의자, 과학수사로 잡는다

[앵커의 눈] "끝까지 추적" 미제사건 용의자, 과학수사로 잡는다
입력 2016-09-19 20:36 | 수정 2016-09-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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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매서운 눈빛에 갸름한 턱.

    30년 전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최근 2D와 3D로 용의자의 얼굴을 재현했습니다.

    얼굴형과 특징, 표정을 분석해 시간이 지나 50대 중년이 됐을 모습을 그려낸 겁니다.

    경찰은 아직도 이 용의자를 쫓고 있습니다.

    ◀ 앵커 ▶

    하루 356 건.

    1년으로 치면 13만 건, 범죄가 일어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감식을 벌입니다.

    갈수록 지능화돼가는 강력 범죄만큼 진실을 밝히려는 과학 수사 기법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최근 경찰이 2천 건에 가까운 장기 미제 사건의 용의자 DNA를 재감정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유충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3년 전, 인천의 한 상가.

    지하 이발소의 여주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큰 길가에 있는 상가였지만 목격자는 없었습니다.

    성범죄 흔적도, 범인의 지문과 발자국, 흉기 또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두 사람이 들어와서 팔을 잡고 목을 젖혀서 여기 한 번, 딱 찔러서 죽였다고 하더라고요."

    수십 명의 수사관이 투입됐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최근 경찰은 이 사건 수사에 다시 착수했습니다.

    사건 당시 이불에 묻어 있던 작은 혈흔, 여기서 얻어낸 DNA가 단서입니다.

    이렇게 DNA를 근거로 이번에 재수사에 들어가는 사건만 전국적으로 1천 8백여 건에 이릅니다.

    [장성윤/경찰청 과학수사기법계장]
    "이번 DNA 재감정을 통해 과거 용의자가 확인되지 않았던 강력범죄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건 현장에서 검출된 DNA가 저장된 곳.

    데이터베이스의 심장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현재 이곳엔 약 5만 명의 DNA가 영하 20도 상태에서 보관돼 있습니다.

    기술이 진화하면서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사건 현장의 증거물에서도 DNA를 추출해내고 있습니다.

    [임시근/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강력범죄분석실장]
    "다른 사건으로 잡히더라도 일치하게 되면 새로운 여죄를 밝힐 수가 있게 됩니다."

    지난봄,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피의자 1명이 10년 전 대전에서도 성폭행을 저질렀던 사실이 밝혀진 것도 DNA 감정 덕분입니다.

    ◀ 앵커 ▶

    [영화 살인의 추억]
    "자자자, 유전자 검사 결과만 오면 그날로 끝이다."

    우리나라 첫 DNA 감식 시도는 24년 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DNA 법이 시행되면서 지금은 16만 명의 범죄자들의 DNA 자료를 경찰이 갖고 있습니다.

    ◀ 앵커 ▶

    '이 DNA가 아무개의 것이다'라고 특정할 수 있는 유전자 부분.

    DNA 마커라고 하는데요.

    이 개수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현재 DNA 감식 기술로는 13개 정도 분석해낼 수 있는데, 내년엔 20개로 늘어납니다.

    최고의 과학 수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불리는 미국과 같은 수준이 되는 거죠.

    그렇다면, 사건 현장이 바다나 호수인 경우는 어떨까요.

    증거나 단서 찾기가 더 어려워 보이는데요.

    수중감식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이번에는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돌고래호 전복 사고.

    낚싯배는 밑바닥을 벌겋게 드러낸 채 바다에 뒤집혀 있습니다.

    해경 수중과학수사대원이 배 밑창의 시료를 채취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증거물도 일일이 수집합니다.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스크루에 감겨 있던 로프가 이 배의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흘러온 것인지를 가리기 위해섭니다.

    단서가 된 건 로프에 스치듯 묻은 페인트.

    감식 결과 사고 선체의 성분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승용/해양경찰 수중과학수사대 경위]
    "전복된 상태에서 좁은 공간 안에 대원들이 들어가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너울이 치다 보니까 배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위험이 상황이 있었습니다."

    바다는 육지보다 현장 보존이 어렵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시신이 유실되거나, 동물에 의해 훼손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해양과학수사는 이런 환경을 역이용합니다.

    사체를 꽃게가 파먹은 흔적, 감성돔이나, 오징어, 복어가 뜯은 이빨 자국이 제각각 다릅니다.

    지역별로 서식하는 고유의 바다 생물이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시신이 어디서 흘러왔는지 유추합니다.

    [김일평/전북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계장]
    "그 시신에서 검출된 플랑크톤으로 이 시신이 발견된 장소와 동일한 곳에서 사망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흘러서 온 것인지…."

    시신의 위치가 바다 밑바닥인지, 중간인지, 수면인지에 따라 사망 시각을 추정하고, 조류와 염도 또한 단서가 됩니다.

    ◀ 앵커 ▶

    일명 '태완이법'으로 지난해 살인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습니다.

    덕분에 얼마 전 살인 사건의 진범이 15년 만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 보존이 힘들고 목격자의 진술도 약해지게 마련입니다.

    아주 미세한 양의 세포나 바닷속 흔적까지 놓치지 않는 첨단 과학 수사 기법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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