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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두 얼굴의 '맘카페', 업체의 댓글부대?

[이슈클릭] 두 얼굴의 '맘카페', 업체의 댓글부대?
입력 2016-09-25 20:22 | 수정 2016-10-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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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새로 이사 온 사람이 동네 치과가 어떠냐하는 질문을 맘 카페에 이렇게 올렸더니, 댓글에 어제 다녀왔는데 좋더라, 친절하더라 이런 글들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댓글을 단 사람이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 아니고 해당 치과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이필희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엄마들에게 지역 인터넷 맘카페는 유용한 정보를 구하는 지름길입니다.

    같은 동네 이웃들이 직접 경험한 정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지역주민 A]
    "바로바로 답글이 와요. 주말에 문 여는 소아과, 공휴일에 하는 소아과…."

    정말 믿을만한 걸까.

    한 홍보업체는 지역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내면 특정 맘카페에 우호적인 후기 글을 대신 써주고 댓글까지 관리해줄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업체 관계자]
    "어머니들은 그냥 댓글 없는 거는 '사람들이 보다가 간 거구나'. 조회 수가 많더라도 안 보시거든요. 댓글 남겨드려요."

    서로 다른 사람인 것처럼, 같은 동네에 사는 여러 명의 엄마인 것처럼 글이 작성되는 겁니다.

    동네 주민이 아니더라도 아이디는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업체 관계자]
    "아이디를 구매를 하거나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어요. 그래서여기서 구매를 해서 또 저희는 이쪽에서 사용을 할 수 있고요."

    이처럼 맘카페에 홍보대행업체까지 뛰어들며 각종 거짓 정보가 넘쳐나는 이유는 최근 상당수의 맘카페들이 지역 업체나 상인들에게 광고글을 싣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등 상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원 수가 10만 명이 넘는 수도권의 한 맘카페에서 2년 동안 운영진으로 일했던 이 모 씨는 카페의 월 홍보비 수입이 5천만 원에 육박했다고 말합니다.

    [맘카페 전 스탭]
    "(한 달에) 35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 하니까 보통 제가 나오기 전에도 업체가 100개가 넘었으니까요. 그것만 계산해도…."

    홍보비뿐 아니라 맘카페에서 행사를 치르며 업체들에게 협찬을 요구하는 적도 많았고, 업체들은 맘카페의 영향력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맘카페 전 스탭]
    "잡지사에서 무슨 가방이나 신발 뭐 이런 거부터 해서 OOO 같은 경우는 5톤 탑차로 냉동식품 한 수십 박스 받은적 있습니다.

    맘카페 운영진들은 오히려 돈을 받아야 너도나도 광고를 올리는 걸 제어할 수 있다고 반박합니다.

    [카페 운영자]
    "업체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다 오픈을 해줬을 때 그 광고 글만 도배가 되는데 엄마들이 들어오겠냐는 거죠. 그런 부분을 걸러야 되는 운영자 입장도 있어요."

    이처럼 맘카페의 상업화 논란이 커지면서 여러 지역에서 운영진과 회원들 사이에 고소, 고발이 줄을 잇고, 세금 추징을 당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정현/변호사]
    "예전 법률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사람들의 모임이거든요. 이런 경우도 법률 안으로 끌어들여서 불공정행위라든가 부당한 행위, 벌어질 수 있는 범죄 행위, 이런 것들을 미리 규제해 놓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역 정보를 얻고 이웃과 소통하자는 맘카페 본래의 취지는 사라진 채 비즈니스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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