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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삼겹살 먹고 30kg 감량" 지방은 억울하다

[앵커의 눈] "삼겹살 먹고 30kg 감량" 지방은 억울하다
입력 2016-09-26 20:35 | 수정 2016-09-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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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보시는 음식들.

    돼지고기 소고기, 삼계탕 갈비탕. 또 치즈와 버터.

    보통 살을 빼겠다, 결심한 분들이라면 하나같이 피하는 음식들이죠.

    ◀ 앵커 ▶

    바로 '지방' 때문일 텐데요.

    그런데 이 지방을 일부러 골라서 먹었더니, 오히려 체중이 줄었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뚱뚱했던 야마사키 씨.

    매 끼니 삼겹살이나 돼지 비계, 기름진 고기와 함께 채소만 먹습니다.

    여러 차례 다이어트에 실패했지만, 이번엔 석 달 만에 30kg을 뺐습니다.

    [야마사키 마사히코]
    "한국의 삼겹살을 한 번 흉내 내서 먹어봤더니 맛있어서 푹 빠졌어요."

    한때 175kg의 거구였던 스웨덴의 톰미 씨.

    버터와 치즈, 기름진 연어까지, 식사량의 80% 이상을 지방으로 채웁니다.

    7년여 동안 이런 고지방 식단을 유지했더니, 몸무게가 95kg이나 줄었습니다.

    [톰미 루네손]
    "지방이 살을 찌게 하는 게 아닙니다. 마치 설탕을 먹는다고 해서 달콤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처럼 지방이 몸속에 그대로 쌓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안과 의사인 이영훈 씨도 고지방 식단으로 효과를 봤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 달 만에 6kg, 넉 달 동안 13.5kg이 빠졌습니다.

    [이영훈/안과 전문의]
    "제 입장에서는 안 해 본 다이어트가 없습니다. 약 먹는 거 빼고는 다 해본 것 같습니다."

    ◀ 앵커 ▶

    저렇게 기름지게 먹고도 살이 빠질까, 싶으실 텐데요.

    중도 비만인 320명을 상대로 2년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육류를 뺀 곡물 위주의 저지방 식단, 채소를 주로 먹는 지중해식 식단, 탄수화물은 줄이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짠 고지방 식단.

    이 중 고지방 식단을 먹은 그룹은 평균 4.7kg으로, 체중이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특히, 고지방 식단 그룹은 다른 두 식단과 달리 양을 제한하지 않고 맘껏 먹게 했는데도 감량 효과가 컸습니다.

    ◀ 앵커 ▶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 공통점을 보면요.

    지방은 많이 먹으면서 탄수화물은 줄였다는 것입니다.

    그 원리를 볼까요?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크게 늘어납니다.

    이 혈당은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쓰고 남으면 인슐린이 혈당을 지방으로 바꿔 몸에 쌓아둡니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지방이 바로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체중이 주는거죠.

    또 자연스럽게 혈당이 낮아져 당뇨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건데요.

    실제 사례를 볼까요?

    유충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기 200g과 달걀 3개, 치즈 120g, 일본인 노부부의 한 끼 식사입니다.

    심한 당뇨를 앓아온 료헤이 씨는 3년 전 이 식단을 시작한 뒤 혈당 약을 중단해도 될 만큼 몸이 좋아졌습니다.

    [스즈키 료헤이]
    "다들 하는 말이 67살에 이런 몸은 사기라고 하죠."

    전체 식사의 5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15% 이하로 제한한 식단 덕분입니다.

    [에릭 웨스트맨/미 듀크대 부교수]
    "임상 실험을 하면서 8천 명쯤 치료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약을 1년 만에 끊었습니다."

    혈관 질환과 비만, 당뇨를 불러오는 건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제프리 거버/가정의학과 전문의]
    "놀랍게도 (환자들의) 콜레스테롤과 혈당, 인슐린 부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에선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빵은 없고 고기와 버터, 채소만 있는 햄버거가 나올 정도입니다.

    [안드레아스]
    "저탄수화물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대신 단백질과 지방을 더 많이 먹으려고 하지요."

    ◀ 앵커 ▶

    그런데 지방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모두가 다 좋은 건 아닐 텐데요.

    나윤숙 의학전문기자, 어떻습니까?

    ◀ 기자 ▶

    지방은 크게 식물성 식품에 많은 불포화 지방과 동물성 식품에 든 포화 지방으로 나뉘는데요.

    몸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은 고혈압, 당뇨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 증후군'에 걸릴 위험을 줄여줍니다.

    '고지혈증' 위험도 절반가량 낮아집니다.

    포화 지방은 지금까진 심장병이나 당뇨의 주범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피해야 하는 건 '트랜스 지방'입니다.

    ◀ 리포트 ▶

    치킨 한 마리와 삼겹살 1.5인분은 모두 1천 칼로리 정도로, 열량이 비슷합니다.

    닭과 돼지고기 자체에 든 지방의 종류도 둘 다 주로 '불포화 지방'입니다.

    [유승유]
    "삼겹살은 아무래도 치킨보다 구울 때 기름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건강에 안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조리 과정은 전혀 다릅니다.

    삼겹살은 불에 구워 지방 그대로를 익혀 먹지만 치킨은 화학적으로 가공한 튀김용 기름, 즉 트랜스 지방에 넣어 튀겨냅니다.

    트랜스 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이나 당뇨뿐 아니라, 유방암과 같은 암에도 잘 걸립니다.

    [박형규/순천향대병원 내과 교수]
    "나쁜 콜레스테롤을 오히려 증가시켜주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오히려 감소시켜줌으로써 동맥경화를 촉진(합니다.)"

    따라서 같은 열량의 지방을 먹더라도, 식용유에 튀기거나, 마가린으로 굽기보다 삶거나 데쳐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앵커 ▶

    솔깃한 정보였죠.

    하지만, 아무리 유행하는 식단이라고 해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하시고요.

    오늘 밤 11시 MBC 다큐 스페셜에서는 실제로 여러 가족이 한 달 동안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을 체험하고 검증한 결과가 방송됩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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