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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방범창 제거, 불길 속 이웃 구한 괴력의 의인

맨손으로 방범창 제거, 불길 속 이웃 구한 괴력의 의인
입력 2016-09-29 20:26 | 수정 2016-09-2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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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화마에 휩싸인 다세대주택을 층층이 돌며 이웃들을 대피시킨 것도 모자라 반지하 방 방범창을 맨손으로 뜯고 10대 두 명을 구해낸 의로운 시민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괴력의 영웅,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벽과 천장이 온통 시꺼멓게 그을린 반지하 집 안으로 소방관들이 물을 뿌립니다.

    지난 23일 밤 10시쯤. 화재 당시 다세대주택 2층에 있던 32살 박대호 씨는 불이 난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습니다.

    아내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박 씨는 3층짜리 건물을 모두 돌며 초인종을 눌러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건물 밖으로 몸을 피한 순간 불이 난 반지하 방 안에서 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박 씨는 그 자리에서 맨손으로 육중한 방범창을 뜯어내고 14살 안 모 양을 구했습니다.

    [박대호]
    '방범창을 제가 뜯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상황에서. 그냥 무조건 어떻게든 애가 '살려달라'고 얘기하니까…."

    반대쪽 방에는 안 양의 오빠가 갇혀 있던 상황, 건물 반대편으로 뛰어온 박 씨는 이곳에서도 맨손으로 방범창을 뜯고 안에 있던 남학생까지 구조해냈습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불과 5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김 모 씨/구조된 학생들 어머니]
    "이 방 방범창도 빼고 오빠도 나오라고 해서 두 아이 다 아저씨가 살려주신 거예요."

    불은 30여 분만에 한 세대를 모두 태우고서야 꺼졌지만, 박 씨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박대호]
    "저도 딸을 키우고 있지만 '살려달라'는 말이 '아빠 살려달라'는 말처럼 들려지고 누구든 지나칠 수가 없었을 거예요."

    소방당국은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해낸 박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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