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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보험 적용했더니 더 비싸진 '초음파', 혜택은 어디로?

[이슈클릭] 보험 적용했더니 더 비싸진 '초음파', 혜택은 어디로?
입력 2016-10-07 20:30 | 수정 2016-10-0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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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출산 장려를 위해 이달부터 임산부 초음파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죠.

    "의료비 부담이 없는 출산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진료비가 더 비싸져 임산부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쌍둥이 산모는 2배, 세쌍둥이는 3배를 내야 할 상황입니다.

    누가 혜택을 보는 걸까요?

    부담이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는 기현상,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윤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산부인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이번 달부터 초음파 비용이 오히려 올랐습니다.

    [산부인과 직원]
    "9천 원이 더 올랐어요. 나라에서 이제 그렇게 하라고…"

    임산부들은 당혹스럽습니다.

    보험 적용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까지 시작됐습니다.

    [조 모 씨/임산부]
    ""아, 정말 더 많이 내는군요. 뒤통수를 꽝 맞은 듯한 그런 생각이에요."

    문제는 초음파 보험수가입니다.

    대학병원은 20만 원까지도 받지만 병의원에선 적게는 2만 원에도 가능했는데, 정해진 수가는 8만 원대.

    저렴한 병의원에 다닌 임산부라면 건보 재정에서 60~70%를 내 줘도 부담이 커진 겁니다.

    왜 보험수가가 병의원 비보험가보다도 비싸게 정해졌을까.

    의사들은 병원 간 경쟁 탓에 싸게 초음파를 봐 왔던 게 문제였다고 말합니다.

    [최석주/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
    "병의원의 일반 초음파 수가가 사실 지금 너무 저평가가 된 거죠."

    복지부도 산부인과 수익 보전 차원에서라도 초음파 수가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통령/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과장]
    "이런 항목들을 너무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하게 되면 기본적인 분만 인프라가 유지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실제 진료비가 아닌 의사의 진료행위 난이도를 따져 정하는 수가 체계.

    같은 초음파도 수가가 쌍둥이는 두 배, 세쌍둥이는 세 배로 책정된 이유입니다.

    혜택은커녕 두 배 비용을 내게 된 쌍둥이 임산부들은 황당합니다.

    [천 모 씨/쌍둥이 임산부]
    "병원을 위해서 법을 바꾼 건가… 출산장려 정책이 아닌 것 같아요."

    과잉진료를 막겠다며 보험적용 횟수도 일곱 번으로 제한해 몇 번을 보든 한 번에 3만 원만 내던 걸 9만 원씩 내야 할 임산부도 있습니다.

    [조 모씨/임산부]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 속은 것 같고. 차라리 지금 정책 적용 전으로 돌려줬으면 좋겠어요."

    문제는 초음파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내년 건강보험 적용을 앞둔 난임 시술도 이미 일부 병원에서 진료비를 올린 상황.

    [박 모 씨/난임 여성]
    "이식하는 비용이 30만 원 정도 올랐고, 검사 비용도 50만 원을 더 내야 되고… 100만 원 이상도… (올랐어요.)"

    막대한 건보 재정을 쓰지만 난임부부 부담이 덜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조 모 씨/난임 여성]
    "'내년에 시술을 받을까'까지도 생각을 했었는데, 연말에 (병원비가) 많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와 부담감이 좀 많이… (있어요.)"

    당국은 시행 초 혼란 때문이라면서도 반발을 고려해 임산부 초음파의 본인 부담률과 쌍둥이 임산부 수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의사 위주의 수가 체계, 이 틈을 노려 수익만 늘리려는 일부 병원의 행태가 시정되지 않으면 건보 적용이 확대되는 어떤 진료도 실질적인 혜택이 안 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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