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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찰나의 예술' 불꽃놀이

[앵커의 눈]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찰나의 예술' 불꽃놀이
입력 2016-10-07 20:40 | 수정 2016-10-0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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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독일의 유명 철학자는 불꽃놀이를 예술의 원형이라고 말했습니다.

    완성된 그 순간 사라지는 덧없음.

    붙잡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속성이 불꽃놀이에 잘 담겨 있다는 겁니다.

    ◀ 앵커 ▶

    가을 축제철을 맞아 곳곳에서 불꽃놀이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런 불꽃놀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10미터 길이의 널찍한 바지선 위, 곳곳에서 원통 모양의 발사포를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합니다.

    하나하나 번호를 붙여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배치합니다.

    안에 들어가는 종이공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불꽃으로 변할 폭죽, 바로 '연화'입니다.

    이 직경에 따라 날아오르는 높이와 불꽃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문범석/한화 불꽃프로모션팀 차장]
    "이건 화약이다 보니까 안전거리를 감안해서 제일 큰 불꽃을 쏘는 걸 12인치 타상 불꽃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식에 따라 불꽃은 크게 두 종류.

    하늘 높이 솟는 불꽃은 발사포 하나가 단 한발의 연화만 쏠 수 있습니다.

    반면 지상 50미터 이하 낮은 높이의 불꽃은 부채꼴이나 탑 모양의 고정된 장치에서 순식간에 수백여 발을 연속해 쏘아댑니다.

    [사비에르 갈랑/스페인 불꽃팀 감독]
    "100분의 1초 속도로 빠르게, 4킬로그램까지 쏘아 올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불꽃놀이를 연출하려고 합니다."

    높이 솟는 불꽃은 안전하게 강이나 바다 한가운데 낮은 불꽃은 더 생생하게 관객들 가까이 배치합니다.

    ◀ 앵커 ▶

    세계 최대 크기의 불꽃, 2014년 일본에서 발사된 바로 이 연화인데요.

    무게 464kg.

    발사포에 넣으려고 기중기까지 동원됐습니다.

    땅에서 533m를 솟구쳐 올라 700m가 넘는 불꽃을 만들어냈습니다.

    ◀ 앵커 ▶

    소박하게 생긴 이런 종이공이 화려한 불꽃을 만들어낸다고 하니 신기하죠.

    공 속을 보면 뒤쪽의 화약은 공을 띄우고 공중에서 가운데 부분 화약이 폭발하면서 주변에 별이라 불리는 알갱이들을 밀어내 다양한 모양을 그려냅니다.

    각양각색의 불꽃 그냥 만드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가 있다는데요.

    나세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불꽃보다 먼저 고민하는 건 음악입니다.

    영화 주제음악, 뮤지컬 음악, 20년 전 가요는 물론 최신 케이팝까지 다양한 노래를 편집해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불꽃 모양을 디자인하고 0.01초 단위까지 불꽃 순서를 구성하는 데 두 달 이상 걸립니다.

    [김주식/불꽃 디자이너]
    "임팩트가 강한 화약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작은 점에서, 피아니시모(아주 약하게)로 시작하는 경우도…여러 가지 기법이 있습니다.

    동그란 모양의 국화, 쏟아져 내리는 버들나무 등이 전형적인 불꽃.

    농악대의 사물놀이가 떠오르는 '상모', 폭발하는 화산을 연상시키는 '볼케이노', 높다란 구조물이나 다리를 활용한 '타워'와 '나이아가라'까지 불꽃 모양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안전까지 따져야 합니다.

    행사장에 바람이 강하다면 불꽃이 흘러내리는 제품은 쓸 수 없고 관객과의 거리가 가깝다면 지나치게 높이 쏘는 불꽃도 금물입니다.

    ◀ 앵커 ▶

    2주 뒤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서도 불꽃축제가 열립니다.

    140만 명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 몰리면서 경제적 효과가 1,000억 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늘에 돈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수입이 된다는 건데요.

    해외 유명 불꽃놀이는 어떨까요.

    박영회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북아메리카 지역 최고의 불꽃경연대회인 몬트리올국제연화대회.

    9일간 7천5백 석의 유료좌석을 팔아 25억 원의 수익을 올릴 뿐 아니라 비수기 놀이공원과 연계한 관광상품까지 개발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읍니다.

    1910년 시작해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오마가리 불꽃축제.

    하루 행사에 75만 명이, 이 작은 도시를 찾아옵니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이 불꽃축제 역시 좌석은 유료, 30억 원의 수익을 냅니다.

    호주 시드니의 새해맞이 불꽃축제, 새해 0시 단 10분의 불꽃놀이를 보려고 15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다른 지역보다 새해를 빨리 맞는 지리적 이점을 불꽃놀이와 연계해, 세계적인 관광상품을 만들어낸 겁니다.

    작년 처음 유료좌석을 도입한 우리나라의 부산 불꽃축제도 올해는 이미 1차 판매 표가 매진되는 등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손무열/한화 불꽃축제팀 상무]
    "어떻게 해외에서 유입된(인바운드) 관광객들을 행사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 협찬을 유치하고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그런 과정들이 앞으로 남은 과제로 (보입니다.)"

    ◀ 앵커 ▶

    행사 분위기를 띄우는 깜짝 이벤트 정도로 인식돼 왔는데 하나의 문화 상품이라고 볼만하네요.

    그런데 행사장 쓰레기, 불법 주차, 번번이 지적되는 문제죠.

    아름다운 불꽃만큼 축제가 끝난 뒷자리도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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