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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닫히고 막히고, 제구실 못하는 '민방공 대피소'

[집중취재] 닫히고 막히고, 제구실 못하는 '민방공 대피소'
입력 2016-10-18 20:18 | 수정 2016-10-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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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소방, 경찰 등 여러 기관의 재난안전정보를 한 데 모았다는 국민안전처의 안전디딤돌 앱입니다.

    이 민방공 대피소를 누르면 전쟁이 났을 때 공습을 피할 수 있는 주변 대피소 위치도 알 수 있습니다.

    내일 민방위의 날을 앞두고 이 대피소들을 한번 찾아가 봤는데요.

    제구실할 수없는 곳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안전디딤돌' 앱으로 현재위치를 조회하자 지도에 민방공 대피소가 표시됩니다.

    저는 경기도 성남시의 한 주택가에 나와 있는데요.

    이 앱에 등록돼 있는 가장 가까운 민방공 대피소를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골목길을 지나고 큰길을 따라 백여 미터를 걸어가자, 상가 지하에 있는 노래방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부터 문이 잠겨 있습니다.

    대피소임을 알려주는 안내 표지판은 잘 보이지 않고 10년 넘게 산 동네주민도 알지 못합니다.

    [주민]
    "어, 여기 있네, 어머머. 몰랐어요. 이제 봤어요."

    근처의 다른 대피소는 유흥업소입니다.

    대낮엔 영업을 안하다보니 역시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인근 상인]
    "낮에는 안 열어요. 밤 장사니까…술집이니까…"

    문이 열린 대피소를 찾아봤더니 외진 골목길에 다방이 나옵니다.

    업소 주인은 창고에 박혀 있던 색 바랜 표지판을 꺼내 보여줍니다.

    [다방 주인]
    "아니, 그게 떨어져서…내가 간판을 주워다 놨어요. 여기 뒤에다가…"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지하에 위치한 업소들을 대피소로 지정해놓은 건데 문제는 영업시간에만 문을 연다는 점입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
    "민간 건물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문 열어두라'고) 강제로 어떻게 안 됩니다. 안내 표지판 붙이는 것도 대부분 다 못 붙이게 하더라고요."

    아파트 단지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대피소인 지하실 문이 잠겨있는가 하면 폐가구와 건축 자재 같은 쓰레기가 차있기도 합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그동안에 주민들이 나갈 때 이사 폐기물 다 지하로 가는 거지. 창고가 된 거예요. 그렇게 쌓여온 거지."

    국민안전처가 지정한 전국의 민방공 대피시설은 2만 2천여 곳, 하지만 전시 같은 비상상황에서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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