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정준희

[현장M출동] 불황 속 점집 호황, 돈 날려도 속수무책

[현장M출동] 불황 속 점집 호황, 돈 날려도 속수무책
입력 2016-10-18 20:29 | 수정 2016-10-18 20:39
재생목록
    ◀ 앵커 ▶

    불황에 구직난에 뭐 하나 쉽지 않은 요즘인데요.

    이런 때일수록 호황 누리는 게 점집이라고 하죠.

    그런데 사람들 불안한 마음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이비 무속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신통력 있는 듯 감쪽같이 마음 홀리는 수법도 가지가지였습니다.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터넷에 용하다고 알려진 점집을 찾아가 운세를 물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집터가 나쁘다더니

    [A 무속인]
    "터가 그렇네요. 날갯짓이잖아요. 훠이훠이 이게 아니라 이렇게 표현하거든요."

    동자신이 왔다며 아이 목소리로 겁을 주기도 합니다.

    "반갑다 악수 좀 하자. 너는 자식아 나 모르면 시체야 인마."

    우환이 생긴다며 권하는 건 결국 수백만 원이 넘는 굿입니다.

    "(동자신이) 7자는 붙여야 된다 그러네요. 7백이란 돈이 힘들다 그러면 앞에 5자 붙여가지고 570(만 원). 작두굿이라 그거는 3천만 원 이상 받아요."

    취업난에 진로와 결혼 고민까지, 점에 의지하는 젊은 층도 늘어나는 추세.

    찾는 곳은 주로 사주나 타로 카페입니다.

    [역술인]
    "그 사람의 진로, 건강, 성격, 집안 이런 게 나와요."

    "답답할 때 결과를 안 거 같은 기분이 드니까 뻥 뚫리는 기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덜고 위로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렇다 보니 무속인에 대한 믿음이나 두려움을 악용하는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에 체포되는 50대 남성.

    자칭 무속인인데 기도로 나쁜 기운을 없애준다며 20대 여성에게 8천여만 원을 가로채고 성폭행했습니다.

    [피해자 A]
    "점 볼 때 저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는 거예요. 자기한테는 좋은 기운이 있다고 강제로 여러 번…"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거부감을 피하기 위해 국악인이나 종교인을 사칭해 접근하고,

    [피해자 B]
    "국악 사무실이라고 해놨는데 기도를 해주는데 (일이) 풀려나가는 것도 자기 때문이래요. 돈은 또 한 1억이 가고…"

    대통령도 찾아오는 거물급 인사라며 금품을 뜯어냅니다.

    [피해자 C]
    "대통령하고 브로치 한 개 다는 것 이런 것까지다 코치를 한다고…(돈) 안 주면 무속인들 삼지창 있지 않습니까. 그걸로 찌르고…"

    직원을 고용해 유명 인터넷 카페에 가입시킨 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신통력으로 알아낸 양 포장하기도 합니다.

    [전 점집 직원]
    "카페 활동을 해 가지고 점 본 것처럼 하는 거죠. 3백에서 5백(만 원) 정도까지 굿을 해야 된다는 식으로…"

    문제는 피해를 입어도 해결이나 보상이 쉽지 않다는 것.

    점이나 굿은 마음의 위안 같은 정신적 목적의 행위로 인정돼 남을 속여 거액을 가로채도 효과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를 적용받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B 무속인 통화 녹취 (사기 무혐의 처분)]
    "(피해자가) 나보고 돈을 달란다. 10억 달란다. 자기 잘못은 인지를 안 하는 거야."

    신고와 처벌기준이 모호한 가운데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의 불안심리에 더 호황을 누리면서 현재 전국의 점술가는 45만 명, 시장 규모는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