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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연애하면 가산점, 과제는 데이트 '연애도 과외 시대'

[앵커의 눈] 연애하면 가산점, 과제는 데이트 '연애도 과외 시대'
입력 2016-10-19 20:34 | 수정 2016-10-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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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젊은 세대. 결혼과 출산만 버거운 게 아니라, 연애도 쉽지 않습니다.

    학점 따랴, 취업하랴, 여유가 없는 거죠. 사람 만나 경험할 시간이나 기회가 없다 보니, 연애 상대가 생기더라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실패하는 일도 잦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애도 강의 듣고 배운다는데요. 이른바 '연애 과외시대', 먼저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의실 앞으로 나와 차례로 쪽지를 고른 뒤, 자리로 돌아가서 쪽지 속 이름을 부릅니다.

    서먹한 첫 인사. 한 학기 과제를 함께 할 동료입니다.

    과제는 다름 아닌 '데이트', 식사를 하고 연극을 함께 본 뒤 후기를 리포트로 써서 내야 합니다.

    최고 인기 강좌 중 하나입니다.

    [김일우/대학 2학년]
    "로또 당첨되는 심정으로 한 번 해봤는데 되더라고요. 10시까지 PC방 가서 1분씩 기다리다가 30분 되자마자 제일 먼저 (수강신청 했어요.)"

    이 대학 한 곳만이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명씩, 한 학기 총 세 명과 가상연애를 하는 수업, 과제가 기차 여행인 수업도 있습니다.

    연애 상대를 데려오면 가산점도 줍니다.

    [박상원/대학 4학년]
    "취업 준비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없는데 그래도 수업을 통해서 데이트도 해보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짧은 머리, 녹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진지하게 시험을 치릅니다.

    그런데 시험문제가 엉뚱합니다.

    소개팅하기 알맞은 시간, 데이트 신청할 때 적당한 문구를 묻습니다.

    연애능력 평가 시험입니다.

    [이명길/연애코치]
    "'뭐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보시죠. 그럼 여성분들이 뭐라 그래요? (아무거나요.) 초밥, 돈가스, 선택의 폭을 줄여주는 게 매너예요."

    이어지는 본격 실습 시간. 손을 맞잡고 칭찬을 주고받으며 상대의 호감을 사는 방법을 연습합니다.

    [이명길/연애코치]
    "네가 여자라면 너랑 연애 하겠냐? (전 합니다.) 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뤄질 법한 연애를, 굳이 강의를 통해 배우는 이유는 뭘까?

    [배정원/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오프라인상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걸 편안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만나면 연애가 잘 안 되고 서로 싸우면 화해도 쉽지 않고…."

    ◀ 앵커 ▶

    연애를 잘 못하는 이른바 '모태솔로'들만의 얘길까요? 미혼남녀 절반 가까이가 연애를 공부해 본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3년 전 '연애코치'란 직업이 직업사전에 정식으로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대학을 나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회사나 지방자치단체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도 한다는데요, 유충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남녀가 짝을 지어 밀가루를 체에 거르고 우유를 부어 정성스레 반죽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빵 만들기 봉사활동. 봉사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나는 것이 또 다른 목적입니다.

    [이슬]
    "승진도 해야 하고 다른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서 계속 공부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연애할) 시간도 없고 그렇죠."

    행사를 기획한 건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 곳, 한 곳은 총각 직원 7명을, 다른 한 곳은 처녀 직원 7명을 보냈습니다.

    [안희진/LG 유플러스 과장]
    "일도 중요하지만 자기 개인의 성장이라든가 가정에서의 안정감이 업무 집중도나 업무 능률에도 많은 영향을…."

    중매에 적극적인 지자체도 있습니다.

    경북 울진군은 해마다 지역에 사는 미혼 직장인을 모아 솔로 대첩 행사를 엽니다.

    세종시는 공공기관 미혼남녀들의 단체미팅, 이른바 '공무원팅'을 지난해 네 차례 주선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7차례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앵커 ▶

    스마트폰 메신저에 익숙한 젊은 층들, 연애할 때도 메신저 많이 쓰겠죠. 그런데 이렇게 상대방이 답이 없거나, 대화가 안 통하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스마트폰 연애 코치까지 등장했습니다.

    박영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저녁 식사에 대해 걱정하는 여자친구의 질문, 답변은 30분 지나 한 문장이 전부입니다.

    스마트폰 연애 코치가 두 달가량 대화를 분석해 본 결과, 남자는 보통 10분 가까이 답이 없었습니다.

    [조한석/연애코치 앱 사용자]
    "(자기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얘기했을 때는 그냥 투정이겠거니 했는데, 구체적인 숫자를 보니까 아 충분히 오해를 할 만 하구나."

    여자친구가 피곤하다거나 바쁘다는 표현을 많이 쓸 땐 '비타민 음료를 건네라', '힘들다'는 표현을 쓰면, 대화를 귀 기울여 들어주라고 조언합니다.

    인공지능이 대화 내용까지 분석해, 맞춤형 조언을 내놓는 겁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를 더 좋아한다.'

    연애 5개월째인 이 연인의 문자 3만 2천여 개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사랑한다는 표현. 둘이 크게 다퉜던 7월은 대화창에도 부정적인 단어가 많았지만, 지금은 둘 사이가 좋고, 다른 연인들보다도 훨씬 안정적이란 분석도 내놓습니다.

    [김종윤/스캐터랩 대표]
    "관심 있는 이성한테는 좀 더 신경 써서 메시지를 쓰고 관심 없는 사람한테는 대충 쓰더라고요. 메시지 차이를 분석할 수 있으면 역으로 감정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 앵커 ▶

    무슨 연애를 일부러 배우나 싶지만, 심지어 돈을 받는 학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연애 사교육 시장'이라고 할 만한데, 연애가 고픈 청춘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악덕 상술까지, 내일 이 시간에 이어 보도해드립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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