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중독의 늪' 마약사범 최대, 특수질환자 날벼락

[앵커의 눈] '중독의 늪' 마약사범 최대, 특수질환자 날벼락
입력 2016-12-05 20:36 | 수정 2016-12-06 15:33
재생목록
    ◀ 앵커 ▶

    1만 1천916명.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 숫자입니다.

    마약 밀반입 수사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대치인데요.

    올해는 상반기까지 벌써 6천 명이 넘었습니다.

    ◀ 앵커 ▶

    우리나라가 더는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라는 얘기인데요.

    이미 우리 주변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실태, 유충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잡아! 잡아! 수갑채워! 수갑채워!"

    경찰들이 주택가 원룸에 들이닥칩니다.

    냉장고를 뒤지자 LSD 등 갖가지 마약이 쏟아져 나옵니다.

    모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건데, 국내에 이런 마약 거래 사이트만 4백여 개에 이릅니다.

    인천공항 국제우편 세관검사장.

    "이쪽 부분에 약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북어포 속에서 하얀 알약이 나옵니다.

    [이경호 반장/인천세관 관세행정관]
    "마약류로 지정돼 있는 성분이 일부 들어 있기 때문에 이온 스캔에서 반응이 보였습니다."

    동화책 속에 숨겨오거나, 신발 밑창 속에 감춰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합니다.

    [정광춘/인천세관 마약조사과장]
    "최근에는 신종 마약류 등을 포함하여 유럽, 미국, 캐나다, 중남미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앵커 ▶

    지난 5년간 국제우편 등을 이용한 마약 밀수입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대마초와 같은 전통적인 마약보다는 필로폰이나 엑스터시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을 몰래 들여오는 경우가 크게 늘었는데요.

    그만큼 마약류 중독자도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3년 새 청소년들의 마약 투여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이미 마약 중독에 빠진 사람들, 헤어나기가 쉽지 않죠.

    그렇다 보니, 병원을 돌며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마약성 진통제를 과다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합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병원.

    한 남자가 진료실 앞을 계속 서성이다 주사실로 들어갑니다.

    이 남자는 만성통증 질환을 앓고 있는 친구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5개월 동안 22개 병원에서 마약 성분이 든 진통제를 1백여 차례 투여받았습니다.

    서울에서는 50대 여성이 3년 동안 병원 12곳을 옮겨 다니며, 수면유도제 졸피뎀 3천8백여 정을 처방받아 먹었습니다.

    하루 권장량 기준으로 11년치입니다.

    졸피뎀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의약품인데, 故 최진실 씨의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병원 간 의약품 처방에 대한 정보가 교환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겁니다.

    최근 3년간 의원급 병원에서 중독성이 강한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로 수술 전 사용되는 전신마취제인 '미다졸람'은 전체 처방 가운데 85%가 일반 내과 처방이었습니다.

    [신의진 정신의학과 교수/세브란스병원]
    "의사들에게 따로 교육을 시키거나 아니면 의사들의 행태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전문적이고 세심한 정책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 앵커 ▶

    마약류 중독과 오남용 실태, 정말 심각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대책의 하나로 강한 중독성을 가진 일부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선 치료 처방에 횟수 제한을 두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제한이 정작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 리포트 ▶

    "아~~~으~~~윽!"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이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케타민'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로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이승호/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작열통이 오니까 불타듯이 아프니까 (힘들어요.)"

    그런데 정부의 처방 횟수 제한으로 더는 처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심의 사례에서 그렇게 이제 전문가들이 결정을 내린 거예요. 그 약의 어떤 중독성이나, 의학적인 거를 보고요."

    하지만, 희귀 질환을 가진 환자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괄적 제한을 두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입니다.

    [최종범 교수/아주대 신경통증클리닉]
    "치료 자체가 통증 조절이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는 치료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예전엔 마약이나 중독성 의약품하면 일부 연예인이나 특수 계층의 얘기로 치부됐었는데요.

    최근 적발되는 사람들을 보면 주부, 학생, 평범한 직장인까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합니다.

    게다가 재범률도 37.6%에 이릅니다.

    처벌이나 제재도 필요하겠습니다만, 불법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고 마약 사범에 대해 치료 보호, 재활 교육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